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51화: 숙청의 밤
대의회장에서의 숙청은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그날 밤, 황도 아델가르트는 도망치려는 반역 귀족들의 비명과 황실 근위대의 말발굽 소리로 가득 찼다.
에단은 공작저의 높은 탑 위에서 눈을 감고 심안(心眼)을 넓혔다.
수도 전역을 덮은 그의 지각 영역망에, 지하 밀실에 숨어들거나 가짜 여권을 챙겨 성문을 탈출하려던 라인하르트가의 가신들과 동맹 귀족들의 위치가 붉은 점처럼 선명하게 감지되었다.
"카일 형님."
에단이 전음(傳音)으로 수도를 순찰하던 카일에게 속삭였다.
"북문 하수구의 동쪽 500미터 지점, 그리고 서쪽 귀족가 3번가에 위치한 웰링턴 백작의 지하실 비밀 문 너머에 쥐새끼들이 숨어 있소. 즉시 기사단을 보내 처리하시오."
"알겠다! 기사단, 즉시 북문 하수구로 진입해라!"
카일의 우렁찬 목소리가 전음을 타고 들려왔다. 에단의 신묘한 추적 감각 덕분에, 그 어떤 반역자도 수도 밖으로 발을 디디지 못하고 고스란히 체포되거나 현장에서 처단되었다.
새벽녘이 가까워졌을 무렵, 라인하르트 공작저의 비밀 지하 금고가 완전히 개방되었다.
그곳에서 전리품을 정리하던 황태자 지그프리트는 금고 깊은 곳에서 철제 상자 하나를 발견하고 이마를 찌푸렸다. 상자 안에는 붉은 밀랍 봉인이 찍힌 편지 수십 통이 들어있었다.
"이건…… 성국(Holy Kingdom)의 문양이 아닌가?!"
지그프리트가 경악했다.
뒤늦게 금고 안으로 들어선 에단이 그 편지들을 흘낏 쳐다보았다.
편지의 발신인은 다름 아닌 이웃한 '성국 루미너스(Holy Kingdom of Luminous)'의 고위 성기사단장이자 이단심문관들이었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성국이 흑사도와 라인하르트 공작을 비밀리에 지원하며, 황제를 해칠 식혼충을 제공했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그들은 제국을 안에서부터 무너뜨린 뒤, '더러운 악마 숭배자들로부터 제국을 구원한다'는 구실로 성전(Holy War)을 선포하여 제국 영토의 절반을 합병할 모의를 꾸미고 있었다.
"빛의 신을 모신다는 위선자들이 뒤로는 벌레를 키우고 있었군."
에단이 조소했다.
"성국 루미너스…… 감히 우리 제국을 통째로 삼키려 음모를 꾸몄단 말인가!"
지그프리트가 분노로 온몸을 떨었다.
"에단 공자, 성국의 국경 부근에 있는 '그랜드 요새(Fortress Grand)'에 성국의 정예 군세가 이미 비정상적으로 집결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네. 그들이 언제 국경을 넘어 침략해 올지 알 수 없네."
"그럼 내가 직접 국경으로 가서 그 위선자들의 목덜미를 물어뜯어 주겠소."
에단이 성신마검의 자루를 만지며 차갑게 미소 지었다.
"어차피 쥐새끼들을 완전히 박멸하려면, 그 쥐들을 기르던 성국의 교황 녀석의 목까지 쳐야 끝나는 법이니까."
제국 내부의 숙청이 끝나자마자, 더 거대한 대륙 규모의 전쟁의 서막이 국경 지대에서 붉게 타오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