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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5화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5화: 연무장의 소란

펜드래건 공작가의 대연무장.
그곳은 이른 아침부터 정식 기사들과 훈련병들의 우렁찬 기합 소리와 철제 검들이 부딪치는 소리로 가득했다. 제국 최고의 무가답게 연무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그 연무장의 입구에, 에단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라면 낮잠을 자거나 술에 취해 있을 시간이었기에, 에단의 등장은 기사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어라? 저기 저 은발…… 둘째 공자님 아니야?"
"쉿, 목소리 낮춰. 또 술 주정이라도 부리러 온 거면 골치 아파진다."
기사들의 쑤군거림이 연무장 한편에 퍼져 나갔다.

연무장 중앙에서 훈련을 감독하던 카일 펜드래건이 에단을 발견하고 이마를 찌푸리며 다가왔다.

"에단. 네가 이곳엔 무슨 일이냐? 여긴 네가 올 만한 유흥가가 아니다."
카일의 어조는 여전히 가시가 돋쳐 있었다.

에단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며 무기 거치대를 가리켰다.
"검이나 하나 골라잡아 몸을 좀 풀까 해서 왔소."

"검을?"
카일이 코방귀를 꼈다.
"목검 한번 제대로 쥐어보지 못한 놈이 검을 잡겠다니. 장난칠 거면 당장 돌아가라."

"장난이 아닙니다, 형님."
에단이 조용히 목검 거치대로 걸어가 적당한 크기의 목검 하나를 집어 들었다. 목검을 쥐는 그의 손가락과 그립법은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었고 군더더기가 없었다. 검을 쥐는 순간, 그의 전신에 감도는 미세한 긴장감과 기세가 달라졌다.

그 모습을 본 카일의 눈이 살짝 커졌다.
'뭐지? 저 검을 쥐는 자세는…….'

그때, 카일의 뒤에 서 있던 기사 중 한 명인 잭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잭은 공작가의 정식 기사 중 하나로, 오라를 검에 두를 수 있는 소드 익스퍼트 초입의 실력자였다. 그는 평소 카일의 심복이자, 망나니 에단을 가문의 수치로 여기며 몹시 혐오하던 인물이었다.

"카일 공자님, 제가 둘째 공자님의 연습 상대가 되어 드려도 되겠습니까?"
잭이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가문의 사냥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공자님의 실력을 미리 점검해 드리는 것이 기사로서의 의무 아니겠습니까?"

카일은 잭의 의도를 눈치챘다. 에단에게 가벼운 상처를 입혀 연무장에서 쫓아내고, 다시는 얼씬도 못 하게 만들려는 속셈이었다.
평소라면 카일이 이를 말렸겠지만, 식사 때 에단이 보여준 도발적인 태도에 불쾌했던 터라 묵인하기로 했다.

"다치지 않게 적당히 상대해 줘라, 잭."

"염려 놓으십시오."
잭이 목검을 쥐고 에단의 맞은편에 섰다.

연무장의 기사들과 훈련병들이 두 사람의 주위로 둥글게 모여들었다. 모두의 얼굴에는 에단이 비참하게 바닥을 뒹굴 것을 기대하는 표정이 가득했다.

"공자님, 기사단에서 배우는 기본 검술은 기억하십니까? 다치기 싫으시면 언제든 기권하십시오."
잭이 여유롭게 목검을 겨누며 말했다.

에단은 대답 대신 목검을 비스듬히 아래로 내렸다. 검 끝이 바닥을 향한, 무방비해 보이는 기이한 자세였다. 무림의 마도 검법 중 하나인 사도검(邪道劍)의 기선 제압식이었다.

"거만하군!"
잭이 바닥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그의 목검에 희미한 푸른빛의 오라가 감돌았다. 정식 기사다운 빠르고 묵직한 정면 내려치기였다.

쉬이익!

오라가 실린 검풍이 에단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일반인이라면 검풍의 기세에 눌려 옴짝달싹도 못 했을 터였다.

스윽.

하지만 에단의 신형이 좌측으로 아주 미세하게 꺾였다. 잭의 목검이 에단의 옷자락을 스치며 허공을 갈랐다.

"뭐라?!"
잭이 놀라 황급히 검을 회수해 횡베기로 연타를 날렸다.
좌우로 사정없이 몰아치는 검날의 폭풍 속에서, 에단은 단 한 번도 검을 맞부딪치지 않았다. 오직 기묘한 보법만을 밟으며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잭의 공격을 모두 흘려보냈다.

천마유혼보(天魔幽魂步).
마치 유령의 혼백처럼 상대의 시야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최상의 신법이 이세계의 연무장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이 빌어먹을 쥐새끼 같은 놈이 피하기만 할 셈이냐!"
흥분한 잭이 무리하게 오라의 출력을 높이며 큰 종베기를 시도했다. 검의 궤적이 커지는 순간, 에단의 눈이 매섭게 빛났다.

"허점이 크군."

에단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잭의 귀에 도달한 순간, 바닥을 향하고 있던 에단의 목검이 아래에서 위로 전광석화처럼 솟구쳤다.

타앙!

정확하게 잭의 목검 손잡이 부분을 강타한 일격이었다. 잭의 손아귀가 찢어지는 듯한 충격과 함께 그의 목검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끄악!"

잭이 비명을 지르며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는 찰나, 에단의 목검 끝이 잭의 목덜미 바로 1센티미터 앞에서 멈추었다.
검 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늘한 기세에 잭의 목덜미에 닭살이 돋았다.

정적.
대연무장 전체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기사들은 눈앞의 광경을 보고도 믿지 못해 입을 다물지 못했고, 대련을 지켜보던 카일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내가 이긴 것 같군."
에단이 목검을 거두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자신을 올려다보는 잭을 내려다보며 핏방울처럼 붉은 광채가 도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훈련은 계속들 하시오."

에단은 목검을 대충 던져두고 연무장을 빠져나갔다. 그의 등 뒤로, 기사들의 경악 어린 시선과 카일의 떨리는 눈빛이 오랫동안 따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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