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46화: 황제의 밀명
황제 카를 3세는 지그프리트로부터 그간 발렌시아 후작가가 벌인 대역죄와, 수상 라인하르트 공작이 황제를 시해하고 제국을 찬탈하려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 보고받았다.
황제의 눈빛이 서릿발처럼 차갑게 타올랐다.
"에드워드 라인하르트……! 내 그놈이 탐욕스럽다는 것은 알았으나, 감히 제국의 왕좌를 탐하고 내 영혼을 파먹는 주술을 심다니!"
황제는 에단을 마주 보았다.
"에단 공자, 자네가 나를 살려주었으니 내 그 은혜는 결코 잊지 않겠네. 라인하르트 놈은 사흘 뒤 열리는 대의회 때 내가 사망한 줄 알고 군대를 몰아 황성을 장악하려 하겠지."
"그놈들이 덫을 파두었으니, 도리어 그 덫을 그놈들의 목을 매는 밧줄로 만들어 주는 것이 맞지 않겠습니까?"
에단이 싱긋 웃었다.
"옳은 말이다. 그들이 안심하고 춤추게 내버려 둔 뒤, 가장 높은 곳에서 나락으로 떨어뜨릴 것이다."
황제는 침대 옆의 비밀 수납장을 열고, 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철제 패 하나를 꺼내 에단에게 건넸다.
패의 앞면에는 황실의 금룡 문양이, 뒷면에는 단죄(斷罪)라는 두 글자가 붉게 새겨져 있었다.
"황실 단죄패(Token of Execution)다."
황제의 목소리에 깊은 힘이 실렸다.
"이 패를 지닌 자는 제국의 그 어떤 귀족이라 할지라도, 설령 그가 공작이라 할지라도 재판 없이 현장에서 대역죄로 즉결 처형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다. 또한 황실 근위기사단 전체를 임의로 지휘할 수 있지. 대의회 당일, 라인하르트 일당이 반란을 일으키면 자네가 선봉에 서서 그들을 이 패로 단죄해 주게."
즉결 처형권.
귀족들의 초법적인 신분제를 무시하고 황실의 권한으로 적을 참살할 수 있는 절대적인 살인 면허나 다름없었다.
에단은 가볍게 패를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이군요. 시끄럽게 재판할 필요 없이 귀찮은 쥐새끼들의 목을 바로 칠 수 있으니 말이오."
"후후, 자네의 거침없는 성정이 든든하군. 지그프리트, 대의회 당일 펜드래건 공작가의 기사들을 황성 주변에 은밀히 대기시켜라. 피의 숙청이 시작될 것이다."
"예, 아버님!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황궁의 비밀 침소를 나서는 에단의 눈빛에 가혹한 살기가 어렸다.
사흘 뒤 열릴 대의회. 라인하르트 공작이 평생 공들여 쌓아 올린 가문과 그 가신들이, 단 하루 만에 피바람 속에서 멸망할 운명에 처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