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45화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45화: 독기의 정체

황제의 침실은 짙은 유황 냄새와 음산한 어둠으로 가득 차 있었다.
침대 위에는 제국의 태양이라 불리던 카를 3세가 창백하게 질린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의 볼은 움푹 패어 있었고, 피부는 이미 송장처럼 차가웠다.

에단은 황제의 침대 곁으로 다가갔다.
그는 황제의 가슴 위를 투시하듯 심안(心眼)으로 들여다보았다.

황제의 심장과 영혼의 핵 주변에, 보라색으로 빛나는 끈적한 구더기 같은 기괴한 벌레 한 마리가 칭칭 감겨 영혼의 마력을 빨아먹고 있는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식혼충(食魂蟲)이었다.

"과연…… 사제들이나 마법사들이 손을 대지 못할 만하군."
에단이 나직하게 읊조렸다.

"에단 공자, 치료할 수 있겠나?"
지그프리트가 초조하게 물었다.

"이 벌레는 일반적인 신성력이나 치료 마법이 닿는 순간, 숙주의 영혼과 함께 자폭하도록 설계되어 있소. 그래서 사제들이 손을 댈수록 폐하의 상태가 악화되었던 것이지."
에단이 황제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영혼만을 태우는 불꽃이 있으니 문제없소."

에단은 하단전의 마성단을 역회전시켰다.
그의 손바닥에서 푸르고 투명한 불꽃인 삼매진화(三昧眞火)의 실오라기 같은 열기가 뿜어져 나와, 황제의 머리통을 지나 영혼의 핵으로 곧장 파고들었다.

황제의 육체에는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고, 오직 영적 차원에만 작용하는 고단수의 내공 조절법이었다.

끼에에에에엑—!

영혼의 세계 속에서, 황제의 심장에 박혀 있던 식혼충이 삼매진화의 푸른 불꽃에 닿는 순간 비명을 지르며 하얗게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삼매진화는 마도(魔道)의 모든 음산하고 사악한 주술을 불사르는 최고의 영적 불꽃이었다. 단 10초 만에, 황제의 영혼을 갉아먹던 식혼충은 단 한 줌의 재도 남기지 못하고 완벽하게 소멸했다.

"흡!"

식혼충이 사라지자마자, 황제의 창백하던 얼굴에 순식간에 붉은 핏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의 굳어 있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이더니, 이내 황제가 번쩍 눈을 떴다. 그의 눈빛은 이전의 흐리멍덩하던 환자의 눈이 아닌, 제국을 호령하던 카리스마 넘치는 지배자의 눈빛이었다.

"지그…… 프리트……?"
황제가 침대에서 상체를 벌떡 일으키며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아, 아버님! 정신이 드십니까?!"
지그프리트가 눈물을 흘리며 황제의 손을 잡았다.

황제는 자신의 온몸을 순환하는 맑은 마력과 개운해진 머리를 확인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황태자의 뒤에 서서 서늘한 은빛 눈동자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청년, 에단을 응시했다.

"네가…… 나를 구한 것이냐?"
황제의 음성에 깃든 위엄이 방안을 채웠다.
에단은 입꼬리를 가볍게 올렸다.

"그렇습니다, 제국의 황제이시여. 펜드래건의 에단입니다."
수백 년 동안 어둠에 갇혀 있던 제국의 태양이, 천마의 손에 의해 마침내 그 빛을 다시 발하는 순간이었다.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