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42화: 영혼의 수확
검붉은 기운이 에단의 두 손 사이에서 불꽃처럼 피어올랐다.
베스퍼의 검은 마정 안에 담겨 있던 어둠의 원혼들이 비명을 지르며 탈출하려 몸부림쳤으나, 에단의 가공할 삼매화(三昧火) 기운 앞에서는 고스란히 정화되어 연기처럼 사라질 뿐이었다.
치이이이익—!
마정의 겉 표면을 감싸고 있던 더럽고 끈적한 어둠의 불순물들이 타서 증발하자, 마침내 수정처럼 영롱하고 차가운 보랏빛의 영혼 에너지 구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흡(吸)."
에단이 나직하게 읊조리며 구체의 기운을 콧구멍을 통해 들이켰다.
고순도의 영적 마력이 그의 뇌의 상단전(上丹田)과 하단전의 마성단을 직격했다. 환생하는 과정에서 영혼 깊숙한 곳에 미세하게 금이 가 있던 영혼의 상처들이 완벽하게 봉합되며 옥빛 윤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동시에 마성단의 회전 속도가 아득히 빨라지며 구체의 밀도가 보석처럼 단단해졌다.
화아아아악!
방안에 눈부신 은빛 별빛의 오라 파동이 번져 나갔다.
에단은 눈을 번쩍 떴다. 그의 눈동자에 검은 은하수가 소용돌이치며, 안광이 방안의 어둠을 대낮처럼 밝혀냈다.
이세계의 무림 기준으로 현경(玄境)의 문턱, 제국 기준으로 소드 마스터의 극의(Peak)에 도달한 순간이었다.
이와 함께 에단의 영적 감각인 심안(心眼)과 sensory domain(지각 영역)이 폭발적으로 확장되었다.
그의 의식은 공작저의 담벼락을 넘어 수도 아델가르트 전체로 길게 뻗어 나갔다.
수도 곳곳의 하수구 물 흐르는 소리, 야시장 사람들의 활기찬 잡담, 경비병들의 거친 숨소리가 에단의 머릿속에 3차원 입체 그림처럼 실시간으로 그려졌다. 심지어 십 리 밖의 마탑에서 흐르는 미세한 마력의 맥동까지 그의 손바닥 보듯 선명하게 감지되었다.
'과연, 영혼의 힘을 강화하니 이 세계의 자연 마나와 공명하는 능력이 차원이 다르게 넓어지는군.'
에단은 가만히 심안의 감각을 유지하며 수도 귀족가의 흐름을 훑어 내렸다.
그때, 수도 북부의 가장 삼엄하고 거대한 대저택—제국의 수상인 라인하르트 공작의 저택 지하 밀실에서 뿜어져 나오는 낯익고 사악한 기운이 에단의 감각망에 포착되었다.
그곳에는 흑사도의 잔당들과 제국의 최고위 권력자들이 모여 은밀하게 무언가를 모의하고 있었다.
에단은 귀를 기울였다.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음모는 제국 전체를 피로 물들일 만큼 거대한 폭풍의 전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