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34화: 성벽 돌파
성벽 위의 수비대장이 비웃음을 터뜨리기도 전에, 에단은 성신마검을 양손으로 고쳐 쥐었다.
그의 발끝에서부터 시작된 검붉은 파동이 대지를 뒤흔들었다. 주변의 자갈과 흙먼지들이 에단이 뿜어내는 가리가리 찢어지는 듯한 살기에 짓눌려 가루가 되었다.
"천마신공(天魔神功) 천마검형(天魔劍形) 제6초."
에단이 검을 위로 똑바로 들어 올린 순간, 성당에서 일어났던 것보다 수십 배는 더 거대한 기현상이 일어났다.
대낮의 하늘에 떠 있던 태양빛이 무색해지며, 숲속의 모든 그림자가 에단의 검신으로 빨려 들어갔다. 성신철의 별빛과 마성단의 마기가 극의로 융합되어, 검신 위로 100미터가 넘는 거대한 칠흑의 검강(劍罡)이 아지랑이처럼 솟구쳐 올랐다.
"파천일참(破天一斬)."
에단이 성신마검을 수직으로 사정없이 내리쳤다.
쿠아아아아아앙—!
하늘과 땅 전체를 찢는 듯한 무시무시한 폭발음이 서부 협곡 전체를 진동시켰다.
거대한 검은 검강의 줄기가 흑마법 결계 '심연의 밤'의 정중앙을 정확하게 세로로 쪼갰다. 결계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단 한 격에 깨져 나가며 연기처럼 흩어졌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에단이 날린 참격의 여파는 성벽에 그대로 도달했다.
콰콰콰콰콰쾅—!
수십 미터 두께의 단단한 화강암 성벽과 강철로 주조된 철옹성의 성문이 두 동강이 나며 좌우로 무너져 내렸다. 성벽 위에 서 있던 수비대장을 비롯한 수백 명의 기사들과 활잡이들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검은 폭풍 속에서 가루가 되어 소멸했다.
성문이 있던 자리에는 50미터가 넘는 거대한 계곡 같은 구멍이 뚫렸고, 성 안의 내성까지 이르는 길이 일직선으로 훤히 뚫려 버렸다.
단 한 격.
제국 마법단이 보름은 걸릴 것이라 장담했던 요새의 방어 시설 전체가 청년의 가벼운 칼질 한 번에 완전히 걸레짝이 되어 버렸다.
정적.
토벌군 7천 명은 물론, 성 안의 남은 수비군들조차 넋을 잃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사령관은 지휘봉을 떨어뜨렸고, 마법사들은 자신들이 평생 연구해 온 마법 체계가 부정당한 듯 머리를 쥐어뜯었다.
"……돌격하라!"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카일 펜드래건이 명검을 치켜들며 우렁차게 호효했다.
"선봉장이 길을 열었다! 역적들의 목을 베어 펜드래건의 깃발을 꽂아라!"
"와아아아악!"
그제야 정신을 차린 7천 명의 군세가 파도처럼 무너진 성벽 틈새로 쏟아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혼란과 아수라장의 한가운데서, 에단은 검을 가볍게 털어 어깨에 멘 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요히 성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