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29화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29화: 대치

지옥의 포탈이 열리며 뿜어 나온 열기는 성당 내부의 석조 기둥들을 녹여 내릴 정도로 뜨거웠다.
핏빛 광채가 성당 전체를 붉게 물들인 가운데, 마법진 중앙에서 거대한 산만 한 크기의 검은 뿔을 가진 괴수가 서서히 기어 나왔다.

나락의 파수꾼, 칼리반(Caliban).
머리에는 산양의 뿔이 돋아나 있고, 온몸은 지옥의 불꽃으로 감싸인 중위 클래스의 지옥 악마였다. 그가 손에 쥔 거대한 흑철 대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 압력은 제국의 소드 마스터조차 긴장하게 만들 만한 위용이었다.

"크하하하! 마침내 성공했다! 보았느냐, 에단! 이것이 바로 위대한 나락의 신이 내리신 마왕의 사도다!"
제라드 후작이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 칼리반의 압도적인 존재감 앞에 에단의 죽음은 기정사실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말라코르 역시 붉게 충혈된 눈으로 지팡이를 가리켰다.
"위대한 칼리반이시여! 저 눈앞의 교만한 불신자를 찢어 죽이소서!"

칼리반은 지옥의 붉은 연기를 뿜어내며 에단을 굽어보았다.
그의 거대한 흑철 대검이 지옥 불꽃을 두른 채 에단의 머리 위로 사정없이 떨어졌다. 검이 공기를 가를 때마다 지옥불의 폭풍이 성당 전체를 삼켜 버릴 듯 뿜어졌다.

쿠우우웅!

하지만 그 불꽃의 장벽 한가운데에 서 있던 에단은 단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흑사를 어깨에 비스듬히 걸친 채, 천천히 칼날을 내려다보았다.

"이세계의 악마라 하여 대단한 줄 알았더니…… 고작해야 무림의 마교(魔敎) 지하 감옥에서 기르던 흉수(凶獸) 수준이로군."

"뭐라?!"
말라코르가 경악하며 소리쳤다.

에단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 기운은 이전의 어둡고 고요하던 마력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의 하단전에 박힌 마성단이 격렬하게 웅웅거리며 회전하더니, 전생에 그가 천하를 지배할 때 지녔던 절대적인 무학, 천마신공(天魔神功)의 진정한 극의 기운이 개방되기 시작했다.

스으으윽—

칠흑보다 어두운 투명한 기운이 에단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솟구치더니, 성당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던 지옥의 불꽃들을 한순간에 억누르고 차갑게 식혀버렸다.

오히려 칼리반의 발밑에 그려진 붉은 소환 마법진마저 에단의 가공할 기세에 억눌려 붉은빛을 잃고 은빛 서리로 뒤덮여 가기 시작했다.

칼리반의 거대한 붉은 눈동자에 난생처음 느껴보는 불길한 공포가 스쳤다.
지옥의 최고위 마왕들에게서나 느껴볼 수 있었던, 차원이 다른 절대적인 악(惡)의 지배자 기운이 눈앞의 미미한 인간 청년에게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짖어대는 것은 여기까지다."
에단이 성신마검을 천천히 앞으로 겨누었다.
그의 오만한 목소리는 악마의 마력 압박마저 한순간에 짓누르며 성당에 엄숙하게 울려 퍼졌다.
"진정한 마(魔)의 존재가 누구인지, 네놈들의 그 미천한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거라."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