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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28화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28화: 제단의 마수

박살 난 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노을빛 속에서 에단은 천천히 제단을 향해 걸어 나갔다.
제단 너머의 철창 속에는 결박되어 정신을 잃고 누워 있는 루나의 모습이 보였다. 다행히 아직 의식의 제물로 쓰이지는 않은 듯 숨은 붙어 있었다.

"에단 펜드래건……! 기어코 제 발로 무덤에 기어 들어왔구나!"
제라드 후작이 그의 오른팔이자 발렌시아 가문의 최강 기사인 바론을 향해 소리쳤다.
"바론! 저 건방진 놈의 사지를 당장 잘라버려라!"

바론은 제국에 몇 없는 소드 익스퍼트 최상급의 무인으로, 그의 대검에는 짙은 오렌지빛의 오라가 강렬하게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공자, 가문의 원한을 담아 베어 주마!"
바론이 바닥을 차고 올라 황소처럼 돌진했다. 그의 대검이 대기를 가르며 에단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동시에 흑사도의 대주교 말라코르가 제단 옆의 쇠사슬을 당겼다.
지하 통로에서 붉은 안광을 뿜어내며 기괴하게 합성된 마수, '그림자 키메라(Shadow Chimera)' 세 마리가 쇠사슬을 끊고 뛰쳐나왔다. 마수의 이빨에는 스치기만 해도 강철을 녹이는 산성 침이 가득했다.

"죽어라!"

바론의 파괴적인 대검 참격과 세 마리 마수의 기습이 에단의 전방위를 완벽하게 뒤덮었다.

에단은 흑사를 가볍게 흔들며 눈을 가늘게 떴다.

"쓸데없이 화려하기만 하군. 뼈대가 없으니 무너지기 쉬운 법."

에단은 성신마검 흑사를 수직으로 세운 뒤, 단전의 마성단을 폭발적으로 역회전시켰다.
검신에 새겨진 우주의 은하수 문양들이 일제히 푸른 광채를 발하며, 그의 주변 반경 5미터 이내의 공간을 칠흑 같은 어둠의 도메인(Domain)으로 잠식해 들어갔다.

천마신검(天魔神劍) 제4초, 마일식(魔日蝕).

태양이 어둠에 가리듯, 에단의 주변 공간 전체가 칠흑 같은 구체 모양의 검막(劍幕)으로 감싸였다.
그 안으로 진입한 바론의 대검 오라는 에단의 검막에 닿는 순간 비누 거품처럼 스르륵 녹아내렸고, 마수들의 날카로운 발톱들은 허공에서 산산조차 깨져 나갔다.

"이, 이게 무슨 마법이냐?!"
바론이 경악하며 뒤로 물러서려 했으나 이미 늦은 타이밍이었다.

에단의 검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세 번 움직였다.

사각! 서걱! 콰직!

세 마리의 그림자 키메라의 목이 한꺼번에 공중으로 날아갔고, 바론의 튼튼한 판금 갑옷 정중앙에는 서늘한 검강이 관통한 구멍이 뚫렸다.

"커, 커흑……."
바론은 피를 토하며 대검을 떨어뜨리고 무릎을 꿇었다. 그의 눈에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절망만이 가득했다.

쿵!

바론의 시체가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쓰러졌다.
단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가문의 최강 기사와 마수들이 추풍낙엽처럼 쓸려 나가는 모습을 본 제라드 후작은 공포에 질려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말라코르! 대체 무얼 하고 있나! 당장 저 괴물을 막아라!"
후작이 비명을 지르며 대주교의 소매를 붙잡았다.

말라코르 역시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으나, 그는 제단 위의 붉은 성배를 향해 자신의 팔을 그어 피를 쏟아부었다.

"위대하신 나락의 군주여! 당신의 충직한 사도가 피의 제물을 바치나니! 지금 강림하시어 이 불신자를 멸하소서!"

성당 바닥 전체에 그려진 거대한 마법진이 핏빛 광채를 내뿜으며 격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마침내 나락의 마왕급 마수가 소환되는 포효가 지하 심연에서부터 성당 전체를 울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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