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26화: 천마의 추적
루나가 습격당한 수도 외곽의 숲길.
이미 기사들의 시체는 차갑게 식어 있었고, 바닥에는 마차가 파손된 흔적과 어지러운 발자국들이 남아 있었다.
에단은 숲길 한가운데에 내려섰다.
그는 눈을 감고 자신의 정신력을 극도로 확장시켰다. 새로 완성된 '마성단'이 고속으로 회전하며 그의 오감을 수십 배로 증폭시켰다.
바닥의 부러진 나뭇가지 끝에 묻은 아주 미세한 붉은 핏방울이 그의 눈에 포착되었다. 루나가 저항하며 흘린 혈흔이었다.
에단은 오른손 검지에 기운을 모아 그 혈흔에 댔다.
천마신공(天魔神功) 추혼비기(追魂秘技), 혈류추정술(血流推定術).
스으윽—
에단의 눈동자에 기이한 붉은색 실선들이 나타났다.
루나의 핏방울에 남아 있는 미세한 마력의 잔상과 혈액의 기운이 붉은 실이 되어 남쪽 숲 깊은 곳을 향해 길게 이어지는 환영이 보였다.
무림의 일류 살수조차 흉내 낼 수 없는, 피의 냄새와 마력을 매개로 삼는 절대적인 추적 비기였다.
"찾았군."
에단의 신형이 폭발적으로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그가 밟는 신법은 단순한 천마유혼보를 넘어선, 공간을 단숨에 접어 달리는 천마축지보(天魔縮地步)의 경지였다. 그의 은빛 은하수가 스치는 궤적 끝에는 강한 돌풍이 일어났다.
슈우우웅—!
나무들 사이를 유령처럼 통과한 에단은 채 30분도 되지 않아 수도 남쪽 숲의 깊은 음지에 도착했다.
그의 앞에는 울창한 고목들 사이로 이끼가 자욱하게 낀 거대한 고대 성당의 폐허가 모습을 드러냈다.
성당의 주위는 흑마법으로 연성된 불길하고 축축한 검은 안개(Black Fog)로 꽁꽁 둘러싸여 있었다. 일반적인 마법사나 기사들이라면 감각이 마비되고 환각에 빠져 길을 잃을 만한 차단 결계였다.
"시시하군."
에단은 등에 메고 있던 성신마검 흑사를 천천히 뽑아 들었다.
검신에 흩뿌려진 별빛들이 차갑게 빛났다.
에단은 검을 가볍게 허공을 향해 내리쳤다. 오직 순수한 검기만을 이용한 무형의 바람이었다.
화아아아악!
성신철의 우주적 성력이 실린 서늘한 검풍이 단 한 번 몰아치는 것만으로, 성당 전체를 감싸고 있던 거대한 검은 안개가 사정없이 찢겨 나가며 공중으로 증발해 버렸다. 결계의 핵이 단숨에 부서진 것이었다.
성당 앞마당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흑사도의 신도들과 발렌시아가의 섀도우 나이트 수십 명이 안개가 걷히는 것을 보고 경악하며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그 안개 너머에서, 은발을 날리며 은하수가 흐르는 듯한 검을 쥔 청년이 무표정한 얼굴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치우는 것도 일이겠군. 뼈째로 갈아 주마."
에단의 낮게 가라앉은 살기 어린 목소리가 고대 성당의 뜰을 얼어붙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