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22화: 황실 보물고
제국 황성의 깊은 지하, 두꺼운 오리하르콘 철문으로 밀봉된 황실 보물고.
에단은 황태자의 직인이 찍힌 마법 통행증을 제시하고 보물고의 거대한 아치형 천장 아래로 들어섰다.
보물고 안은 제국 천년의 역사가 집약된 신비로운 오라와 마력의 빛으로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전설적인 드워프 대장장이가 제련한 마검들, 고대 엘프들의 비전이 담긴 스크롤, 그리고 제국의 고위 마법사들이 수집한 온갖 희귀한 영약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동행한 황실 기사단장은 에단이 보석이 박힌 마법 반지나 황실 기사단의 장검을 고를 것이라 생각하며 그를 주시했다.
그러나 에단의 발걸음은 장식장들을 거침없이 지나쳐, 가장 방치되어 있는 구석의 약초실과 특수 철광석 보관대로 향했다.
"저것은 성신철(星辰鐵)이군."
에단이 먼지가 쌓인 나무 상자에서 검붉은 빛을 미세하게 내뿜는 거친 돌덩어리 하나를 집어 들었다.
하늘에서 떨어진陨석(운석)의 심장부에서 추출한 광물로, 마나 전도율을 초월해 우주의 순수한 성력(星力)을 머금은 철이었다. 이세계에서는 가공이 너무 어려워 방치되어 있었지만, 에단의 흑사에 융합한다면 검의 격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보물 중의 보물이었다.
"첫 번째는 이것으로 하겠다."
"그 고철 덩어리를 고르시겠다고요? 가공도 불가능한 광물입니다만……."
기사단장이 당황스러워했으나 에단은 덤덤하게 보석 반지에 성신철을 집어넣었다.
이어 에단은 영약들이 보관된 유리관 앞으로 다가갔다.
온갖 약초 중에서도 에단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붉은 불꽃의 봉인이 걸린 황금 상자였다.
"화황의 열매(Fruit of the Fire Phoenix)로군."
붉은 열기를 뿜어내는 마력의 열매로, 화염 용이 살던 화산 심장부에서 자라난 전설적인 영약이었다.
하단전의 천마마력로를 완성한 에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극양(極陽)의 성질을 극대화해 마력의 폭발력을 한 차원 더 끌어올려 줄 화 속성의 강력한 매개체였다.
"두 번째는 이것이다."
마지막으로 에단이 선택한 것은 만년 삼림의 기운을 머금은 '천년지선삼(Thousand-Year Earth Ginseng)'이었다.
화황의 열매가 뿜어낼 폭발적인 양기를 부드럽게 중화하고, 경맥을 넓혀 줄 영양분이 될 터였다.
세 가지 물건을 모두 반지에 쓸어 담은 에단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면…… 소드 마스터의 경지를 뚫고 전생의 천마신공을 7성(成)까지 끌어올릴 수 있겠군."
"시간이 아직 남았습니다만, 정말 더 이상 고르지 않으실 겁니까?"
기사단장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욕심이 과하면 체하는 법이지. 이 세 가지면 충분하네."
에단은 보물고를 걸어 나왔다.
수도의 공작저로 돌아가자마자 폐관 수련에 들 생각이었다. 제국의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진정한 괴물, 천마의 본모습이 완성되기 일보 직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