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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18화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18화: 황실 연회

하수구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비릿한 냄새는 에단의 무감각한 얼굴 위로 흩어졌다.
달려드는 열대여섯 명의 흑사도들을 향해 에단이 흑사를 가볍게 휘둘렀다.

서걱! 서걱! 서걱!

특별한 초식조차 필요 없었다. 마기를 두른 흑사의 칼끝은 허공에 검은 호를 그리며 다가오는 살점들을 무자비하게 참수해 나갔다. 어설프게 악마의 힘을 빌려 폭주하는 마력은 에단의 정교한 천마마력로 앞에서 한낱 먼지바람에 불과했다.

단 3분 만에 제단 주변은 싸늘한 시체들로 뒤덮였다.
제사장은 공포에 질려 뒤로 물러서다 발이 꼬여 제단 밑으로 굴렀다. 에단은 그의 가슴팍에 검끝을 박아 넣으며 가슴속에서 이상한 붉은 문양이 새겨진 아뮬렛을 꺼냈다.

"이 삿된 기운은 훗날 요긴하게 쓰이겠군."

에단은 결박되어 있던 여인의 밧줄을 대충 베어준 뒤, 흔적을 지우고 유유히 하수구를 빠져나왔다. 여인은 공포와 경외가 섞인 눈으로 에단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다음 날 저녁.
제국 황실의 춘계 연회가 열리는 황성 아델하이트의 대연회장.
화려한 샹들리에 조명 아래, 보석으로 치장한 귀족 영식들과 영애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 화려한 연회장에, 펜드래건 공작가를 대표하여 에단과 루나가 입장했다.
에단은 흑사를 보관용 아티팩트 반지에 넣어두고, 단정하고 고풍스러운 검은색 제복 차림으로 나타났다. 그의 훤칠한 기골과 차갑고 날카로운 은빛 눈동자는 수많은 영애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정말 저 사람이 펜드래건의 망나니 둘째 공자란 말이야?"
"소문대로 소드 마스터와 대적할 만큼 강해졌다던데, 기세가 정말 대단하군……."

웅성거림도 잠시, 발렌시아 후작가의 방계 귀족인 마르쿠스 백작가의 장남, 레이몬드가 그의 무리를 이끌고 에단의 앞을 가로막았다.

"여어, 펜드래건의 똥개 공자 아니신가. 수도에는 웬일로 기어 나왔나?"
레이몬드는 헨리가 겪은 수모를 듣고, 펜드래건을 깎아내리기 위해 일부러 시비를 걸어온 것이었다. 주위의 귀족들이 흥미진진하게 모여들었다.

루나가 미간을 찌푸리며 앞으로 나서려 했으나, 에단이 가볍게 그녀의 어깨를 짚어 말렸다.

"레이몬드 백작 영식."
에단이 와인 잔을 가볍게 흔들며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그래, 내 이름을 기억하고는 있군. 어제 사냥 대회에서 변종 곰탱이 하나 잡았다고 어깨에 뽕이 잔뜩 들어간 모양인데, 가문의 기사단장들이 대신 잡아준 걸 네가 잡은 척 사기 치는 건 아니겠지? 그 다 낡아빠진 고철 검으로 마수를 잡다니 지나가던 개가 웃겠어. 차라리 여기서 우리를 위해 검무(劍舞)나 한번 보여주는 게 어떻겠나?"

검무를 추라는 것은 기사 가문의 자제에게 광대 노릇을 하라는 모욕이었다.

에단은 찻잔을 내려놓듯 와인 잔을 웨이터의 쟁반에 얹었다. 그리고 레이몬드를 향해 단 한 걸음 내딛었다.

스으으윽—

순간, 레이몬드는 숨이 막히는 착각에 사로잡혔다.
눈앞의 은발 청년이 뿜어내는 살벌하고 무거운 패기는 연회장의 모든 열기를 한순간에 앗아간 듯했다. 에단의 붉은 안광이 레이몬드의 뇌리를 직접 강타했다.

"뇌를 집에 놔두고 온 모양이군."
에단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연회장 안의 모든 소음을 짓누를 정도로 명확했다.
"한 번만 더 내 앞에서 혓바닥을 놀린다면, 검무 대신 네놈의 혀를 잘라 연회장 대리석 바닥에 뿌려 주마. 펜드래건의 검이 장식품인지, 네 목을 벨 물건인지 지금 직접 확인해 보겠나?"

에단의 손가락이 가볍게 레이몬드의 어깨를 툭 쳤다.
그 미미한 충격에 레이몬드는 마치 쇠몽둥이로 맞은 듯 비틀거리며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그의 바지가 땀과 공포로 흥건하게 젖어 들어갔다.

"어, 억……."
레이몬드는 겁에 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바닥을 기어 도망쳤다.

연회장 안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망나니 에단의 서릿발 같은 카리스마 앞에, 그 어떤 귀족 자제도 감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루나는 에단의 옆에서 조용히 미소 지으며 속삭였다.
"아주 속이 다 시원하네, 에단."
"이제 시작일 뿐이오."

에단은 연회장 상석에 앉아 흥미로운 눈빛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제국의 황태자를 흘낏 쳐다보며 잔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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