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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17화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17화: 사도들의 흔적

제국의 수도 아델가르트는 영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웅장하고 번화한 도시였다.
우뚝 솟은 마탑들과 흰 대리석으로 지어진 건물들은 제국의 번영을 뽐내고 있었다.

에단과 루나는 수도에 위치한 펜드래건 공작가의 저택에 짐을 풀었다.
그날 밤, 에단은 저택의 삼엄한 경비를 뚫고 소리 없이 거리로 나섰다. 수도에 도사리고 있는 여러 기운의 흐름을 직접 느껴보기 위해서였다.

어두운 골목길을 걷던 에단의 발걸음이 뚝 멈췄다.

"이 냄새는……."

에단의 코끝을 스치는 비릿하고 불쾌한 기운이 있었다.
그것은 일반적인 마력이나 오라와는 다른, 전생의 혈교(血敎)나 마도의 사파 고수들이 풍기던 악취 나는 음공(陰功)의 기운과 닮아 있었다. 이세계에서는 '악마 숭배자' 혹은 '흑사도(Dark Apostle)'라고 불리는 자들의 기운이었다.

에단은 유령처럼 기척을 완전히 지우고 기운이 흘러나오는 골목 깊숙한 곳의 지하 하수구 입구로 향했다.

지하 하수구의 거대한 공동(空洞).
그곳에는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사내들이 횃불을 밝힌 채 둥글게 모여 있었다. 그들의 중앙에는 붉은 혈액으로 그려진 기괴한 마법진이 빛나고 있었고, 제단 위에는 납치된 것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결박되어 있었다.

"위대하신 나락의 군주여, 당신의 사도들이 바치는 피를 받아들이소서……."
로브를 쓴 제사장이 기괴한 주문을 외우며 칼을 치켜들었다.

'조잡하군.'
에단은 마음속으로 혀를 찼다.
피를 제물로 삼아 악마의 기운을 소환하려는 수법은 전생의 사파 쓰레기들이나 하던 하급 주술과 다를 바 없었다. 기운의 흐름 또한 지극히 난잡하고 통제되지 않아 폭주하기 딱 좋은 형태였다.

바스락.

그때, 하수구 입구 쪽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로브를 쓴 사내 둘이 에단이 서 있는 어둠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거기 누구냐!"

그들이 소리치며 허리춤에서 칼을 뽑아 드는 순간.

스윽.

에단의 신형이 허공을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천마유혼보의 움직임 앞에, 두 보초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에단의 손끝이 전광석화처럼 그들의 목덜미의 기혈을 뚫었다.

툭. 툭.

두 사내는 뼈가 녹아내리는 듯한 타격을 받으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제단에 모여 있던 교도들이 소란을 감지하고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침입자다! 위대한 의식을 방해하는 불신자를 죽여라!"

제사장이 소리치자, 로브를 쓴 흑사도 열대여섯 명이 무기를 들고 에단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들의 몸에서는 거칠고 검붉은 어둠의 마력이 폭출하고 있었다.

에단은 어깨에 멘 흑사의 검자루를 잡았다.

"사파의 찌꺼기들 같은 놈들. 수도의 어둠 속에 이런 쥐새끼들이 득실거릴 줄은 몰랐군."
에단의 은빛 눈동자에 서늘한 살기가 피어올랐다.
"밤 산책길의 심심풀이 상대로는 딱 적당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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