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16화: 황실의 초대
비무가 끝난 다음 날, 공작저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하인들은 에단이 지날 때마다 길을 비켜서며 머리를 깊이 숙였고, 기사들 역시 그의 눈길을 피했다.
카일은 비무 이후 방에 틀어박혀 수련에만 매진하고 있다고 들었다. 무력의 격차를 뼈저리게 실감한 모양이었다.
"에단 공자님, 공작님께서 호출하셨습니다."
레오의 안내를 받아 에단이 집무실에 들어서자, 이미 누나 루나가 먼저 와 대기하고 있었다. 루나는 에단을 슬쩍 쳐다보며 알 수 없는 이채를 띤 미소를 지었다.
"왔느냐."
아서 공작이 서랍에서 붉은 봉투 두 장을 꺼내 테이블 위에 놓았다.
"며칠 뒤 황실에서 주최하는 영식들의 봄맞이 연회가 수도 아델가르트에서 열린다. 이번 연회에는 너희 둘이 펜드래건을 대표해 참석해라."
"카일 형님은 어쩌고 저희만 보냅니까?"
에단이 의자에 편하게 기대며 물었다.
"카일은 수련을 위해 당분간 영지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 수도에서는 네 소문이 파다하다. 펜드래건의 망나니 둘째가 갑자기 고수가 되었다는 소문 말이다."
공작의 날카로운 눈이 에단을 응시했다.
"발렌시아가도 눈에 불을 켜고 너를 노리고 있을 터. 그들이 황실 연회에서 네 꼬투리를 잡으려 할 것이다. 루나, 네가 에단을 보좌하거라."
"예, 아버지. 걱정하지 마십시오."
루나가 정중히 답했다. 예전처럼 에단을 한심하게 여기던 태도는 흔적도 없었다.
공작은 품에서 푸른색 보석이 박힌 반지를 하나 꺼내 에단에게 건넸다.
"공간 마법이 걸린 아티팩트다. 쓸 만한 무기나 물건들을 보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수도는 영지와 다르다. 온갖 음모와 암투가 도사리는 곳이지. 펜드래건의 명예를 잊지 마라."
에단은 반지를 손가락에 끼웠다.
"명예라기보다, 시비를 걸어오는 녀석들이 있다면 펜드래건식으로 밟아주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후후, 마음대로 해라. 펜드래건은 언제나 승자의 편이다."
공작의 호탕한 대답에 에단은 조용히 웃었다.
집무실을 나온 에단과 루나는 수도로 향하는 마차에 몸을 실었다.
마차가 덜컹거리며 영지 수도를 벗어날 때, 루나가 에단에게 물었다.
"에단, 솔직하게 말해줘. 네 그 강함은 대체 어디서 온 거니? 정말 흑마법 같은 건 아니겠지?"
에단은 창밖을 바라보며 나직하게 답했다.
"세상에는 마력과 오라 외에도 우주를 순환하는 거대한 기운이 있는 법이오. 나는 단지 그 본질을 아주 조금 먼저 깨달았을 뿐이지."
"본질이라……."
루나는 동생의 오만한 말투가 이전처럼 기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말에 실린 묵직한 설득력에 호기심이 더해갈 뿐이었다.
수도로 향하는 마차 안에서, 에단은 단전의 천마마력로를 천천히 순환시켰다.
음모와 암투가 판치는 수도 아델가르트. 천마 백운휘가 마침내 제국의 한복판에 발을 들이기 직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