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12화: 금화와 거래
발렌시아 후작가의 본성, 영주의 집무실.
후작 제라드 발렌시아는 탁자를 내리치며 격노했다.
"그림자 손톱의 최정예 암살자 다섯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게다가 그 쓰레기 같은 에단에게 금화 천 닢을 또 뜯겼단 말이냐!"
그의 앞에는 무릎을 꿇은 채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는 헨리가 있었다.
"아, 아버지…… 그 녀석은 이전의 에단이 아닙니다! 4급 마수를 단 일격에 두 동강 냈다니까요! 정말 괴물이었습니다!"
"입 닥쳐라! 마력조차 없는 놈이 어떻게 소드 마스터나 할 법한 짓을 한단 말이냐! 분명 아서 펜드래건 녀석이 뒤에서 손을 쓰고 기사단을 매복시켜 우리 살수들을 제거한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우리 가문을 협박하기 위해 에단 그 녀석을 앞세운 것이지."
제라드 후작은 펜드래건 공작가의 개입이라고 굳게 믿었다. 망나니 하나가 하루아침에 강해진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지켜본다. 펜드래건의 움직임을 밀착 감시해라. 에단 주위에 척후를 배치해라."
그 시각, 에단의 처소.
레오가 땀 범벅이 된 채 가방 하나를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공자님, 지시하신 약초들을 모두 구해왔습니다."
레오가 가방을 열자, 이세계의 진귀한 약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차가운 마력을 머금은 '빙설초(Ice Snow Herb)', 불타는 듯한 기운을 내포한 '적염화(Red Flame Flower)', 그리고 영적인 기운을 중화하는 데 탁월한 '마나 실버 티어(Mana Silver Tear)'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수고했다. 이 정도면 단전을 정화하고 마력을 내력으로 치환하기에 충분하겠군."
에단이 만족스럽게 미소 지었다.
"그리고 공자님…… 별채 주변에 정체불명의 시선들이 느껴집니다. 발렌시아가의 첩자이거나, 혹시 본성의 눈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레오가 걱정스럽게 속삭였다.
"하찮은 쥐새끼들일 뿐이다. 신경 쓸 것 없다. 그들이 내 구역을 넘어선다면, 그때는 살아서 돌아가지 못할 테니까."
에단의 말에 깃든 잔잔한 살기가 방안을 서늘하게 채웠다.
"문을 걸어 잠그고, 내가 부르기 전까지는 절대 들어오지 마라."
"예, 공자님."
레오가 나가고 문이 굳게 닫히자, 에단은 방 한가운데에 약초들을 배열했다.
그는 약초의 기운을 직접 입으로 씹어 삼켜 체내에서 정제하는 고단수의 내공 수법인 '식기약화법(食氣藥化法)'을 사용하기로 했다. 마력로가 없는 상태에서 단약을 굽는 것보다, 자신의 몸을 직접 화로로 삼아 기운을 정제하는 것이 천마신공의 정수였다.
에단은 적염화의 불타는 이파리와 빙설초의 차가운 줄기를 한꺼번에 입에 넣고 삼켰다.
극독에 가까운 극양(極陽)과 극음(極陰)의 기운이 그의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순간, 에단의 눈이 붉게 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