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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한 남편이 예언을 속이려 나를 미워한 줄 몰랐다6화

무정한 남편이 예언을 속이려 나를 미워한 줄 몰랐다

무정한 남편이 예언을 속이려 나를 미워한 줄 몰랐다

6화: 첫 번째 위기

문을 하나 더 다는 일은 생각보다 큰 소리를 냈다.

밤이 깊은 뒤에야 온 목수는 말수가 적었다. 그는 라일라가 건넨 은화를 받고도 내 얼굴을 오래 보지 않았다. 동문 거리에서 소문을 듣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발렌티노 대공저를 나온 여인이 신전 약방과 맞섰고 별궁 창고에 물건을 넣었다는 이야기.

소문은 늘 사람보다 먼저 문턱을 넘었다.

"덧빗장은 안쪽에서만 걸립니다."

목수가 낮게 말했다.

"밖에서 부수려면 소리가 꽤 날 겁니다."

"그 소리가 필요합니다."

내가 대답하자 목수가 잠시 손을 멈췄다. 그는 더 묻지 않고 나무 못을 박았다.

라일라는 창문 앞에 가느다란 줄을 묶고 있었다. 줄 끝에는 작은 방울 세 개가 달렸다. 신전 고아원에서 쓰던 낡은 물건이라고 했다. 아이들이 밤중에 문을 열고 나가면 수녀들이 알 수 있게 달아두던 것.

이번에는 내가 그 아이가 된 셈이었다.

"대표님, 정말 여기 계셔야 합니까?"

라일라의 목소리는 낮았다.

"마르타 부인께 별궁 하녀 숙소 한쪽을 부탁드리면..."

"오늘 피하면 내일은 상회 장부를 들고 도망쳐야 해."

나는 증거 서랍을 열었다. 은색 태양 조각, 첫 번째 경고장, 두 번째 쪽지. 셋은 마른 잎처럼 조용히 누워 있었다.

[다음에는 상자가 아니다.]

짧은 문장은 밤이 되자 더 또렷해졌다.

"원본은 여기. 사본은 장부 맨 뒤쪽. 내가 쓰러지면 네가 마르타 부인에게 가져가."

"그런 말씀 하지 마십시오."

"해야 해. 우리가 장사를 계속하려면 겁먹은 사람처럼 굴 수는 있어도 증거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굴면 안 돼."

나는 사본 봉투 하나를 따로 빼서 장부 사이에 끼웠다. 그 안의 문장은 원본과 아주 조금 달랐다. 약초라는 단어를 향초로 바꾸어 적어둔 사본이었다.

진짜 증거를 훔치려는 사람이 있다면, 가짜 문장도 길을 알려줄 것이다.

라일라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감정색은 흔들리는 회색이었다. 그 아래에 아주 가느다란 녹색이 남아 있었다.

끝까지 버티겠다는 색.

목수가 떠난 뒤 집은 다시 조용해졌다. 새 빗장에서는 덜 마른 나무 냄새가 났다. 창문가 방울은 촛불 바람에도 아주 작게 떨렸다.

나는 벽난로 앞에 앉아 장부를 펼쳤다.

손은 글자를 쓰고 있었지만 귀는 집의 모든 틈을 듣고 있었다.


첫 번째 이상은 방울이 아니었다.

방울은 울리지 않았다. 덧빗장도 그대로였다. 그런데 방 안으로 아주 얇은 냄새가 스며들었다.

차갑고 매운 향.

신전 향로에서 맡았던 냄새였다. 은가루가 묻은 쪽지 끝에 남아 있던 것과도 같았다.

"라일라."

나는 펜을 내려놓았다.

라일라는 대답하려다 비틀거렸다. 그녀의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대표님, 이상합니다. 갑자기..."

"입을 막아."

나는 물그릇에 손수건을 적셔 그녀에게 던졌다. 라일라는 간신히 받아 입과 코를 막았다.

향은 벽난로 쪽에서 왔다. 불씨가 거의 꺼진 재 사이로 희미한 흰 연기가 실처럼 올라오고 있었다. 누군가 굴뚝이나 연통 틈으로 뭔가를 넣었다.

낮에 목수가 덧빗장을 달 때 미처 보지 못한 곳.

대공저라면 하인들이 재를 긁어낼 때 쓰던 좁은 점검문이 이 집에도 있었다. 문을 하나 더 달자고 말했지만 내가 지키려던 문은 아직 충분하지 않았다.

잠을 주는 향이 아니었다.

잠을 빼앗는 쪽에 가까웠다.

나는 촛불을 껐다. 방 안이 어둠에 잠겼다. 라일라가 숨을 삼키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왜 불을..."

"우리를 보려고 들어오는 사람에게도 어둠이 필요하겠지."

나는 장부 더미를 일부러 밀었다. 두꺼운 장부가 바닥에 떨어지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

그 순간 벽난로 안쪽에서 아주 작은 긁힘이 들렸다.

검붉은 색이 재 냄새와 함께 번졌다.

살의.

그보다 먼저 느껴진 것은 성가신 물건을 치우려는 귀찮음이었다.

나는 증거 서랍의 열쇠를 집어 들었다. 일부러 손에서 떨어뜨렸다. 쇳소리가 바닥을 굴렀다.

검붉은 색이 내 쪽으로 기울었다.

"라일라. 앞문."

"대표님."

"지금."

나는 낮고 짧게 말했다. 라일라는 울음을 삼키며 몸을 낮췄다.

벽난로 안에서 검은 천으로 얼굴을 감싼 남자가 빠져나왔다. 흰 장갑을 끼고 있었고 손에는 짧은 칼이 들려 있었다. 칼끝에서 같은 향로 냄새가 났다.

"축복 없는 약초는 입을 다물 때 가장 안전하지."

남자의 목소리는 낮게 긁혔다.

"경고장을 내놓아라."

그는 나를 죽이러 온 것만은 아니었다.

내가 모은 증거를 찾으러 왔다.

그 사실이 오히려 피를 차갑게 만들었다. 신전은 자신들의 흔적이 기록으로 남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렇다면 나는 이미 제대로 된 곳을 물고 있었다.

"어느 경고장 말씀인가요?"

나는 서랍을 열었다. 원본이 든 칸이 아니라 사본 봉투가 있는 칸이었다.

"신전에서는 경고를 자주 보내나 봅니다."

남자의 감정색이 튀었다. 분노보다 초조함이 먼저였다.

나는 봉투를 그의 발치로 던졌다.

그가 시선을 낮춘 순간 라일라가 앞문으로 몸을 던졌다. 새 덧빗장이 큰 소리를 내며 풀렸고 방울줄을 붙잡고 있던 내 손이 동시에 줄을 끊었다.

창문가 방울 세 개가 바닥으로 쏟아졌다.

맑고 날카로운 소리가 밤을 찢었다.


나는 뒷문으로 뛰었다.

도망친다기보다 끌어낸다는 생각에 가까웠다. 라일라가 앞문으로 나갔다면 사람을 부를 수 있다. 그 사이 저 남자가 증거 서랍을 뒤지지 못하게 하려면 나를 따라오게 만들어야 했다.

골목의 공기는 차가웠다.

실내화가 젖은 돌바닥을 밟았다. 뒤에서 남자의 발소리가 빠르게 따라붙었다. 그는 소리를 내는 것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미 나를 침묵시킬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의 걸음이었다.

"도망쳐도 소용없다."

"장사하는 사람에게 그 말은 별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숨이 목을 긁었다.

"납품도, 소문도, 협박도 결국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찾는 일이니까요."

남자의 칼이 내 팔을 스쳤다. 피부가 따끔했고 곧 감각이 둔해졌다. 칼끝에 발린 것이 독인지 마비제인지 알 수 없었다.

나는 골목 끝의 쓰러진 나무 상자에 몸을 부딪쳤다. 상자가 무너지며 약초 포대가 터졌다. 낮에 버리려고 묶어둔 젖은 박하 잎이었다. 향이 한꺼번에 퍼졌다.

차가운 신전 향과 북부 박하의 냄새가 뒤섞였다.

남자가 짧게 기침했다.

그 틈에 나는 벽을 짚고 몸을 돌렸다. 하지만 팔이 말을 듣지 않았다. 손끝이 느려졌다.

검붉은 색이 다시 가까워졌다.

그때 골목 반대편에서 색이 꺼졌다.

무채색.

빛을 먹는 듯한 검은 공백이 검붉은 색 앞에 나타났다.

남자의 칼이 내 목으로 오기 직전, 누군가 그의 손목을 잡았다.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골목을 울렸다.

검은 두건.

얼굴 절반을 가린 가면.

낯선 사람이어야 했다.

그런데 손목을 비트는 방식이 이상하게 익숙했다. 대공저 연무장 너머에서 한 번쯤 본 적 있는 움직임. 낭비 없는 힘. 명령에 가까운 침묵.

"물러서."

낮은 목소리가 말했다.

나를 향한 말이었다.

심장이 한 박자 늦게 뛰었다.

카시안.

아니었다. 아니어야 했다.

그가 여기 있을 이유가 없었다. 나를 미워해 3년 동안 외면한 남자가, 밤중의 골목에서 얼굴을 가리고 나타날 이유는 없었다.

검은 두건의 남자는 자객을 벽으로 밀어붙였다. 자객의 칼끝이 비스듬히 올라가 그의 팔을 베었다. 어둠 속에서도 피가 튀는 것이 보였다.

그 순간 무채색이 아주 짧게 흔들렸다.

깊은 보라색 같은 것이 틈새로 번지려다 곧 사라졌다.

나는 눈을 의심했다.

"누가 보냈지."

두건의 남자가 물었다.

자객은 웃었다.

"태양 아래 그림자는 오래 못 숨어."

대답은 그것뿐이었다.

다음 순간 두건의 남자가 그의 목덜미를 눌렀다. 자객의 몸이 힘없이 무너졌다. 골목 위 지붕에서 또 다른 검은 그림자 둘이 내려왔다. 그들은 말없이 자객을 끌어냈다.

발렌티노식 움직임.

나는 그것을 알아보았다.

"당신..."

내 목소리가 갈라졌다.

두건의 남자가 돌아보았다. 가면 아래 드러난 입술은 굳게 다물려 있었다. 그의 팔에서 떨어진 피가 내 손수건 위로 한 방울 튀었다. 낮에 라일라에게 던졌던 젖은 손수건이었다.

"문 안으로 돌아가라."

그는 내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에블린이라고도, 로제 양이라고도 하지 않았다.

그 한 가지가 오히려 더 수상했다.

"누구십니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내 팔의 상처를 보았다. 시선이 닿은 곳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손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가 멈췄다.

닿지 않으려는 사람처럼.

"그 상처는 물로 씻어라. 잠들지 말고."

그 말을 남긴 뒤 그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라일라는 이웃집 하인 둘을 데리고 돌아왔다.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릴 뻔했지만 내가 손에 쥔 피 묻은 손수건을 보고 입을 막았다.

"대표님, 피가..."

"내 피는 조금이야."

팔의 감각은 아직 둔했다. 나는 물로 상처를 씻고 박하 잎을 씹어 억지로 정신을 붙들었다.

집 안은 엉망이었다. 장부가 바닥에 흩어졌고 벽난로 점검문은 안쪽에서 반쯤 열려 있었다. 증거 서랍은 잠겨 있었다. 원본은 그대로였다.

나는 사본 봉투가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좋았다.

그 사본에는 내가 일부러 잘못 베껴 넣은 문장 하나가 있었다. 축복받지 않은 약초가 아니라 축복받지 않은 향초라고.

그들이 사본을 원본으로 믿고 움직인다면, 다음 장부에서 틀린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라일라. 종이 가져와."

"지금 기록하시려고요?"

"지금 해야 해. 시간이 지나면 냄새도, 소리도, 말도 흐려져."

나는 떨리는 손으로 적었다.

벽난로 점검문.

차갑고 매운 향.

칼끝의 마비.

경고장 회수 요구.

무채색의 남자.

마지막 항목에서 손이 멈췄다. 카시안의 이름을 쓰지 않았다. 쓸 수 없었다.

대신 이렇게 적었다.

발렌티노식 움직임.

라일라가 내 팔에 천을 감았다. 그녀의 손이 떨렸다.

"그분이..."

"몰라."

나는 곧장 잘랐다.

"모르는 사람이라고 기록해."

말하는 순간 가슴 어딘가가 아팠다. 안도인지 분노인지 구분되지 않았다. 나를 구한 것이 그라면 왜 이제 와서였을까. 그가 아니라면 왜 그의 그림자와 같은 색을 하고 있었을까.

나는 피 묻은 손수건과 자객이 떨어뜨린 은가루 묻은 칼집 조각을 증거 서랍에 넣었다.

서랍이 닫히는 소리가 새벽의 집 안에 작게 울렸다.

"상자를 지켰더니 사람을 노렸지."

나는 잠긴 서랍 위에 손을 올렸다.

"다음에는 내가 먼저 묻겠어. 누가 태양 뒤에서 칼을 들고 있는지."

창밖은 아직 어두웠다.

하지만 처음으로 나는 그 어둠이 전부 적의 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발렌티노 대공저의 지하 치료실에는 등불 하나만 켜져 있었다.

바르텔은 잘린 소매를 보며 숨을 삼켰다.

"독이 섞였습니다."

"마비제다."

카시안은 팔을 내주면서도 얼굴을 찌푸리지 않았다. 상처보다 더 깊은 곳에서 검은 낙인이 타고 있었다.

에블린이 살아 있었다.

그 사실을 떠올리는 순간마다 손등 아래 문양이 뜨겁게 조였다. 기쁨조차 죄처럼 감시당하는 몸이었다.

"로제 양은 눈치챘습니까?"

"확정하지 못했을 것이다."

확정하지 못해야 했다.

그가 그곳에 있었다는 사실도, 그녀의 이름을 목구멍 안쪽에서 삼켰다는 사실도, 칼이 그녀에게 닿기 전에 자신의 팔을 먼저 넣었다는 사실도.

무엇 하나 그녀에게 닿아서는 안 됐다.

바르텔이 붕대를 감았다.

"자객은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다만 사본 봉투를 품고 있었습니다."

카시안의 눈빛이 아주 낮게 가라앉았다.

"사본?"

"문장이 하나 다릅니다. 약초가 아니라 향초로 적혀 있습니다."

짧은 침묵 뒤, 카시안의 입가가 거의 보이지 않게 흔들렸다.

에블린답다.

그 생각이 떠오르자 낙인이 다시 타올랐다. 그는 손을 움켜쥐었다.

"그 사본을 따라 움직이는 자를 잡아."

"예."

"그리고 벽난로 점검문을 막아라. 발렌티노 이름은 쓰지 말고 동문 거리 집수리 조합을 거쳐."

바르텔이 고개를 숙였다.

카시안은 붕대가 감긴 팔을 내려다보았다. 피가 천천히 스며들고 있었다. 에블린의 손수건에도 이 피가 묻었을 것이다.

그녀는 의심할 것이다.

그리고 의심하는 만큼 자신을 미워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살아 있다면 됐다.

카시안은 눈을 감았다.

아직 구한 것이 아니었다.

예언의 눈은 한 번의 밤으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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