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계약 결혼인데 시부모님이 너무 좋아해15화

계약 결혼인데 시부모님이 너무 좋아해

계약 결혼인데 시부모님이 너무 좋아해

15화: 자동 갱신의 법칙

한남동 강태준 회장의 저택으로 향하는 차 안에는 묘한 침묵이 흘렀다.

전날 밤의 폭풍 같았던 쇼케이스와 품평회의 열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탓인지, 아니면 밤샘 작업 중 깍지 낀 손을 마주 잡았던 그 찰나의 온기 때문인지. 은우는 창밖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서울의 야경을 멍하니 바라보며 제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옆자리에서 스티어링 휠을 잡은 지혁의 단정한 옆얼굴은 여전히 건조해 보였지만, 기어를 변속하는 그의 손가락 끝은 미세하게 굳어 있었다. 백미러에 비친 두 사람의 시선이 아주 잠깐 얽혔다가 떨어졌다.

“어머니께서 낮부터 주방을 통째로 뒤흔들고 계시더군요.”

정적을 깬 것은 지혁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들꽃 1차 물량 완판에 대기업 공작까지 완벽하게 박살 냈으니, 오늘 밤 한남동은 거의 축제 분위기일 겁니다. 마음 단단히 먹고 들어가는 게 좋을 겁니다, 서 대표.”

“전무님이 그렇게 경고하시니까 오히려 긴장되는데요. 회장님께서 엄한 얼굴로 기습 시험이라도 내실까 봐요.”

은우가 장난스럽게 응수하자, 지혁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리며 부드럽게 휘어졌다.

“아버지도 이미 서 대표님의 팬이 되셨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뒤에서 자랑하고 싶으셔서 비서실장한테 경쟁사 동향까지 캐물으셨다니까요.”

차는 곧 한남동 저택의 거대한 철문을 지나 정원에 들어섰다.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퍼지는 고소하고 향긋한 음식 냄새가 은우의 코끝을 간지럽혔다. 거실로 들어서자마자, 우아한 실크 드레스 차림의 이명희 여사가 거의 달려 나오다시피 하며 은우의 두 손을 덥석 부여잡았다.

“어머, 은우야! 왔니? 아이고, 이 장한 것! 얼굴이 왜 이렇게 반쪽이 됐어? 그 몹쓸 놈들 때문에 고생을 얼마나 많이 했으면!”

명희의 예리한 눈가에는 평소의 도도함 대신 안쓰러움과 애정이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은우의 손등을 연신 쓸어내리며 지혁을 매섭게 째려보았다.

“지혁이 너는 애를 어떻게 챙겼길래 피부가 이렇게 까칠해지게 만드니? 대표랍시고 밤샘 기획 다 떠넘기고 너는 뒤에서 구경만 한 거 아냐?”

“어머니, 저도 48시간 동안 눈 한번 제대로 못 붙였습니다. KTR 검사실 예약 잡고 공증 서류 챙기느라 저도 반쪽이 됐는데요.”

지혁이 억울하다는 듯 항변하자, 명희는 콧방귀를 뀌며 그의 말을 댕강 잘라버렸다.

“너는 등치가 산만 하니까 며칠 밤새도 끄떡없어! 어디 우리 은우 여린 몸이랑 비교를 하니? 은우야, 어서 들어가자. 이 애미가 들꽃 브랜드 대박 났다고 양평에서 공수한 오가닉 재료들로만 코스 요리를 준비해 놨단다. 보양식도 푹 고았으니 다 먹고 가야 해.”

명희에게 이끌려 다이닝룸으로 들어선 은우는 테이블을 가득 채운 화려하면서도 정갈한 요리들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은은한 카모마일 향이 감도는 특제 소스를 얹은 유기농 샐러드부터, 자연산 송이버섯을 곁들인 한우 채끝 구이, 그리고 피로 해소에 탁월하다는 황금 전복 보양탕까지. 테이블 중앙에는 들꽃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기념하듯 노란 야생화 꽃꽂이가 우아하게 놓여 있었다. 그야말로 이명희 여사의 세심한 집념과 편애가 듬뿍 느껴지는 만찬이었다.

그때, 서재에서 나온 강태준 회장이 헛기침을 하며 다이닝룸 상석에 앉았다. 그의 엄숙한 눈빛이 은우를 향했다. 은우는 긴장하며 허리를 곧게 폈다.

“들꽃 시제품 품평회는 나도 라이브로 지켜봤다.”

무거운 음성이 다이닝룸에 울려 퍼졌다. 태준은 은우를 묵묵히 응시하다가, 이내 엷지만 깊은 만족감이 담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제일기안 박상철이 파놓은 함정을 KTR 공인 검사서와 메타데이터 역추적으로 한순간에 뒤집을 줄은 몰랐군. 위기를 기회로 삼아 브랜드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오히려 극대화시켰어. 웬만한 대기업 홍보실이나 리스크 관리 본부에서도 내놓기 힘든 완벽한 대응이었다.”

“과찬이십니다, 회장님. 전무님께서 물류 감사로 배후를 흔들어 주시고 준법팀의 지원이 신속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은우가 겸손하게 공을 돌리자, 태준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지. 아무리 판을 깔아줘도 그 위에서 제 발로 날아올라 춤을 추는 건 서 대표, 오직 자네의 실력 덕분이었다. 주주들과 바이어들이 아주 난리가 났어. 경쟁사 오 회장 녀석도 나한테 전화를 걸어선 그런 며느리를 어디서 얻었냐며 배가 아파서 끙끙 앓더군.”

태준은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신 뒤, 은우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단호하고 무게감 있게 덧붙였다.

“그리고 걱정하지 말게. 뒤에서 비열한 공작을 꾸민 녀석들은 대가를 치르게 될 거다. 강지성은 이번 물류 배임 감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모든 직위를 해제하고 검찰 수사를 받도록 조치했다. 제일기안 박상철 역시 신성의 모든 계열사 광고 대행 블랙리스트에 올렸고, 본사 준법팀을 통해 강력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할 예정이다. 신성을 음해한 대가가 얼마나 무거운지 뼈저리게 깨닫게 해 주지.”

단호한 태준의 선언에 은우는 가슴속에 얹혀 있던 마지막 응어리가 씻겨 내려가는 듯한 해방감을 느꼈다.

“오늘부로 W&U 랩은 신성의 단순 하청 대행사가 아니다. 우리의 대등한 브랜드 파트너이자 독립적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인정하지. '서 대표', 앞으로도 우리 신성리테일의 혁신을 잘 이끌어 주게.”

‘서 대표’.

그 한마디가 은우의 심장을 쿵, 하고 울렸다.

대기업 재벌가의 며느리라는 껍데기 아래 갇힌 존재가 아니라, 당당히 자신의 능력으로 일어선 독립된 사업가 서은우로서 공식적인 인정을 받은 순간이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파트너로서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로 보답하겠습니다.”

은우의 목소리가 벅찬 감동으로 조금 떨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명희가 흡족한 듯 웃으며 지혁에게 숟가락을 쥐여 주었다.

“그래, 우리 은우가 그 낡아 빠진 신성 며느리 이름표 밑에만 갇혀 있기엔 너무 아까운 천재 마케터지. 지혁이 너는 리테일 전무랍시고 은우 기획안에 딴지 걸 생각 말고, 은우 대표님 보좌나 군말 없이 잘하거라. 알겠니?”

“보좌라니요, 어머니. 제가 리테일 총괄 전무이자 계약상 갑……”

지혁이 말을 맺기도 전에 태준이 엄하게 눈길을 주었다.

“지혁이 네 녀석이 서 대표를 든든하게 지켜주지 못하면 나한테 전무 직급도 반납할 줄 알아라. 서 대표의 가치를 알아보는 눈이 있는 줄 알았더니, 일하는 태도가 아직도 미숙해.”

“……명심하겠습니다.”

결국 지혁은 한숨을 쉬며 밥숟가락을 들었고, 은우는 며느리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시부모님의 모습에 참아왔던 웃음을 터뜨렸다.

늘 홀로 싸워야만 했던 은우의 인생에 처음으로 찾아온, 조건 없는 든든한 바람막이. 이 따뜻하고 시끌벅적한 식탁이 가짜 계약 관계로 맺어진 시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은우의 마음 밑바닥에는 뜨거운 온기가 차올랐다.


늦은 밤, 축하 만찬을 마치고 돌아온 지혁의 펜트하우스는 낮의 소란이 무색하게 고요했다.

현관 불이 켜지고 은우가 구두를 벗으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혁은 넥타이를 거칠게 풀어 테이블 위에 던져두고 생수 두 병을 꺼내 은우에게 한 병을 건넸다.

“고생 많았습니다. 시부모님의 애정 공세가 과해서 체하진 않았는지 걱정이네요.”

“체하긴요. 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날 뻔했어요.”

은우가 물병을 쥐고 소파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도심의 화려한 불빛들이 방 안으로 은은하게 흩어졌다. 지혁은 은우의 대각선 맞은편 1인용 소파에 앉아 물을 한 모금 마시며 조용히 그녀를 응시했다.

“정말입니다. 평생 제 쓸모를 증명해야만 버려지지 않는다고 믿고 살았어요. 집안의 빚을 갚을 때도, 제일기안에서 박상철 이사에게 기획을 빼앗기면서도 내가 더 유능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라 자책했었죠.”

은우의 시선이 느리게 도심의 불빛을 따라 움직였다.

“그런데 아버님께서 저를 '서 대표'라고 불러주셨을 때, 그리고 어머님이 제 독립을 격려해 주셨을 때…… 처음으로 제가 빚을 지지 않고도 기댈 수 있는 진짜 편이 생겼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계약 결혼이라는 가짜 관계로 시작했지만요.”

가짜 관계.

그 단어가 공중에 내려앉는 순간, 방 안의 온도가 찰나에 가라앉았다.

두 사람은 잘 알고 있었다. 들꽃 브랜드의 품평회 대성공으로 W&U 랩은 시장에서 완벽한 독립 지위를 확보했고, 지혁 역시 감사실을 통해 지성의 세력을 숙청하며 후계 구도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는 것을.

즉,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던 비즈니스적 공동 목표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그리고 완벽하게 달성되었다는 뜻이었다.

은우는 떨리는 숨을 들이쉬며 소파 모서리를 꽉 쥐었다. 이 관계가 정리되어야 한다는 이성적인 판단과, 이 펜트하우스를 떠나고 싶지 않다는 지독한 감정적 갈망이 머릿속에서 격렬하게 충돌했다.

“지혁 씨.”

은우가 처음으로 나직하게 불러낸 그의 이름이 고요한 서재의 공기를 흔들었다.

“우리의 본래 목적은 달성되었네요. W&U 랩의 자금과 제 독립성도 지켜졌고, 지혁 씨의 이사회 입지도 탄탄해졌어요. 그렇다면 이제…… 이 계약을 어떻게 정리할지 논의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지혁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물병을 쥔 그의 손가락 끝에 굵은 힘줄이 돋아났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서재 쪽 금고로 걸어가더니, 붉은색 왁스로 밀봉되어 있던 두 사람의 첫 ‘혼인 및 사업 협력 계약서’ 서류철을 들고 나왔다.

지혁이 서류철을 테이블 위에 툭 올려놓았다. 은우의 심장이 그 무게감에 내려앉았다. 이혼 합의서를 작성하기 위한 대화가 시작될 것이라 믿었기에, 은우는 억지로 엷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윤 변호사님께 연락해서 합의 이혼 서류 초안을 잡아달라고 하면 되겠죠? 세상에는 성격 차이로 조용히 합의 이혼하는 것으로 정리하고……”

“서 대표.”

지혁이 낮은 목소리로 은우의 말을 가로막았다. 그는 소파 바로 옆자리로 다가와 은우와 무릎이 닿을 듯한 거리에 앉았다. 안경을 벗은 그의 짙고 깊은 눈동자에는 비즈니스 파트너를 바라보는 차가운 이성 대신, 한 여자를 향한 억누를 길 없는 애틋함과 뜨거운 집착이 가득 담겨 있었다.

“나는 이 계약서를 정리할 생각이 없습니다.”

“……네?”

“찢어버리거나 무효로 만들 생각도 없습니다. 오히려 이 계약을…… 갱신하고 싶습니다.”

은우가 당황하여 눈을 크게 뜨자, 지혁은 테이블 위의 서류철을 들어 뒤집었다. 그리고 은우의 눈앞에 계약서의 마지막 장,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아야 할 백지 부분을 펼쳐 보였다.

그곳에는 늘 단정하게 서명만 하던 강지혁 전무의 손글씨와는 사뭇 다른, 조금은 거칠고 다급하게 흔들린 펜 자국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특약 조항 제15조:
본 계약은 계약 기간 만료 시 상호 합의에 의해 평생으로 자동 갱신된다.
단, 갑(강지혁)은 을(서은우)의 독립성과 성취, 그리고 가장 빛나는 이름을 영원히 지켜주는 든든한 동업자이자 진짜 남편으로 남는다.

추가 결의:
갑은 을을 평생 사랑하고 지지할 의무를 지며, 을은 갑의 곁에서 유능함을 증명하지 않고도 온전히 기대어 쉴 권리를 가진다.]

은우의 시야가 글자 위로 번져나가는 눈물 때문에 흐려졌다.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 그 문장들 속에는 밤샘 기획 회의 도중 은우의 지친 어깨를 바라보며 그가 홀로 삼켜야 했던 수많은 감정의 파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늘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누군가의 곁에 머무를 자격을 얻는다고 생각했던 자신에게, 유능하지 않아도 쉴 수 있는 권리를 주겠다는 지혁의 문장은 은우의 영혼 가장 깊은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이 남자가 주는 사랑은 빚이 아니었다. 자신을 주저앉게 만드는 족쇄도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하늘로 온전히 날아오를 수 있게 해 주는 단단한 날개였다.

“서은우 씨.”

지혁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은우의 눈가에 흐르는 눈물방울을 따뜻한 엄지손가락으로 닦아내 주었다. 그의 손가락에서 전해지는 미세한 떨림이 은우의 심장을 가차 없이 난도질했다.

“처음에는 내 자리를 지키기 위해 당신의 유능함이 필요해서 비즈니스로 접근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내 인생에 서은우라는 사람보다 완벽한 파트너는 없고, 내 마음에 당신보다 소중한 존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혁의 낮고 떨리는 음성이 은우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당신이 제일기안에서 당했던 상처, 세상에서 홀로 유능함을 증명하기 위해 짊어져야 했던 그 무거운 짐들…… 이제는 내가 같이 짊어지겠습니다. 당신이 당신의 이름으로 가장 높이 날아오를 수 있도록, 내가 당신의 가장 단단한 바람막이자 동업자가 되어주겠습니다. 그러니까……”

지혁이 은우의 두 손을 포개어 쥐며, 그녀의 눈동자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가짜 계약 남편이 아니라, 당신을 온 진심으로 사랑하는 진짜 남편이 되게 해주십시오. 평생 내 곁에서 나의 동반자가 되어주겠습니까?”

은우의 가슴속에서 수년간 단단하게 얼어붙어 있던 불신의 얼음벽이 한순간에 녹아내리며 뜨거운 강물이 되어 흘러내렸다.

은우는 눈물이 고인 채로 피식 엷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지혁이 제 이름을 온전하게 지켜 주겠다고 선언하는 이상, 두려워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만약 제가 이 특약 조항에 동의하지 않고 거절하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지혁은 은우의 손가락 마디마디를 단단하게 깍지 껴 쥐며, 장난기가 서린 하지만 지독하게 진지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매일 새로운 특약 조항을 작성해서 W&U 랩 대표실로 찾아갈 겁니다. 사인해 줄 때까지 기획안 결재를 미루는 아주 성가시고 집요한 클라이언트가 되어서라도, 기어이 동의를 받아낼 생각입니다.”

“클라이언트가 이렇게 비신사적으로 나오면 곤란한데요.”

은우가 목이 메어 웃음을 터뜨리며 지혁의 단단한 어깨에 제 머리를 가만히 기댔다. 지혁의 품에서 전해지는 포근하고 익숙한 체온이 은우의 전신을 감싸 안았다.

“좋아요. 클라이언트한테 이렇게 끈질기게 당하는 건 마케터로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으니까요.”

은우가 고개를 들어 지혁의 짙은 시선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 그리고 손가락을 깍지 낀 채 지혁의 손을 조금 더 꽉 쥐었다.

“이번 계약, 상호 합의 하에 자동으로 갱신하는 것으로 하죠. 평생 동안.”

지혁의 얼굴에 찬란한 환희의 미소가 번졌다. 지혁은 참지 못하고 은우의 허리를 감싸 안아 제 품으로 끌어당겼다.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가짜 계약의 벽이 완전히 부서지고, 오직 서로를 향한 가공되지 않은 진심만이 공간을 채웠다.

지혁이 천천히 고개를 숙여 은우의 붉은 입술 위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시작된 입맞춤은 이내 두 사람의 참아왔던 갈망을 대변하듯 깊고 뜨겁게 깊어졌다.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빛나는 도심의 불빛 아래서, 두 사람의 숨결이 완벽하게 하나로 얽혀 들었다.

비즈니스 파트너로 시작된 두 사람의 동업은 그렇게, 서로의 우주를 공유하는 가장 완벽한 진짜 부부로서 영원한 자동 갱신을 선언했다.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