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코어

99화: 종말의 가루
민우와 백서아의 융합된 나노 전자기 광선이 거괴의 중심핵 내부를 완전히 잠식해 들어갔다.
“이…… 이럴 순 없다…… 마더 코어가…… 내 신인류의 신세계가……!”
회장의 비명 섞인 단말마가 폭풍 속에서 잘게 부서졌다.
민우는 서아의 손을 굳게 쥔 채, 왼손 손끝을 최종 골격 칼날로 굳혀 거괴의 심장 마더 코어 핵을 정면으로 찔러 넣었다.
푸욱! 콰아아아앙-!
눈부신 은색과 청색의 에너지가 마더 코어 핵을 관통하는 순간, 30미터 크기의 거괴 전신이 일시적으로 정지하며 흰색의 폭발적인 인광 빛 기둥을 뿜어냈다. 거괴를 지탱하던 모든 생체 회로와 강철 촉수들이 기이하게 부르르 떨렸다.
파스스스.
거괴의 핵 표면에서 시작된 미세한 나노 붕괴 결합이 거대한 동체 전체로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 30미터 크기의 청색 살덩이와 합금 뼈대들이 일시에 눈부신 빛의 가루로 변해 밤하늘의 빗방울과 섞여 흩어졌다.
그것은 끔찍한 폭발이 아니었다. 도심의 먹구름을 밀어내고 밤하늘을 수놓은, 거대한 청색과 은색의 빛나는 불꽃놀이의 가루들이 내리는 장엄한 소멸이었다.
“……끝났어.”
서아는 힘을 잃고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복부 상처는 민우의 나노 정화 입자에 의해 이미 지혈되어 안정 궤도로 돌아서 있었다.
민우는 가슴 위의 코어를 손으로 눌렀다. 맑은 빛을 뿜어내던 코어는 이제 완전히 숙주와 융합되어, 살가죽 안쪽에서 희미하고 따뜻한 일반적인 심장 박동으로 조용히 맥박치고 있었다.
거괴의 소멸과 함께, 강남대로를 뒤흔들던 네오젠의 밤의 재앙은 은색 빛의 가루가 되어 도시의 어둠 속으로 쓸쓸히 사라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