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코어

97화: 역포식(逆捕食)
“그렇다면 이곳에서 네 자아와 함께 영구히 말소되어라!”
회장의 기둥 형상이 사나운 청색 촉수 그물망으로 민우의 의식을 통째로 감아 눌렀다.
현실 세계.
거괴의 핵에 손을 대고 있던 민우의 전신 은색 장갑판 틈새로 붉은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다. 마더 코어의 막강한 피드백 전자기압이 그의 육체를 분쇄하려 짓누르고 있었다.
‘……코어, 역흡수 시퀀스 발동.’
민우는 의식 속에서 눈을 감고, 체내의 은빛 코어를 격렬하게 역회전시켰다.
[바이오 코어, 모체 유기체 역흡수(Reverse Absorption) 작동.]
[에너지 흐름 차단 및 역류 개시.]
우우우우우웅-!
그 순간, 두 존재 사이에 얽혀 있던 수십만 개의 나노 촉수들이 일제히 청색에서 순백의 흡입 빛으로 변했다. 거괴의 거대한 핵 속에 잠재되어 있던 천문학적인 마더 코어 생체 에너지가, 민우가 연결해 둔 나노 네트워크 통로를 타고 무서운 속도로 역류하여 민우의 심장 속 코어를 향해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어…… 어떻게?! 마더 코어의 에너지가…… 역류하고 있다고?! 이 미친 녀석, 모체의 에너지를 네 나약한 인간 몸뚱이가 담아낼 수 있을 것 같으냐!”
회장의 비명 섞인 음성이 펜트하우스를 흔들었다.
실제로 거괴의 30미터 크기의 거대한 동체에서 흐르던 푸른 빛들이 점차 투명하게 탈색되며 민우의 가슴속 코어를 향해 폭포처럼 빨려 들어갔다.
민우의 가슴 아래쪽 장갑판들은 쏟아져 들어오는 막강한 모체의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해, 쩍쩍 갈라지며 눈부신 에너지가 뿜어져 나와 살가죽을 태워 가고 있었다.
[위험: 숙주 체내의 에너지 포화율 200% 초과.]
[신체 붕괴 임계점 도달 15초 전.]
민우는 이를 악물며 의식을 유지하려 애썼으나, 그의 피부 곳곳에서 나노 입자가 터져 나와 공중으로 흩날리는 전신 붕괴의 전조 증상이 일기 시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