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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코어82화

바이오 코어

바이오 코어

82화: 심연(深淵)의 지배자

부서진 은색 이중 해치문 너머로 드러난 80층 펜트하우스의 정경은 기괴함의 극치였다.

사방의 통유리창 너머로 번개가 칠 때마다 어두운 강남의 도심 전경이 번쩍였으나, 펜트하우스 내부는 거대한 검붉은 유기 세포막과 굵은 튜브들로 온통 잠식되어 있었다.

그리고 방 한가운데에는 지름 5미터, 높이 1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원통형 청색 점액질 탱크가 우뚝 솟아 있었다. 탱크 내부의 액체 속에는 수십 개의 생체 전도 케이블과 맥동하는 혈관 모양의 튜브들로 전신이 연결되어 있는 노신사가 웅크려 떠 있었다.

그가 바로 이 비극의 원흉이자 네오젠의 회장이었다.

“……결국 도달했군, 완성형 융합체여.”

탱크 내부의 액체 속에서 눈을 뜬 회장의 입술은 움직이지 않았으나, 펜트하우스 사방의 맥동하는 고기 세포벽들이 일제히 떨리며 그의 기계 섞인 목소리를 도처에 공명시켰다.

“너의 코어가 품은 진화 데이터는 실로 경이롭다. 인류를 지배할 완벽한 시제품의 표본이 되어 내 눈앞에 서다니.”

민우는 탱크 앞으로 걸어가 섰다.

[바이오 코어, 출력 60% 활성화.]
[대상의 생체 정보 해독: 마더 코어(Mother Core)와 신경망 융합 진행률 95%.]

코어는 회장의 생체 정보가 이미 인간의 범주를 벗어나, 바이오 코어들의 모체 자아이자 외성 나노 유기체 덩어리인 마더 코어의 신경망과 거의 완벽하게 융합되어 있음을 경고했다. 회장은 인간의 껍데기를 쓴, 마더 코어 그 자체였다.

“네놈의 심장을 부수러 왔다.”

민우의 목소리는 밤공기보다 차가웠다.

“부순다고? 하하하! 내 심장은 이미 이 타워 전체, 그리고 이 도시의 지하 세포망 전체와 연결되어 있다. 나를 소멸시키려면 이 도시 전체를 소멸시켜야 할 것이다.”

그때, 펜트하우스의 어두운 구석 그림자 속에서 묵직한 군화 발소리가 들려왔다.

스르륵, 철컥.

양손 전체를 2미터 길이의 초합금 거대 칼날과 철퇴 형태로 재조합한 거구의 사내가 천천히 걸어 나왔.

한도준이었다. 그의 전신 피부는 이전보다 훨씬 더 조밀하고 끔찍한 검회색 합금 장갑판들로 빽빽하게 메워져 있었다.

최후의 결전판이, 마침내 펜트하우스 한가운데에서 완성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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