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코어

81화: 늑대의 눈물
사장의 기계 유압 프레스 날이 민우의 가슴팍 바로 앞 1센티미터 지점에서 갑자기 삐걱거리며 멈춰 섰다.
“……으…… 윽…….”
사장의 박살 난 제어 칩 틈새로, 붉은빛이 아닌 희미한 은색의 안광이 찰나의 순간 돌아왔다. 그의 핏발 선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리며 뺨을 타고 젖은 바닥에 뚝 떨어졌다.
“민…… 민우…… 야…….”
사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소년의 이름을 불렀다.
“죽…… 죽여…… 줘……. 내 몸이…… 사람들을…… 더 죽이기 전에…….”
그의 뇌 세포 속에 심어진 제어 칩들이 다시 한번 거센 스파크를 일며, 그의 눈동자를 다시 붉은색의 이성 잃은 포식자 광기로 물들이기 시작했다.
민우는 이를 악물었다. 그의 뺨을 타고 한 줄기 차가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는 사장의 영혼이 겪고 있을 끔찍한 고통을 끝내줄 수밖에 없었다.
“……감사했습니다, 사장님.”
민우는 오른손의 골격을 칼날보다 날카로운 나노 파동 상태로 굳혔다. 그리고 눈을 질끈 감으며, 사장의 가슴 정중앙에 박혀 있던 네오젠의 핵심 제어 원자로를 향해 오른손을 부드럽게 찔러 넣었다.
푸욱.
금속 핀들이 녹아내리는 소리와 함께, 민우의 손가락이 사장의 동력 엔진 핵을 단숨에 부수어 소멸시켰다.
“……고…… 맙다…….”
사장의 입가에 희미한 평온한 미소가 감돌았다. 그의 핏발 선 눈이 스르르 감기며, 사장은 기계 장치와 함께 무릎을 꿇고 차가운 복도 바닥으로 고요히 쓰러졌다. 그의 호흡은 완전히 멈췄고, 영원한 안식이 그를 감싸 안았다.
민우는 서서히 일어섰다.
그의 얼굴에서 눈물 자국이 빗물에 씻겨 지워지며, 소년의 눈빛에서는 일말의 인간적인 망설임이나 연민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갔다.
남은 것은 오직 하나, 이 모든 비극을 만들어낸 네오젠의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발기겠다는 냉혹하고 차가운 복수귀(復讐鬼)의 눈빛뿐이었다.
민우는 은색 이중 해치문을 향해 오른손 주먹을 강하게 내질렀다.
콰아아앙-!
두꺼운 해치문이 종잇장처럼 박살 나며 안쪽으로 무너져 내렸고, 민우는 자욱한 먼지 속을 헤치며 펜트하우스 내부로 거침없이 걸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