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코어

72화: 무너지는 촉수
거괴 골리앗이 쓰러지자, 민우는 망설임 없이 메인 동력 장치인 청색 실린더 콘솔 앞으로 걸어갔다.
“동력 핵 정지 시퀀스는 해킹이 불가능해. 네오젠 본사 시스템과 다이렉트로 물리 락이 걸려 있어.”
백서아가 단말기를 보며 말했다.
“그럼 부수면 되죠.”
민우는 오른손 손바닥을 실린더 표면에 대고 가슴속 코어의 진동을 극한으로 올렸다.
[골격 파동 방출 및 나노 붕괴 개시.]
우우우웅-!
그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온 고주파 나노 진동이 두꺼운 실린더의 특수 투명 강철을 타고 내부의 메인 동력 코어 에너지 핵으로 침투해 들어갔다.
파스스스.
동력 핵 내부의 분자 구조 결합이 붕괴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눈부신 청색 실린더 내부의 빛이 보랏빛으로 격렬하게 폭주하다가, 퍽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를 뿜으며 일제히 꺼져버렸다.
콰아아앙!
동력실 곳곳에서 보조 변전 장치들이 체인 폭발을 일으키며 작동을 멈췄다.
동시에, 지상 강남대로 전역.
시민들을 공격하고 군 전차를 감아 쥐고 요동치던 수십 개의 거대한 가시 촉수들이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더니, 이내 핏기를 잃고 잿빛으로 변해 흐물흐물하게 무너져 내렸다.
쿵. 쿠웅.
도시를 뒤흔들던 거대한 검은 가시나무들이 힘을 잃고 아스팔트 바닥으로 쓰러져 재가 되어 흩날렸다.
“촉수들이…… 촉수들이 멈췄다!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지상의 시민들과 방어선을 지키고 있던 연합 신성의 대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네오젠 본사 타워를 휘감고 있던 기괴한 고기 세포막들도 힘을 잃고 부식되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굳게 닫혀 있던 타워 1층의 강철 바리케이드 차단벽들이 동력 차단으로 인해 락이 풀리며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네오젠 타워 내부로 직접 진입할 수 있는 최후의 통로가, 마침내 지상에서 활짝 열린 것이다.
지하 동력실에서 올라온 민우와 일행은 연합 신성의 본진 대원들과 합류했다. 그들의 눈빛에는 마지막 결전을 향한 결의가 번뜩이고 있었다.
“가죠. 네오젠의 숨통을 마저 끊으러.”
민우가 타워 입구를 향해 앞장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