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코어

57화: 검은 약속
네오젠 3번 보급 기지의 폭발 소식은 한도준과 네오젠 이사회에게 엄청난 충격을 선사했다.
“3분 만에 기지 하나가 완파당했다고? 그것도 강민우 놈 단 한 명에게?”
한도준의 미간이 흉측하게 일그러졌다. 그는 민우의 심장 정지 데이터를 분명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우가 더 강력한 힘을 얻어 부활했다는 사실에 극도의 위기감을 느꼈다.
“이사장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강민우는 이미 단순한 기동대로는 막을 수 없습니다.”
화상 회의 속 노신사가 차가운 눈빛으로 담배를 피워 물었다.
“……그와 힘을 합칠 수 있는 이면 세계의 쥐새끼들을 차단해야 하네. 돈과 힘을 아끼지 말게. 이면 세계의 사설 이능력 길드들에게 강민우의 목에 1,000억 원의 현상금을 걸게나. 그를 고립시켜 아사하게 만드는 거야.”
그날 밤.
이면 세계의 무법지대 어둠 속에서 거대한 현상금 포스터 하나가 전자망을 타고 은밀하게 유포되었다. 강민우의 얼굴과 가슴 속 바이오 코어의 실루엣, 그리고 그 옆에 선명하게 적힌 1,000억 원이라는 상상 초월의 숫자가 사냥꾼들의 심장을 자극했다.
“1,000억 원이라고……? 대성그룹이 제대로 눈이 뒤집혔군.”
“어차피 네오젠의 눈 밖에 난 고등학생 꼬맹이잖아? 길드원들을 전부 소집해라. 꼬맹이 하나 잡고 신세 고쳐보자!”
평소 네오젠과 중립 관계를 유지하거나, 소수 실험체들의 구출을 도우려던 일부 의적 길드들마저 천문학적인 금액의 유혹 앞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돈에 눈이 먼 이능력자 사냥꾼들과 탑클래스 해결사들이 강민우를 사냥하기 위해 도심의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안전 가옥의 백서아는 어두운 표정으로 단말기의 통신 로그를 주시했다.
“……통신이 전부 끊겼어. 이면 세계의 단골 정보상들도 내 무전을 무시하고 있고, 심지어 우릴 지원해주기로 했던 이능력자 길드 ‘백사’마저 연결을 끊었어.”
“현상금 때문이겠군요.”
민우가 전술 가죽 장갑의 끈을 단단히 묶으며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우리가 완전히 고립되었어, 민우야. 이제 이 도시의 밤거리에선 누구도 우릴 돕지 않을 거야. 온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거야.”
민우는 창밖의 어두운 도시를 응시했다. 밤바람을 타고 다가오는 살의 어린 기척들이, 코어의 초감각 레이더망에 선명하게 잡히기 시작하고 있었다.
“고립된 건 우리가 아니라 그들입니다.”
소년의 미소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늑대는 무리 지어 다니지 않아도, 홀로 밤을 지배할 수 있는 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