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바이오 코어52화

바이오 코어

바이오 코어

52화: 패배의 빗줄기

“끝이다, 벌레 녀석.”

한도준의 차가운 음성과 함께, 그의 오른발이 민우의 가슴팍을 향해 정면으로 내리꽂혔다. 속도는 이미 음속에 가까웠다.

민우는 황급히 코어의 물리 보호막을 가슴에 집중했으나, 한도준의 발끝에 실린 파괴적인 에너지는 그 방어막을 계란껍질처럼 부숴버렸다.

콰아아앙-!

“끄아아아악!”

민우의 입에서 비명과 함께 한 움큼의 붉은 피가 허공으로 비산했다. 가슴의 갈비뼈 서너 개가 가루처럼 바스러지는 끔찍한 파쇄음과 함께, 민우의 몸은 헬기 패드 뒤편의 두꺼운 철제 컨테이너 벽을 뚫고 들어가 처박혔다.

우지끈! 쾅!

철제 컨테이너가 종잇장처럼 구겨지며 민우의 몸을 덮쳤다. 가슴속 코어가 불규칙하게 깜빡이며 파란 빛이 급격히 흐려졌다. 멈추기 직전의 심장 박동처럼, 코어의 진동이 아스라이 멀어져 가고 있었다.

“민우야!”

콘크리트 잔해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백서아가 비명을 지르며 튀어나왔다. 그녀는 주저 없이 허리에 차고 있던 연막탄 세 개를 한도준의 발밑을 향해 던졌다.

피식-! 콰아앙!

짙은 보라색 전자기 차폐 연막이 순식간에 헬기 패드를 뒤덮었다. 단순한 연막이 아니었다. 열 감지와 적외선 카메라 피드까지 완벽히 차단하는 전술 연막이었다.

“윤호야! 민석 씨! 빨리 민우를!”

지아가 염동력을 가동해 민우를 덮치고 있던 컨테이너 잔해들을 허공으로 밀어냈다. 민석은 전신을 경화시킨 채 폭풍처럼 연기 속으로 뛰어들어, 의식을 잃고 흐느적거리는 민우의 거구를 한 손으로 둘러멨다.

“거기서 비켜라!”

한도준이 연막 속에서 거친 바람을 일으키며 돌진했다. 그의 철권이 민석의 어깨를 스쳤고, 민석의 초합금 어깨 장갑이 깨지며 뼈가 어긋나는 둔탁한 파쇄음이 울렸다. 민석은 고통을 참고 민우를 안은 채 숲속에 대기 중이던 차량을 향해 달렸다.

“불꽃의 장벽!”

윤호가 남아있던 전력을 모두 짜내어, 한도준과 자신들 사이에 거대한 붉은 불꽃의 장벽을 만들어 세웠다.

“하찮은 발악이로군.”

한도준이 불길을 뚫고 전진하려 했으나, 짙은 전자기 연막과 불꽃 폭풍이 시야를 완벽히 가로막았다.

끼이이익!

그 사이 백서아는 대기해 둔 차량의 시동을 걸었고, 동료들은 만신창이가 된 민우를 태우고 빗길을 뚫고 숲속으로 도주했다.

차창 밖으로 내리는 차가운 빗줄기가 민우의 얼굴을 적셨으나, 소년의 눈은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아 움직이지 않았다. 가슴속 코어는 이제 완전히 불빛을 잃고 침묵 속에 잠겨 있었다.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