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코어

46화: 지하수로의 사냥꾼들
도심의 도로 아래, 거대하고 축축한 콘크리트 지하 하수수로.
썩은 물 냄새와 메탄가스가 섞인 공기가 어둡고 조용한 터널 내부를 메우고 있었다. 손전등 불빛 하나에 의지한 채, 민우와 백서아, 그리고 지아와 민석은 하수관 옆 좁은 콘크리트 보도를 따라 신속히 이동하고 있었다. 윤호는 상처 회복을 위해 안전 가옥에 남겨둔 상태였다.
물방울이 뚝, 뚝 떨어지는 소리만이 정적을 깨뜨렸다.
“이 지하 통로는 한강 지류까지 직접 연결되어 있어. 거길 통하면 네오젠의 검문망을 피해 도심 남단으로 안전하게 넘어갈 수 있어.”
서아가 속삭이며 앞장섰다.
끼이이이이-.
그때, 저 멀리 어두운 하수관 굴곡 너머에서 기분 나쁜 고주파 음파가 들려왔다. 인간의 귀로는 간신히 들릴 법한 미세한 초음파 진동이었다.
[경고: 고주파 음파 탐지 신호 수신.]
[대응: 전방 50미터 지점에서 비정상적인 생체 유기체 무리 접근 중.]
“멈춰요!”
민우가 일행의 앞을 막아서며 경고했다.
어둠 속에서 붉은빛 눈동자 수십 쌍이 번뜩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정체를 드러낸 것들은 평범한 들개가 아니었다. 몸집이 웬만한 멧돼지만큼 부풀어 올라 있었고, 머리 윗부분에 기계식 음파 탐지 장치가 이식되어 있는 네오젠의 개량형 ‘생체 음파 탐지견’ 무리였다.
그들의 입가에서는 산성 점액질이 뚝뚝 흐르며 콘크리트 바닥을 지익 소리와 함께 녹이고 있었다.
“크르르릉…… 왈!”
대장 견이 짖는 순간, 눈에 보이는 물리적 음파 진동이 터널 내부를 강타했다. 콘크리트 벽면이 쩍쩍 갈라지며 파편이 날아왔다.
“막아!”
민석이 앞으로 나서며 전신을 새까만 초합금 상태로 경화시켰다.
쾅-!
음파 충격파가 민석의 몸에 부딪혀 사방으로 분산되었으나, 탐지견들이 일제히 지면을 박차고 민우 일행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빨 사이로 흐르는 산성 액체가 닿는 모든 것을 부식시킬 기세였다.
“지아 누나, 좌측 세 마리를 염동력으로 잡아채요! 민석 형은 중앙 방어! 전 우측을 뚫겠습니다!”
민우가 다리를 강화해 도약했다.
타앗!
달려들던 탐지견 한 마리가 민우의 골격 칼날에 목덜미가 잘려 나가며 쓰러졌다. 하지만 탐지견들의 가죽은 인공 콜라겐 장갑으로 덮여 있어 매우 단단했고, 공격당할 때마다 체내의 음파 장치가 과부하를 일으키며 2차 폭발음을 내뿜었다.
민우는 탐지견의 이빨이 그의 어깨를 스쳐 가며 옷자락이 녹아내리는 아슬아슬한 공방 속에서, 코어의 출력을 끌어올려 나노 입자를 그들의 음파 제어 장치 속으로 직접 쏘아 넣었다.
치지직!
나노 입자들이 제어 회로를 망가뜨리자, 탐지견들이 서로를 공격하거나 자멸하기 시작했다. 하수도 터널 안은 개들의 비명 소리와 불빛, 그리고 피비린내로 아수라장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