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바이오 코어45화

바이오 코어

바이오 코어

45화: 붉은 계엄령

네오젠 본사 타워 80층, 회장 집무실.

초대형 스크린 가득 주가 폭락을 알리는 붉은색 숫자들이 비처럼 내리고 있었다. 가죽 의자에 깊숙이 묻혀 앉아 있는 네오젠의 회장, 그림자 속에 가려진 그의 실루엣에서 기묘한 청색 점액질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서 있는 사내는 프레데터 부대장, 한도준이었다.

“……자금이 모두 잠겼다.”

회장의 목소리는 사람이 내는 소리라기보다는 기계 장치 여러 개가 공명하여 불협화음을 내는 듯한 괴이한 기계음이었다.

“강민우…… 그 벌레 같은 녀석이 우리의 심장부를 찔렀어. 아틀라스 계획의 진행률이 40%에서 멈췄다.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오류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즉시 사살하겠습니다.”

한도준이 고개를 숙이며 이빨을 갈았다.

“사살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의 가슴에 박힌 완성형 코어를 온전하게 내 앞에 가져와라. 그것만이 우리의 계획을 복구할 유일한 열쇠다. 네놈의 군대를 모두 풀어라. 도시 전체를 샅샅이 뒤져라.”

회장의 등 뒤에서 거대한 청색 점액질 촉수들이 일시적으로 뻗어 나왔다가 사라졌다.

“실행하겠습니다.”

한도준은 방을 나선 즉시 자신의 전술 단말기를 켰다.

[프레데터 기동대 전체 소집. 특별 작전 코드: 레드 락다운(Red Lockdown) 발령.]

순식간에 서울 도심 전역에 네오젠의 검은색 수색 차량 수백 대가 도로 위로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경찰이나 군대조차 터치하지 못하는 대성그룹의 특별 치외법권 권한을 빙자해, 주요 교량과 도로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일반 시민들의 신분증과 차량 트렁크를 강제로 뒤지기 시작했다.

도심 상공에는 서치라이트를 켠 드론 편대 수십 기가 배회하며 실시간 안면 인식 감시망을 가동했다. 밤거리는 붉은 경보등과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로 가득 찼다. 사실상 계엄령에 준하는 공포 분위기가 도시를 감싸 안았다.

이면 세계의 안전 가옥.

“검문이 너무 촘촘해. 이대로 지상을 통해 움직이는 건 자살 행위야.”

백서아가 모니터에 표시된 도심 검문소 분포도를 보며 안타까워했다. 강 건너편의 안전 병동에 있는 민우의 어머니를 찾아가거나 추가 작전을 벌이기 위해선 이동이 필수적인데, 지상 경계망이 완벽히 차단된 상태였다.

민우는 창밖으로 밤하늘을 수놓은 네오젠의 수색 드론들을 노려보았다.

“지상이 막혔다면, 어둠 속으로 가야겠군요.”

“어둠 속이라니?”

“도시의 핏줄인 하수도망입니다.”

민우는 가슴속 코어를 누르며, 도시의 지하 지도를 다운로드하기 위해 단말기를 켰다. 사냥꾼들의 눈을 피해, 늑대들은 어두운 지하수로로 발걸음을 옮길 준비를 하고 있었다.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