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코어

41화: 아틀라스의 지도
적혈은 무너진 콘크리트 잔해 더미 속에 파묻힌 채 가느다란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의 이능력 원천인 혈액 순환 시스템은 민우의 극한 흡열 공격에 노출되어 이미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민우는 거칠게 몰아쉬는 숨을 가다듬으며 적혈에게 다가갔다. 그의 품 안을 뒤지자, 붉은 안광을 불길하게 내뿜는 소형 금속제 암호화 칩 하나가 손끝에 걸렸다. 네오젠의 핵심 간부들만이 소지할 수 있는 최고 등급의 기밀 전술 메모리 칩이었다.
“그…… 그걸 손에 넣는다고 해서…… 네놈이 무엇을 바꿀 수 있을 것 같나…….”
적혈이 입가에 선혈을 머금은 채 실성한 듯 짓껄였다.
“인류의 진화는…… 이미 네오젠의 거대한 설계 아래 놓여 있다…….”
민우는 대꾸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 채 적혈의 목덜미를 강타해 기절시켰다.
잠시 후, 옥상 출입문을 박차고 백서아와 지아, 민석이 헐떡이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옥상 전체가 서리로 뒤덮인 기이한 풍경과 처참하게 패배한 적혈의 모습에 할 말을 잊고 경악했다.
“민우야! 무사했구나!”
서아가 다급히 달려와 윤호의 상태를 점검하는 사이, 민우는 획득한 암호화 칩을 그녀에게 건넸다.
“적혈의 안주머니에서 찾아낸 겁니다. 강력한 보안이 걸려 있을 거예요.”
서아는 지체 없이 휴대용 분석 단말기를 꺼내 칩을 결합했다. 단말기 상단으로 복잡한 청색 암호 알고리즘이 해독의 불꽃을 튕기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 “해독 완료. ……아, 이럴 수가. 이건…… 단순한 생체 병기 수송 계획 따위가 아니야.”
서아의 눈동자가 깊은 공포로 심하게 출렁였다. 단말기 화면에는 거대한 세계 지도 위로 수십만 개의 붉은 노드들이 혈관처럼 얽힌 거대한 로드맵이 부상했다.
[프로젝트 명칭: 아틀라스 (Project Atlas)]
- 핵심 골자: 나노 유기체(마더 코어 추출물)의 대량 살포를 통한 인류 강제 유전자 재조합 및 진화 유도.
- 초기 대상지: 서울을 기점으로 한 전 세계 12개 주요 메가시티.
- 실행 메커니즘: 도심 정수 시설 및 무선 통신망을 통한 나노 입자 활성화 주파수 송출.
- 자금 원천: 대성그룹 소유의 유령 투자회사를 통한 은밀한 자금 조달 및 확보 완료.
“네오젠은 단순한 군사 기업의 차원을 넘어섰어요.”
서아가 마른침을 삼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들은 대성그룹의 불법 비자금을 총동원해, 서울을 시작으로 전 인류에게 바이오 코어 시제품의 하위 물질인 나노 입자를 강제로 감염시키려 하고 있어요. 살아남는 자는 그들의 통제 아래 놓인 노예 병기가 되고, 적응에 실패한 자들은 아까 보았던 지하 공장의 괴물들처럼 소모품으로 폐기되는…… 인류 강제 진화 계획이에요.”
민우의 가슴 속 바이오 코어가 분노로 뜨겁게 진동했다.
“자금줄…… 로드맵에 명시된 유령 투자회사의 본체가 어디입니까?”
서아가 단말기를 조작해 상세 주소를 띄웠다. 강남 한복판에 위용을 뽐내며 우뚝 솟은 55층짜리 초현대식 마천루, ‘아틀라스 캐피탈’ 본사 빌딩이었다.
“이곳이 네오젠의 자금 세탁 및 투자 운용을 전담하는 메인 서버가 위치한 장소야. 이 서버를 무력화하고 자금 흐름을 전면 동결시킨다면, 인류 개조 프로젝트 전체를 일시에 마비시킬 수 있어.”
“가야겠군요.”
민우가 칩을 챙겨 몸을 일으켰다. 그의 눈빛은 이미 결전의 장소로 향하고 있었다.
“적들이 이 칩의 탈취 사실을 알아차리기 전에, 우리가 먼저 그들의 심장부를 도려내겠습니다.”
소년의 서늘한 명령과 함께, 굶주린 늑대들의 진정한 반격 작전이 수립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