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바이오 코어39화

바이오 코어

바이오 코어

39화: 붉은 사냥꾼

세찬 빗줄기가 빌딩 옥상의 거친 시멘트 바닥을 두들기며 자욱한 물안개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

민우가 기진맥진한 윤호를 부축해 옥상 출입구로 향하려던 찰나, 빗소리를 뚫고 가벼운 박수 소리가 고막을 파고들었다.

짝. 짝. 짝.

“경이롭군, 강민우. 한 대장님이 왜 그 코어에 그토록 집착하는지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아. 심장에 박힌 폭탄까지 정밀 수술로 해제하고 살아 돌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

어둠이 짙게 깔린 옥상 구석,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유유히 서 있는 사내가 보였다.

그는 광택이 감도는 진홍색 가죽 코트를 걸치고 있었으며, 손가락 끝으로는 작은 단검을 장난스럽게 회전시키고 있었다. 그의 안색은 병적일 정도로 창백했으나, 입술과 눈동자만은 금방이라도 피가 흘러내릴 듯 선명한 핏빛을 띠고 있었다. 네오젠 특수부대의 핵심 간부이자 한도준의 가장 충성스러운 심복, ‘적혈’이었다.

“……네놈이 적혈이군.”

민우는 윤호를 조심스럽게 벽면에 기대어 앉힌 뒤,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 가슴 속 바이오 코어 시제품이 거센 경고 반응을 보이며 청백색의 인광을 폭발적으로 방출했다.

“그래. 내 이능력이 무엇인지 무척이나 궁금하겠지? 난 ‘혈액 연소’……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타인의 피나 내 자신의 피를 매개로 주변의 분자 진동을 극한까지 가속해 폭발시키는 ‘적색 폭발’의 이능력자다.”

적혈이 돌리던 단검으로 자신의 손바닥을 가볍게 그었다. 선홍색 선혈이 빗물과 뒤섞여 옥상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스르륵.

그의 피가 빗물을 타고 민우가 서 있는 발밑으로 스며드는 순간, 민우의 모든 감각이 극도의 위기 신호를 타전했다.

[위험: 발밑의 유기체 액체에서 급격한 열에너지 및 분자 가속 반응 감지.]
[즉시 회피를 권고함.]

“터져라.”

적혈이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콰아아앙-!

민우가 반사적으로 몸을 던진 찰나, 그가 방금까지 서 있던 바닥의 빗물과 핏물이 섞인 지점이 거대한 화염 폭발을 일으켰다. 시멘트 파편들이 비산하며 옥상 바닥이 흉측하게 파여 나갔다.

연쇄 폭발의 충격파가 민우의 신체를 강타했고, 그는 공중에서 몸을 비틀어 착지했으나 뺨에 날카로운 핏자국이 새겨졌다.

“하하하! 헛수고다! 이 도시는 지금 온통 빗물로 뒤덮인 물바다 아닌가. 내 피가 단 한 방울이라도 섞이는 순간, 네놈이 발을 딛는 모든 공간이 곧 치명적인 폭탄이 될 테니까!”

적혈이 광기 서린 웃음을 터뜨리며 자신의 상처에서 피를 옥상 바닥으로 무차별적으로 뿌려댔다. 빗물에 녹아든 핏빛이 순식간에 옥상 전체로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 민우는 퇴로를 차단당한 채, 붉게 물들어가는 죽음의 빗물 감옥 한가운데 고립되었다.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