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코어

37화: 사선(死線)의 수술
공장 최심부의 격리 병동. 중환자실을 기괴하게 모방한 유리 구금실 한가운데에 윤호가 결박되어 있었다.
그의 전신은 수십 개의 바이패스 튜브와 전도선으로 얽혀 있었고, 가슴팍에는 붉은 안광을 불길하게 점멸하는 흑색 금속 상자가 수술을 통해 이식되어 있었다.
“윤호 형!”
민우가 격벽을 종잇장처럼 찢고 들어가 윤호의 결박을 풀었다. 윤호는 마취 가스와 개조의 후유증으로 인해 간신히 의식의 끈을 붙잡고 있었다.
“민…… 민우냐……? 물러서…… 내 몸에…….”
윤호가 갈라진 음성으로 가슴의 타이머를 가리켰다.
[자폭 시퀀스 가동 중. 남은 시간: 02분 15초.]
[경고: 물리적인 강제 탈착 시도 시 즉시 기폭합니다.]
“한도준…… 그 잔인한 놈이 내 심장 동맥에 소형 자폭 장치를 직접 매설했어. 억지로 분리하면 그 순간 터지게 설계되어 있어…….”
민우의 미간이 깊게 파였다. 이 정교한 금속 장치는 윤호의 심장 박동과 실시간으로 동기화되어 있어, 탈착 시 발생하는 압력 변화를 감지해 기폭하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괜찮아요. 제가 뗄 수 있습니다.”
민우는 윤호의 가슴 위에 떨리는 손을 얹었다. 그의 가슴 속 바이오 코어 시제품이 강렬한 진동을 일으키며 연산 능력을 극대화했다.
[미세 나노 수술 모드 가동.]
[생체 스캔: 대상의 심장 동맥 및 폭발물 접촉부 정밀 탐색.]
민우의 손끝에서 머리카락 만 분의 일 굵기에 불과한 초미세 나노 촉수 수백만 개가 뿜어져 나왔다. 촉수들은 윤호의 피부 조직을 부드럽게 투과하여, 심장 박동을 유지하는 혈관과 폭탄의 감지 전선 사이의 극미세한 틈새로 침투했다.
나노 입자들은 실시간으로 폭탄의 압력 센서와 전기 신호를 복제하여, 폭탄이 분리되더라도 심장이 여전히 연결된 것처럼 장치를 속이는 ‘생체 바이패스’를 구축했다.
[나노 신호 우회 완료. 분리 시퀀스 개시.]
식은땀이 민우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극도의 정밀함을 요구하는 제어로 인해 코어의 에너지가 무서운 속도로 소모되고 있었다.
삐-! 삐-!
[남은 시간: 45초.]
민우는 나노 촉수들을 조작해 폭탄을 고정하고 있던 강철 핀들을 미세하게 용해했다. 고정 핀들이 액체처럼 녹아내리며 폭탄이 윤호의 흉부에서 서서히 부상했다.
“흐읍!”
민우는 나노 촉수로 신호를 유지한 채, 오른손 끝을 날카로운 칼날처럼 경화시켜 윤호의 가슴에 연결된 도선을 단숨에 절단했다.
철컥!
폭탄의 타이머가 00분 12초에서 마법처럼 멈췄다. 폭발 신호가 민우가 구축한 나노 바이패스에 가로막혀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민우는 떼어낸 폭탄을 공장 구석의 폐기물 배출구로 멀리 투척했다.
콰아아앙!
잠시 후 지하 심부에서 묵직한 폭음과 함께 먼지 구름이 치솟았다.
“……살았군.”
윤호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민우의 어깨에 기대어 왔다. 하지만 안도의 순간도 잠시, 공장 천장의 적색 비상등이 미친 듯이 회전하며 시설 전체의 붕괴 사이렌을 울려댔다.
- “비상 상황. 핵심 시설 파괴로 인해 지하 공장 전체의 자폭 시퀀스를 기동합니다. 30초 후 본 구역이 완전히 폐쇄 및 매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