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코어

36화: 안식(安息)
“크아아아악-!”
기괴하고 처절한 울음소리가 공장 내부의 공기를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배양 탱크에서 쏟아져 나온 괴물들은 한때 인간이었을 흔적을 처참하게 유린당한 상태였다. 양팔을 대신해 이식된 톱날형 금속 칼날, 강철 프레임과 엉겨 붙어 흉측하게 뒤틀린 척추, 그리고 뇌 정수리에 박힌 제어 칩에서 튀어 오르는 스파크가 그들이 겪었을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대변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미 이성이 완전히 거세된 채, 뇌 속에 각인된 살육 프로그램의 지시에 따라 민우를 향해 광적으로 쇄도했다.
“……미안합니다.”
민우는 가슴을 짓누르는 깊은 슬픔과 함께 들끓는 분노를 억눌렀다. 저 가여운 생명체들은 네오젠에 납치되어 평범한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희생자들이었다. 그들을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릴 방법은 없었으나, 적어도 인간이 아닌 괴물로서 연명해야 하는 비참한 고통에서는 해방해 줄 수 있었다.
슝-!
첫 번째 괴물이 양팔의 금속 칼날을 광폭하게 휘두르며 민우의 경동맥을 겨냥했다. 민우는 칼날의 궤적을 찰나의 차이로 흘려보내며 괴물의 가슴팍에 왼손을 얹었다.
‘국소 나노 파쇄.’
손끝에서 고주파로 진동하는 나노 입자가 뿜어져 나가, 괴물의 뇌에 박힌 네오젠의 제어 칩을 정확히 관통해 태워버렸다. 통제 기능을 상실한 괴물은 고통의 굴레를 벗어던진 듯 스르르 바닥으로 쓰러졌다.
“크르르릉!”
이번에는 늑대와 기계가 흉측하게 융합된 대형 실험체 두 마리가 좌우에서 민우의 어깨를 물어뜯으려 도약했다.
민우는 양팔의 골격을 초고밀도로 강화해 덮쳐오는 두 괴물의 목덜미를 각각 움켜쥐었다.
[골격 파동 방출.]
파아아앙-!
민우의 양손에서 강력한 물리 충격 파동이 뿜어져 나갔다. 괴물들의 체내에 이식된 불안정한 기계 장치들이 순간적으로 과부하를 일으키며 폭발했다. 붉은 안광을 잃고 쓰러지는 괴물들의 눈동자에는, 마침내 지옥 같은 삶에서 벗어난 듯한 찰나의 안도감이 스쳐 지나갔다.
민우는 쉴 새 없이 몰려드는 괴물들 사이를 번개처럼 가로지르며, 고통의 촉수들을 하나씩 무력화해 나갔다. 그것은 단순한 살생이 아니었다. 차가운 지하 감옥에 유폐된 가여운 영혼들을 어둠 속에서 안식으로 인도하는, 소년만의 처절한 장례식이었다.
수십 마리의 실험체가 쓰러지고 공장 바닥에 탁한 액체와 기계 파편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졌다. 마침내 마지막 괴물이 민우의 손길을 받으며 조용히 숨을 거두었을 때, 사방은 다시금 무거운 침묵에 잠겼다.
민우는 핏빛으로 물든 자신의 손을 묵묵히 내려다보았다. 주먹을 쥔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어 통증을 유발했다.
“네오젠…… 단 한 명도 용서하지 않겠다.”
가슴 속 바이오 코어 시제품이 청색의 아우라를 사납게 태워 올리며 민우의 안광을 시퍼렇게 불태웠다. 동료 윤호를 구출하고 이 추악한 공장을 잿더미로 만들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