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코어

33화: 벽면 강하
콰아아앙-!
육중한 철제 방화문이 민우의 포탄 같은 일격에 종잇장처럼 구겨지며 복도 바닥으로 처박혔다. 자욱한 먼지 구름을 헤치며 민우가 차가운 기색으로 복도에 나섰다.
“적이다! 전원 사격!”
복도 양편에서 매복하고 있던 네오젠의 특수 요원들이 일제히 돌격소총의 불을 뿜었다.
타타타타탕!
민우는 골격 강화를 하체 근육에 집중시켜 폭발적인 각력을 발휘했다. 그는 그대로 복도 측면의 대형 강화유리창을 향해 몸을 날렸다.
콰창!
두꺼운 강화유리가 산산조각 나며 파편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민우와 서아, 그리고 의식을 잃은 황 기자의 몸이 지상 8층, 약 30미터 높이의 허공으로 튀어나왔다. 빌딩 아래 도로변은 이미 네오젠의 특수 장갑차와 수색 차량들이 촘촘한 포위망을 형성하고 있었다.
[체중 중심 제어 및 생체 자성 부착 프로토콜 개시.]
허공에 뜬 민우가 찰나의 순간 몸을 비틀어 빌딩의 수직 외벽으로 오른손을 뻗었다. 손끝에서 뿜어져 나온 나노 갈고리들이 대리석 외벽을 사정없이 파고들었다.
즈으으으윽!
날카로운 마찰음과 함께 손끝이 대리석 벽면을 긁으며 깊은 궤적을 남겼다. 그 강력한 제동력 덕분에 낙하 속도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민우는 벽면에 자석처럼 달라붙은 채, 마치 중력을 무시하는 기괴한 형상으로 수직 외벽을 타고 아래로 내리달렸다.
“빌딩 외벽이다! 1시 방향 포착!”
지상에서 대기 중이던 장갑차 상단의 발칸포가 요란한 회전음을 내며 총신을 돌렸다.
두두두두두두!
20밀리미터 탄환들이 민우의 발자취를 집요하게 쫓으며 벽면을 휩쓸었다. 대리석 외벽이 수박 깨지듯 비산하며 사방으로 돌가루가 튀어 올랐다.
민우는 벽면을 강하게 박차며 비스듬히 허공을 향해 도약했다.
“타깃이 하강한다! 포획해라!”
도로 중앙에 포진한 네오젠의 흑색 대형 특수 장갑차가 엔진의 굉음을 울리며 민우의 낙하 예상 지점으로 육중한 몸체를 전진시켰다.
공중에서 낙하하는 민우의 두 발끝에 코어의 에너지가 초고밀도로 압축되었다.
‘박살 낸다!’
쿵-! 콰아아아앙!
낙하 가속도와 코어의 물리 방출력이 결합된 민우의 두 발이 장갑차의 두꺼운 엔진룸 상단을 그대로 짓눌렀다. 20톤에 달하는 장갑차의 전면부가 찌그러진 캔처럼 처참하게 함몰되었고, 거대한 엔진 블록이 아스팔트 지면을 뚫고 밑바닥으로 튀어나왔다.
쿠구구궁!
장갑차의 뒷부분이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공중으로 2미터 넘게 들려 올랐다가 바닥으로 추락하며 거대한 화염을 내뿜었다. 단 한 번의 충격으로 네오젠이 자부하던 정예 장갑차가 폐고철 수준으로 전락한 순간이었다.
“괴, 괴물 같은 놈…… 전원 사격 중지! 일단 후퇴하라!”
주변의 수색 차량들이 겁에 질려 급격히 방향을 틀며 멀어지려 했으나, 민우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박살 난 장갑차 지붕을 딛고 다시 한번 도약했다. 옆에 서 있던 지휘 차량의 보닛을 오른손으로 내리찍어 엔진을 폭파시켰다.
사방이 연쇄 폭발음과 화마로 뒤덮여 아수라장이 된 도로 한가운데. 민우는 한 손으로 백서아를 보호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황 기자를 둘러맨 채 연기 속을 유유히 뚫고 지나갔다. 네오젠이 구축한 견고한 포위망은 이미 걸레짝처럼 찢겨 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