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코어

25화: 세 명의 초인
치이이익-!
자욱한 백색 스팀과 브레이크 타는 냄새가 멈춰 선 화물 열차 주변을 가득 채웠다. 숲속의 고요함 속에서 열차의 잔열만이 웅웅거렸다.
민우는 기관실에서 내려와 세 번째와 네 번째 특수 컨테이너 앞으로 향했다. 컨테이너 문은 두꺼운 이중 잠금장치와 생체 인식 패널로 굳게 닫혀 있었다.
“누나, 잠금 패널 해킹 가능해요?”
민우가 무전기로 묻자, 백서아의 답이 돌아왔다.
- “본사 시스템이 끊겨서 로컬 보안망으로 전환됐어. 암호 해독에 시간이 좀 걸릴 거야.”
“그럴 시간 없어요. 곧 본사에서 추격대를 보낼 겁니다.”
민우는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바이오 코어 시제품, 골격 강화 및 압축 방출.]
청백색의 섬광이 그의 오른손 전체를 휘감았다. 손바닥이 초합금과 같은 강도로 변형된 순간, 민우는 이중 잠금장치가 달린 강철 문짝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콰아앙-!
귀를 찢는 충격음과 함께 두꺼운 강철 문이 안쪽으로 푹 꺾이며 떨어져 나갔다.
컨테이너 내부의 자욱한 먼지가 걷히자, 그 안의 모습이 드러났다. 사방이 투명한 강화 유리 격벽으로 나뉘어 있었고, 그 안에는 특수 억제 장치에 묶여 있는 세 명의 남녀가 있었다. 그들은 네오젠의 가혹한 개조 수술을 견뎌내며 간신히 자아를 유지하고 있는 실험체들이었다.
“……누구지? 네오젠의 새로운 사냥개인가?”
가운데 격벽에 갇혀 있던 건장한 체구의 청년이 고개를 들며 물었다. 그의 두 손에는 기괴할 정도로 굵은 핏줄이 돋아나 있었고, 억제 장치가 심하게 그을려 있었다. 불꽃을 다루는 이능력자, 윤호였다.
“아니요. 네오젠을 부수러 온 사람입니다.”
민우는 격벽의 제어 장치를 손으로 잡아 뜯어 무력화했다. 강화 유리문이 열리며 세 사람이 억제 장치에서 풀려났다.
윤호 옆에는 단정하지만 날카로운 눈매의 여성이 있었다. 그녀의 주변에는 미세하게 공기가 왜곡되며 가벼운 물건들이 공중에 떠 있었다. 염동력자, 지아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는 굳센 인상의 사내, 신체를 초고밀도로 경화할 수 있는 민석이 있었다.
“네오젠의 사설 군대를 혼자서 다 눕히고 문을 부쉈다고?”
민석이 민우의 가슴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청색 바이오 코어를 보며 혀를 내둘둘었다. 그의 눈에는 단순한 놀라움을 넘어선 경외심이 서려 있었다. 수많은 실험체가 목숨을 잃으며 갈구했던 ‘완벽한 진화’가 바로 눈앞의 소년에게 구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 가슴에 있는 거…… 바이오 코어 맞지? 네오젠이 그토록 집착하던 완성형 시제품.”
지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는 민우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생체 에너지 파동에 전율했다. 자신들이 가진 불안정한 이능력과는 차원이 다른, 마치 거대한 포식자와 마주한 듯한 압박감이었다.
“네, 맞습니다. 하지만 전 네오젠의 지배를 받지 않습니다.”
민우가 단호하게 답했다. 세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빛에는 네오젠에 대한 뼈에 사무친 증오와 함께, 민우가 보여준 압도적인 무력과 흔들림 없는 의지에 대한 깊은 신뢰가 싹트고 있었다. 이 소년이라면, 자신들을 괴물로 만든 저 거대 기업의 심장을 정말로 꿰뚫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윤호가 앞으로 걸어 나와 민우에게 손을 내밀었다.
“난 윤호다. 여기는 지아, 그리고 민석 형. 우린 네오젠의 지옥 같은 실험실에서 겨우 살아남은 찌꺼기들이지. 하지만 이대로 개처럼 처분당할 생각은 없어.”
그의 손바닥에서 붉은 불꽃이 미세하게 명멸했다.
“네 힘이라면 네오젠의 대가리를 부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네가 아니면 불가능하겠지. 우리도 힘을 보태마. 널 대장으로 삼아 네오젠에 복수하고 싶다. 동맹을 제안하지.”
민우는 윤호의 타오르는 눈빛에서 진심을 읽었다. 그는 주저 없이 윤호의 손을 맞잡았다.
“좋습니다. 함께 네오젠을 끝장내죠.”
소년의 가슴 속 코어가 세 사람의 이능력 파동과 공명하며, 더욱 강렬한 푸른 빛을 발산했다. 어둠의 기업을 무너뜨릴 최강의 아군들이, 마침내 궤도 위에서 하나로 뭉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