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코어

23화: 궤도 위의 늑대
“네오젠이 극비리에 생체 실험체들을 수송하려 하고 있어.”
이면 세계의 안전 가옥 지하. 백서아가 모니터에 한반도 철도 노선도와 특정 열차의 스케줄러를 띄웠다.
“오늘 밤 11시, 인천 남항을 출발해 강원도 폐광 지대의 비밀 연구소로 가는 화물 열차야. 겉으로는 평범한 산업용 광석 수송 열차로 위장했지만, 세 번째와 네 번째 컨테이너가 특수 생체 격리실로 개조된 수송 칸이야.”
민우는 무기를 정비하며 서아의 설명을 경청했다. 독고와의 싸움과 어머니의 구출 작전을 거치며 그의 몸은 한층 더 견고해져 있었다. 가슴속의 바이오 코어는 한도준의 위협에 공명하며 더 강한 진동을 내고 있었다.
“기차에 갇힌 실험체들은 대부분 실패작이거나 폭주 위험이 있어서 본사 타워로 가지 못하고 처분되거나 더 가혹한 개조를 받으러 가는 이들이야. 그들을 구출하면 네오젠에게 치명적인 전력 손실을 입힐 수 있어. 무엇보다…… 그들이 우리 동료가 될 수도 있고.”
서아가 민우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민우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의 힘으로는 네오젠이라는 거인을 무너뜨릴 수 없다. 뜻을 같이할 동료들이 필요했다.
“어떻게 멈출 건가요? 달리는 열차를 강제로 멈추는 건 위험할 텐데요.”
“정면으로 멈추는 건 불가능해. 열차가 도심 외곽의 폐터널 부근을 지날 때 선로의 제어 신호를 해킹해서 일시적으로 멈추게 하거나, 물리적으로 탈선시켜야 해. 난 통신 및 신호 제어실을 해킹할 테니, 넌 선로 제어 장치를 차단하고 열차에 잠입해.”
밤 10시 45분. 경기도 외곽의 버려진 간이역 인근 선로.
검은색 전술 가죽 재킷을 입은 민우와 서아는 선로 옆 무성한 잡초 속에 몸을 숨겼다. 저 멀리서 육중한 경적 소리와 함께 밤공기를 가르는 열차의 헤드라이트가 비추기 시작했다.
쿠구구구둥-.
엄청난 지동과 함께 거대한 쇳덩어리가 선로를 타고 다가왔다. 민우는 가슴 위의 코어를 누르며 에너지를 다리로 집중시켰다.
[바이오 코어 시제품, 출력 20% 동기화.]
[동체 시력 및 낙하 충격 분산 제안.]
열차가 간이역을 통과하며 굉음을 질렀다. 민우는 타이밍을 맞춰 지면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파앗!
한 번의 도약으로 허공을 10미터 넘게 날아간 민우의 몸이 화물 열차 세 번째 칸의 철제 지붕 위로 부드럽게 착지했다. 쾅 하는 금속성 마찰음이 열차의 육중한 소음에 묻혔다.
민우는 지붕에 납작하게 엎드려 차가운 철판에 손을 얹었다. 그의 손가락 끝에서 푸른 나노 입자들이 뿜어져 나와 열차의 두꺼운 철판 틈새를 파고들어 내부의 열 신호를 탐지하기 시작했다.
‘있다. 세 명…… 아니, 그 이상. 그리고 무장 요원들의 신호도 잡혀.’
민우는 이어폰을 톡톡 쳤다.
“서아 누나, 잠입 성공했어요. 지금부터 내부로 진입합니다.”
- “조심해, 민우야. 열차 내부에 특수 중화기로 무장한 네오젠의 기동대가 대기 중이라는 정보가 방금 떴어. 정면 돌파는 피해.”
민우의 눈매가 날카롭게 가늘어졌다.
“피하지 않습니다. 지금부터는 제 시간이니까요.”
그는 지붕의 해치를 잡고 힘을 주어 뜯어냈다. 금속 경첩이 비명을 지르며 부러졌고, 민우는 어두운 열차 내부의 수송 칸으로 몸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