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코어

21화: 밤의 장벽
카니발이 도심 북단의 순환도로로 진입했을 때, 짙은 안개 속에서 두 줄기의 강렬한 서치라이트가 전방을 비추었다.
“검문소야. 저건 경찰이 아니야, 네오젠의 위장 요원들이야!”
백서아가 브레이크를 밟으며 다급하게 말했다. 도로 앞쪽에는 ‘도로 공사 중’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두 대의 대형 덤프트럭이 가로질러 놓여 있었고, 방탄모와 돌격소총으로 무장한 사설 군대 수준의 요원들이 차량을 겨누고 있었다.
“돌아가기엔 늦었어. 벌써 뒤쪽도 막혔다!”
민우가 룸미러를 보자, 뒤편 도로에서도 두 대의 대형 SUV가 서치라이트를 켜며 카니발의 도주로를 완벽하게 차단하고 있었다. 도심 순환도로의 한가운데에서 독 안에 든 쥐가 된 형국이었다.
“민우야, 들것에서 어머니를 네 등에 업어. 내가 길을 열 테니까.”
백서아의 눈동자가 기이한 은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녀는 안전벨트를 풀고 차량 루프를 열었다. 전신을 감싼 은색의 이능력 아우라가 무서운 기세로 팽창했다.
“서아 누나, 그건 능력을 과부하하는 거예요! 위험해요!”
민우가 만류하려 했으나, 서아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이 방법뿐이야. 넌 어머니를 모시고 여기서 탈출해. 안전 가옥 좌표는 네 통신기에 전송해 뒀어. 어서!”
서아가 두 손을 허공을 향해 뻗자, 주변의 공기가 비틀리며 강력한 전자기 펄스(EMP)와 물리 충격파가 결합된 에너지 폭풍이 전방을 향해 뿜어져 나갔다.
파아아앙-!
귀를 찢는 폭음과 함께 전방의 서치라이트들이 일제히 터져 나갔고, 길을 가로막고 있던 대형 덤프트럭들이 먼지 구덩이 속에서 옆으로 나뒹굴었다. 무장 요원들이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졌다.
하지만 무리하게 힘을 쓴 백서아는 코와 입에서 붉은 선혈을 흘리며 차 안으로 쓰러졌다.
“누나!”
“가…… 어서! 난 알아서 빠져나갈 테니까, 나 신경 쓰지 마!”
서아는 최후의 힘을 짜내어 차량의 스로틀을 최대로 올려 전방의 틈새를 향해 카니발을 돌진시켰다.
민우는 이를 악물었다. 그는 어머니를 등에 단단히 업고 전술 끈으로 묶은 뒤, 카니발의 지붕 위로 도약했다.
파앗!
민우가 도약한 순간, 카니발은 덤프트럭의 잔해를 들이받으며 멈춰 섰고, 수많은 총탄이 카니발을 향해 쏟아졌다. 민우는 그 혼란을 틈타 도로 옆 15미터 높이의 옹벽을 디디고 어두운 빌딩 숲을 향해 날아올랐다.
[바이오 코어 시제품, 출력 25% 개방.]
[인공 신경망 가속 및 생체 도약력 최적화.]
가슴 속의 코어가 무서운 열기를 내뿜으며 민우의 허벅지와 척추 세포를 강화했다.
슈우욱!
등에 어머니를 업은 민우의 몸이 중력을 거스르며 빌딩의 외벽을 타고 위로 솟구쳤다. 5층 높이의 상가 건물 옥상에 안착한 민우는 멈추지 않고 옆 빌딩의 옥상을 향해 도약했다. 빌딩과 빌딩 사이의 거리는 10미터가 넘었지만, 초인적인 기동력으로 무장한 민우에게는 그저 작은 도랑에 불과했다.
바람이 뺨을 차갑게 스쳐 지나갔다. 밤하늘을 수놓은 네온사인 불빛 아래로, 소년은 어머니를 품에 안은 채 밤의 마천루 위를 비상하고 있었다.
아래쪽 도로에서는 서치라이트를 켠 헬리콥터와 수색 차량들이 사이렌을 울리며 그를 추적하려 했지만, 빌딩 숲의 복잡한 그림자는 민우의 완벽한 엄폐물이 되어주었다.
‘조금만 참으세요, 엄마. 거의 다 왔어요.’
민우는 입술을 굳게 깨물며 다음 빌딩의 옥상 난간을 박찼다. 그의 전신을 감싼 청백색 인광이 밤의 장막을 찢으며 길게 궤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