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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코어20화

바이오 코어

바이오 코어

20화: 죽음의 질주

새벽 1시 45분. 성모 요양 병원의 뒷문이 소리 없이 열렸다.

민우는 백서아가 미리 준비해 둔 간이 들것에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어머니를 조심스럽게 눕혔다. 약물로 인해 깊은 잠에 빠진 어머니의 얼굴은 얇은 종잇장처럼 창백했다.

“차량 대기시켰어. 빨리 타!”

병원 주차장 구석에 시동을 켠 채 대기하고 있던 검은색 카니발의 뒷문이 열리며 백서아가 손짓했다. 민우는 신속하게 들것을 차량 뒷자리에 고정하고 자신도 올라탔다. 서아는 문이 닫히자마자 액셀러레이터를 거칠게 밟았다. 날카로운 타이어 마찰음과 함께 차량이 병원을 빠져나갔다.

“네오젠의 습격조가 병원에 도착하는 건 앞으로 10분 뒤야. 하지만 병원 근처에 이미 그들의 감시망이 촘촘하게 깔려 있었을 거야.”

서아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차량이 왕복 4차선 도로에 진입해 속도를 올린 지 채 3분도 되지 않아, 룸미러를 응시하던 서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붙었어. 뒤쪽에 검은색 세단 두 대.”

민우는 뒤창을 통해 어둠 속을 주시했다. 전조등을 끈 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끈질기게 따라붙는 정체불명의 차량 두 대가 보였다. 번호판도 없었고, 전면 유리가 짙게 선팅되어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웅웅-!

갑자기 뒤편의 세단들이 엔진 회전수를 높이며 무서운 속도로 카니발의 양옆을 파고들려 했다.

“꽉 잡아!”

서아가 핸들을 급하게 꺾으며 차선을 변경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세단 한 대가 카니발의 측면을 거칠게 들이받았다.

쾅-!

거대한 충격음과 함께 차체가 크게 흔들렸다. 뒷좌석의 민우는 전신을 날려 어머니의 들것이 요동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감싸 안았다. 가슴속의 바이오 코어가 위험을 감지하고 묵직한 고동을 시작했다.

“서아 누나, 내가 직접 해결할게요!”

“미쳤어? 시속 100킬로미터가 넘는 도로 위야!”

“이대로는 안전 가옥에 도착하기도 전에 잡혀요!”

민우는 카니발의 우측 슬라이딩 도어를 수동으로 열었다. 세찬 밤바람이 열린 문틈으로 들이닥치며 차 안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바로 옆 차선에서 나란히 달리던 세단의 창문이 내려지더니, 검은 전술복을 입은 요원이 권총을 겨누는 모습이 보였다.

탕! 탕!

총탄이 카니발의 문틀에 맞고 튕겨 나갔다. 민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코어의 에너지를 전신으로 흘려보냈다.

‘가속, 그리고 고정.’

민우는 열린 문가에 걸터앉아 다리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옆 차량과의 거리가 1미터 이내로 좁혀지는 찰나를 포착해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스우욱-!

시속 100킬로미터의 속도로 질주하는 두 차량 사이의 허공을 민우의 몸이 가볍게 가로질렀다. 민우는 세단의 지붕 위로 소리 없이 착지했다. 쾅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세단의 강철 지붕이 민우의 발밑에서 종잇장처럼 움푹 찌그러졌다.

“뭐, 뭐야?!”

조수석에 타고 있던 요원이 경악하며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민우는 지붕 위에서 몸을 낮추고, 오른손 끝을 송곳처럼 단단하게 굳혔. 골격 강화와 나노 입자의 고주파 진동이 결합된 그의 손가락이 세단의 선루프 유리를 종잇장처럼 뚫고 파고들었다.

쩌적!

유리를 산산조각 낸 민우는 그대로 손을 뻗어 조수석 요원의 옷덜미를 낚채 허공으로 끌어올렸다. 요원은 비명 한 마디 지르지 못한 채 도로 밖으로 내던져졌다.

“이 괴물 자식이!”

운전석의 요원이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핸들을 꺾어 민우를 떨어뜨리려 했다. 끼이이익-!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며 비릿한 고무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민우는 차 지붕에 바짝 엎드린 채 나노 침투 능력을 세단의 엔진룸으로 방출했다. 그의 손끝에서 시작된 청색 나노 입자들이 보닛을 뚫고 엔진의 실린더와 제어 계통으로 파고들었다.

치이이익!

엔진 내부의 주요 부품들이 순간적으로 과열되며 녹아내렸다. 세단의 전조등이 깜빡이다 꺼졌고 시동이 완전히 멎었다. 제어력을 잃은 차량은 팽이처럼 돌며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멈춰 섰다.

민우는 차량이 멈추기 직전, 반대편에서 다가오는 두 번째 세단을 향해 다시 한번 몸을 던졌다.

공중을 비행한 민우의 몸이 두 번째 세단의 전면 유리를 그대로 강타했다. 콰창! 유리가 박살 나며 민우의 두 발이 세단 내부의 대시보드를 짓눌렀다. 요원들이 경악하기도 전에, 민우는 운전석 요원을 제압하고 핸들을 강제로 꺾어 차량을 우측 배수로로 처박아버렸다.

두 대의 세단이 완벽하게 무력화된 것을 확인한 민우는, 도로변에 잠시 정차한 백서아의 카니발을 향해 가볍게 뛰어가 다시 몸을 실었다.

“……너 정말 사람이 맞긴 한 거니?”

서아가 룸미러로 민우를 바라보며 기가 찬 듯 물었다.

민우는 거칠어진 숨을 내쉬며 슬라이딩 도어를 닫았다. 가슴속에서 일렁이던 푸른 빛이 점차 가라앉았다.

“서둘러요. 적들의 증원이 오기 전에 빨리 안전 가옥으로 가야 해요.”

카니발은 새벽의 어둠을 뚫고 다시 한번 질주하기 시작했다. 도심의 네온사인들이 그들의 뒤편으로 빠르게 사라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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