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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코어18화

바이오 코어

바이오 코어

18화: 강철과 나노

지하 수용소로 이어지는 긴 복도는 차가운 형광등 불빛 아래 살풍경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민우는 발소리를 죽인 채 복도 모퉁이를 돌았다. 그곳에는 거대한 강철 격벽이 길을 가로막고 있었고, 그 앞에는 한 사내가 홀로 서 있었다.

사내의 체구는 일반적인 인간의 범주를 아득히 벗어나 있었다. 키는 2미터에 육박했고, 전술 조끼 위로 드러난 팔뚝은 웬만한 통나무보다 굵었다. 그의 오른쪽 뺨에는 길게 찢어진 칼자국이 붉은 낙인처럼 박혀 있었다.

“쥐새끼 한 마리가 셔터를 찢고 들어왔다더니, 겨우 고등학생 꼬맹이였나.”

사내가 고개를 돌리며 낮게 읊조렸다. 그의 목소리는 쇳소리가 섞여 있어 듣는 이의 고막을 기분 나쁘게 긁어댔다.

“네가 청랑의 대장, 독고인가?”

민우는 걸음을 멈추고 사내를 응시했다. 가슴 속의 바이오 코어가 위험을 감지한 듯 요동치기 시작했다. 상대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은 지금까지 마주한 적들과는 차원이 달랐.

“그래. 내 이름을 안다는 건, 이윤아 그 기집애가 입을 놀렸거나 우리 정보가 샜다는 뜻이겠지. 상관없다. 어차피 여기서 네놈의 코어를 뽑아내면 다 해결될 일이니까.”

독고가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오른팔을 들어 올렸다.

스르륵, 서걱!

소름 끼치는 금속성 마찰음과 함께, 그의 오른팔 피부가 검회색 금속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도금이 아니었다. 피부와 근육, 골격 자체가 완벽한 탄소강 수준의 초합금으로 재조합되는 이능력이었다.

“네놈의 잔재주가 이 강철을 뚫을 수 있을 것 같나?”

콰웅-!

독고가 지면을 박차고 돌진했다. 거구에서 나오는 속도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날렵한 기동이었다. 공기를 찢는 권풍이 민우의 얼굴을 강타했다.

민우는 코어의 가속 능력을 극대화하며 옆으로 몸을 날렸다.

쾅!

독고의 강철 주먹이 민우가 서 있던 콘크리트 벽면을 강타했다. 두꺼운 벽이 종잇장처럼 움푹 패며 사방으로 돌가루가 비산했다.

“피하기만 할 셈이냐!”

독고의 횡치기가 전차처럼 이어졌다. 민우는 황급히 두 팔을 교차해 막아섰다.

깡-!

마치 오함마로 철판을 때리는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민우의 몸이 뒤로 5미터나 밀려나며 바닥에 긁혔다. 골격 강화를 활성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충격이 뼈마디를 타고 심장까지 전해졌다.

‘강하다…… 단순한 근력이 아니야. 질량 자체가 강철 수준으로 증가했어.’

민우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가슴을 움켜쥐었다. 바이오 코어가 경고 신호를 보내며 푸른 빛을 점멸했다.

[경고: 숙주의 골격 밀도를 초과하는 물리적 충격 감지.]
[대응책 탐색 중…… 생체 나노 침투 시퀀스 제안.]

‘나노 침투……?’

독고가 다시 한번 주먹을 치켜들며 다가왔다. 그의 양팔은 이제 완전히 거대한 쇳덩어리로 변해 있었다.

“끝이다, 꼬맹이.”

독고의 주먹이 민우의 머리를 향해 전력으로 내리꽂혔다. 민우는 피하지 않았다. 대신 코어의 지시에 따라 오른손 끝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손끝의 나노 입자들이 고주파로 진동하며 초미세 바늘 형태로 변형되었다.

‘뚫는다!’

민우는 몸을 낮추며 독고의 주먹 아래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독고의 강철 팔뚝 관절 부위를 향해 오른손을 전력으로 찔러 넣었다.

푸욱!

쇠와 쇠가 맞부딪히는 소리가 아니었다. 뜨거운 칼로 버터를 찌르는 듯한 기묘한 소리와 함께, 민우의 손가락 끝이 독고의 강철 피부를 관통했다.

“뭐, 뭐라고?!”

독고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민우의 손끝에서 방출된 수억 개의 푸른 나노 입자들이 독고의 강철화된 신체 조직 세포 틈새로 무서운 속도로 침투해 들어갔다. 나노 입자들은 금속 분자 구조의 결합을 방해하고, 신경 전달 물질을 교란하기 시작했다.

[생체 나노 침투 완료. 대상의 금속 결합력 무력화 가동.]

치이이익-!

독고의 팔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며, 단단하던 검회색 강철이 점차 진흙처럼 흐물거리기 시작했다. 강철로 변했던 조직이 힘을 잃고 원래의 살점으로 돌아가며 핏줄이 터져 나갔다.

“아아악! 내 팔이…… 내 팔이 왜 이러지?!”

독고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극심한 고통과 함께 그의 이능력이 폭주하며 오른팔 전체가 기괴하게 부풀어 올랐.

민우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도약한 민우의 무릎이 독고의 턱을 정확히 가격했다.

쿠웅!

거구의 독고가 중심을 잃고 뒤로 쓰러지며 바닥을 굴렀다. 그가 자랑하던 강철의 신체는 이미 나노 입자에 의해 내부에서부터 붕괴해 있었다.

민우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쓰러진 독고를 내려다보았다. 가슴속의 바이오 코어가 서서히 빛을 줄이며 안정 상태로 돌아왔다. 새로운 능력을 각성한 소년의 손끝에는 여전히 푸른 인광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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