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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법사의 교양 수업에 낙제란 없다2화

대마법사의 교양 수업에 낙제란 없다

대마법사의 교양 수업에 낙제란 없다

2화: 10초짜리 영창

제3강의동 끝 강의실은 수업 시작 전부터 지쳐 있었다.

낡은 창문은 반쯤 열려 있었고 칠판에는 지난 강사가 남기고 간 듯한 먼지가 얇게 앉아 있었다. 책상은 서른 개가 넘었지만 제대로 앉은 학생은 열 명 남짓이었다.

그마저도 절반은 엎드려 있었다.

엘리안이 문을 열었을 때 강의실 가운데에서 누군가 영창을 외우고 있었다.

"제1순환의 불씨는 심장 박동의 세 번째 울림에 맞추어 기동하고 제2보정문은..."

느렸다.

정확히 말하면 느려야만 그럴듯해 보이도록 만든 영창이었다.

학생은 두 손으로 지팡이를 붙들고 눈을 감은 채 박자를 세었다. 주변의 귀족 학생 몇 명은 심심한 구경거리라도 생긴 듯 턱을 괴고 있었다.

엘리안은 문가에서 멈춰 섰다.

열 박자.

그가 걸음 세 번을 옮기고 출석부를 교탁 위에 내려놓고 로브 소매를 정리할 때까지 영창은 끝나지 않았다.

마침내 지팡이 끝에 작은 불꽃이 붙었다.

손톱보다 작았다.

학생들은 박수를 쳤다.

"오. 성공했네."

"그 정도면 교양반 치고는 괜찮은데?"

불꽃을 만든 학생은 땀에 젖은 얼굴로 웃었다. 그는 자신의 손등이 파랗게 질린 것을 보지 못했다.

엘리안은 조용히 말했다.

"수업 중 시연인가."

그제야 학생들이 그를 보았다.

앞줄에 앉은 금발 여학생이 가장 먼저 자세를 바로잡았다. 플래티넘 블론드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묶은 소녀였다. 책상 위에는 제국 표준 마법학 개론서와 필기구가 정확히 직각으로 놓여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엘리안의 반지와 로브와 낡은 출석부를 빠르게 훑었다.

"강사님이십니까?"

"오늘부터 이 수업을 맡은 엘리안이다."

뒷자리에서 웃음이 났다.

"임시 강사라더니 진짜 젊네."

"3클래스쯤 되나. 교양은 역시 아무나 맡는군."

엘리안은 웃은 학생을 보지 않았다. 대신 교탁 앞에 서서 출석부를 펼쳤다.

"출석을 부르겠다."

작게 웅성거리던 소리가 잠깐 멎었다.

"시엘 라인하르트."

금발 여학생이 바로 대답했다.

"출석했습니다."

목소리는 맑고 차분했다. 그러나 대답 끝에 아주 미세한 긴장이 있었다. 엘리안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시엘의 마력은 깨끗했다. 재능도 충분했다. 문제는 너무 잘 묶여 있다는 점이었다.

교재가 시키는 대로 자신을 접고 또 접어 작은 상자 안에 넣어 둔 마력.

"레온 카터."

강의실 뒤쪽에서 의자가 삐걱거렸다.

"예. 있습니다."

갈색 머리 소년이 늦게 손을 들었다. 손가락 마디에는 오래된 훈련 흔적이 있었고 팔목에는 마력 역류를 막기 위해 감아 둔 붕대가 보였다.

레온의 마력은 약하지 않았다.

흐름이 계속 옆으로 새고 있을 뿐이었다.

엘리안은 출석을 끝까지 불렀다. 결석이 더 많았다. 대답하지 않은 이름 옆에는 선을 그었다.

귀족 학생 하나가 턱을 괴었다.

"교양 수업도 결석 처리합니까?"

"결석했으니 결석 처리한다."

"대부분 교수님들은 그냥 넘어가시던데요."

"나는 대부분 교수가 아니다."

강의실이 조용해졌다.

엘리안은 교탁 위에 놓인 교재를 들어 올렸다. 학생들이 전부 같은 책을 가지고 있었다. 역참 마을의 견습생을 다치게 할 뻔한 그 책과 같은 판본이었다.

"오늘 수업은 이 책의 첫 공식에서 시작한다."

시엘의 눈이 살짝 밝아졌다. 준비한 부분인 듯했다.

반대로 뒷자리 몇 명은 노골적으로 지루해했다.

"첫 공식은 이미 입학 전에 다 외웠는데."

"그러면 설명해라."

엘리안의 말에 투덜대던 학생이 입을 다물었다.

"제1순환 불꽃 형성식이 왜 열 박자를 요구하지."

"그야... 제국 학회 표준이니까요."

"나는 출처가 아니라 이유를 물었다."

학생은 답하지 못했다.

엘리안은 칠판에 교재의 공식을 적었다. 길고 복잡한 문장이 칠판 절반을 채웠다. 그는 분필을 내려놓고 학생들을 돌아보았다.

"이 공식으로 손톱만 한 불꽃을 만들기 위해 너희는 마력을 네 번 꺾고 두 번 되돌린다. 그리고 충돌을 막기 위해 보정문을 붙인다. 이상하다고 느낀 사람이 없나."

몇몇 학생이 서로를 보았다.

시엘이 손을 들었다.

"공식이 복잡한 이유는 안정성 때문입니다. 마력 순환을 단계별로 나누면 초심자의 폭주를 막을 수 있습니다."

"교재의 답으로는 정확하다."

시엘의 얼굴에 아주 작은 안도감이 스쳤다.

"그리고 마법학으로는 틀렸다."

안도감이 얼어붙었다.

뒷자리에서 누군가 책상을 쳤다.

"방금 제국 표준 교재가 틀렸다고 하신 겁니까?"

"그렇게 말했다."

"강사님은 학회 인증을 받으셨습니까?"

"수업을 듣는 데 필요하나."

"교재를 비판하려면 권위가 있어야죠."

엘리안은 칠판을 두드렸다.

"권위가 있어야 틀린 공식이 맞아지나."

학생은 말문이 막혔다.

시엘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그녀는 화가 난 얼굴이었다. 수석 입학생의 자존심은 아무 근거 없이 교재를 모욕하는 강사를 용납하지 못하는 듯했다.

엘리안은 그녀에게 시선을 주었다.

"시엘 라인하르트. 방금 공식으로 불꽃을 만들어라."

시엘은 곧장 일어났다.

"알겠습니다."

그녀는 지팡이를 들지 않았다. 손끝에 마력을 모았다. 정확한 자세였다. 영창도 또렷했다.

열 박자.

강의실의 공기가 조금 흔들렸다. 붉은 불꽃이 시엘의 손끝에 맺혔다. 처음 시연했던 학생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컸다.

귀족 학생들이 낮게 감탄했다.

시엘은 엘리안을 바라보았다.

"완료했습니다."

"네 마력량이면 세 배는 커야 한다."

감탄이 멎었다.

시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예?"

"너는 정확히 외웠다. 그래서 더 많이 낭비했다. 공식이 시키는 낭비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았으니까."

시엘의 얼굴이 붉어졌다.

"제 마력이 부족하다는 말씀입니까?"

"부족한 건 마력이 아니다. 의심이다."

엘리안은 이번에는 뒤쪽을 보았다.

"레온 카터."

레온이 어깨를 움츠렸다.

"예."

"너도 해라."

"저는..."

그는 붕대 감긴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잘 못합니다."

"알고 있다."

담담한 대답에 몇몇 학생이 웃음을 터뜨렸다. 레온의 귀가 붉어졌다.

엘리안은 웃는 학생 쪽으로 시선만 돌렸다.

웃음이 즉시 멎었다.

"못하는 이유를 확인하자는 뜻이다."

레온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팡이를 쥔 손이 떨렸다. 그는 교재 첫 장을 펼치고 입술을 움직였다.

"제1순환의 불씨는..."

세 번째 박자에서 이미 문제가 생겼다.

마력 흐름이 손목 안쪽에서 꺾였다. 레온은 이를 악물고 계속 외웠다. 여섯 번째 박자에서 붕대 아래가 푸르게 빛났다.

엘리안의 목소리가 날아갔다.

"멈춰라."

레온은 멈추지 못했다.

실패가 두려워서였다.

엘리안은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레온의 지팡이 끝에서 일어나던 불씨가 꺼졌다. 동시에 역류하던 마력이 제자리로 돌아갔다.

레온은 숨을 몰아쉬며 책상에 손을 짚었다.

"죄송합니다."

"사과할 일은 아니다."

엘리안은 칠판으로 돌아갔다.

"네가 틀린 것이 아니라 네가 외운 길이 틀렸다. 너는 마력을 꺾으면 안 되는 체질인데 이 공식은 네 마력을 네 번 꺾게 만든다."

레온은 고개를 들었다.

"제가 재능이 없는 게 아니라고요?"

"재능이라는 말로 공식의 결함을 덮지 마라."

강의실이 완전히 조용해졌다.

시엘도 레온도 다른 학생들도 더는 엘리안을 임시 강사라는 이유만으로 흘려듣지 않았다.

엘리안은 교재를 덮었다.

"이 수업의 첫 규칙을 말하겠다."

그는 분필로 칠판 위에 짧게 썼다.

출석.

과제.

검증.

"출석하지 않으면 배울 수 없다. 과제를 하지 않으면 확인할 수 없다. 검증하지 않으면 믿을 수 없다. 이 셋 중 하나라도 버리면 성적은 없다."

뒷자리 귀족 학생이 불쾌한 얼굴로 물었다.

"성적이 없다는 건 F라는 뜻입니까?"

"정확하다."

"교양인데요?"

"교양이라서 더 엄격하다. 기초가 틀리면 전공은 장식품이 된다."

그 말은 강의실에 오래 남았다.

시엘은 자신도 모르게 칠판의 공식을 다시 보았다. 레온은 붕대 감긴 손목을 쥐었다.

뒤쪽에서 끝까지 비스듬히 앉아 있던 귀족 학생 하나가 낮게 중얼거렸다.

"그럼 저희가 지금까지 배운 건 전부 장식이라는 겁니까?"

"전부는 아니다."

엘리안은 잠시 생각했다.

"장식에도 역사적 가치는 있다."

누군가 웃으려다 실패했다. 농담처럼 들렸지만 엘리안의 표정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다만 시험장에서 장식으로 마력 역류를 막을 수는 없다. 전장에서 장식으로 방패를 세울 수도 없다. 네 심장이 공식보다 먼저 멈추면 학회 인증서는 아무 쓸모가 없다."

강의실의 공기가 다시 가라앉았다.

학생들은 처음으로 자기 손에 들린 교재를 내려다보았다. 두꺼운 표지와 금박 문장은 여전히 그럴듯했다. 그러나 방금 레온의 손목을 푸르게 물들인 것도 그 첫 장이었다.

시엘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강사님께서는 저희에게 학회 표준과 다른 공식을 가르치시겠다는 뜻입니까?"

"아니다."

시엘의 눈썹이 조금 올라갔다.

"나는 너희에게 다른 공식을 믿으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먼저 틀린 것을 틀렸다고 확인하게 할 것이다."

엘리안은 출석부 빈 칸에 짧게 무언가를 적었다.

"첫 과제다."

엎드려 있던 학생들까지 고개를 들었다.

"오늘 배운 공식의 열 박자 중 반드시 필요한 박자를 골라 와라. 근거도 함께 적는다. 근거 없이 베껴 오면 결석과 같이 처리한다."

"첫날부터 과제입니까?"

"첫날이라서 과제다."

레온은 당황한 얼굴로 교재 첫 장을 더듬었다. 시엘은 이미 펜을 들고 있었다. 두 사람의 반응은 전혀 달랐지만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다.

엘리안은 교재 첫 장을 손끝으로 눌렀다.

"다음 수업에서는 이 공식이 왜 틀렸는지 증명한다."

학생들이 숨을 삼켰다.

"그리고 불필요한 부분은 전부 찢어낸다."

그가 교재를 덮는 소리가 강의실 끝까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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