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92화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세작의 꼬리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92화: 세작의 꼬리

은총의 벌판에서 대규모 늑대 떼를 100% 무손실 상태로 소탕하며 획득한 막대한 경험치는, 마침내 지한을 44레벨의 고지로 이끌어 주었다.

[알림: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Lv.43 -> Lv.44)]

지한은 레벨업의 감각을 느끼며 오르비스 시내의 아스트라페 콘체른 비밀 집무실에 마주 앉았다.

오르비스는 이제 펠릭스 백작과의 ‘맹약(Alliance)’ 단계를 공고히 다진 상태에서 지한의 완벽한 영토적 지배를 받고 있었으나, 황도의 이권 갈등은 지상과 공중 양쪽에서 지한을 향해 더 세밀하고 은밀한 올가미를 던져오고 있었다.

탁- 탁-.

라운지의 문이 열리며 자스민 상회의 동부 행수 루완이 피로가 서린 얼굴로 긴급 양피지 보고서를 들고 들어왔다.

“강 특무관님, 제2황자파의 비호를 받는 황도 최대의 암흑 정보 조직인 ‘검은 쥐 (Black Rats)’가 우리 상단 내부에 세작(첩자)을 침투시켰다는 극비 정보를 자스민 정보망을 통해 파악했습니다.”

“세작?”

지한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차분하게 물었다.

“그렇습니다. 그들의 목적은 다름 아닌 아스트라페 길드가 소유한 그레이 아이언 광산의 지하 철혈 기지 입구 경로와, 최근 국경 협곡에서 감지된 ‘비공정 요새 알바트로스’의 1차 비행 도식입니다. 세작의 이름은 릴리안(Lv.42). 그녀는 자스민 상단의 하급 회계사로 위장하여 아스트라페 오르비스 사무실 내부로 침투했습니다.”

[검은 쥐 정보 길드 세작 - 릴리안 (Lillian) - Lv.42 - 자객]

“오늘 밤 그녀가 아스트라페 상단 집무실 내부의 핵심 금고와 기지 출입 패스 카드를 마도 복사기로 카피하여, 황도의 플로렌 후작에게 무선 송신하려 시도한다는 첩보입니다.”

루완의 상세한 보고에 지한은 포커페이스 뒤로 차갑고 예리한 미소를 띠었다.

“그녀가 원하는 대로 미끼를 물어주도록 만들지. 크리스, 오늘 밤 기지 경비원들의 순찰 주기를 10분 늦춰라. 사무소 서랍의 패스 카드는 복사 전자기 결(Flow)이 비정상적으로 흐르는 ‘가짜 추적용 패스’로 은밀히 교체해 둔다.”

“네, 형님! 덫을 준비하겠습니다.”

그날 밤.
자정이 지난 어두운 아스트라페 오르비스 상단 사무소.

달빛만이 은밀하게 창가로 드는 조용한 집무실 내부로, 검은 밀착 슈트를 입은 날렵한 체구의 릴리안이 소리도 없이 창살을 타고 미끄러지듯 스며들어 침투했다. 그녀의 손에는 마도 신호를 복사하는 정교한 황동제 침이 쥐어져 있었다.

릴리안은 고양이 같은 움직임으로 지한의 책상으로 다가가, 서랍의 비밀 제어판에 복사 침을 찔러 넣었다.

철컥-.

서랍이 열리며 푸른빛 출입 패스 카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릴리안의 얼굴에 안도의 미소가 떠오른 찰나였다.

“변경의 열쇠가 생각보다 허술하게 열리는군요.”

어둠이 내린 집무실 책장 그늘 밑에서, 차갑고 건조한 지한의 목소리가 귓가를 낮게 때렸다.

“……!”

릴리안은 경악하며 용수철처럼 몸을 뒤로 날려 은신 기술을 사용해 투명해지려 시도했다.

하지만 지한은 이미 눈가의 [마법 공학 감지 고글]의 스캔 범위를 가동한 상태였다. 어깨 위 드론 아이리스가 50미터 광대역 레이저 빔을 방출하여, 릴리안의 투명한 은신 실루엣을 고글 너머로 정교한 3D 열상 격자선으로 선명하게 맵핑해 정렬했다.

“원격 마력 쇄도 (Remote Mana Surge).”

지직- 팅!

지한은 오른손의 전설 등급 뼈칼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를 쥔 채 손끝을 가볍게 퉁겼다.

원격 번개 충격파가 은신을 전개하던 릴리안의 등 뒤 마도 가죽 조인트 벨트에 직격하여 무선으로 제어 룬을 끊어 버렸다. 단 1밀리미터의 오차도 없는 원격 간섭이었다.

“아, 앗……! 내 마력이 차단당해……!”

은신이 강제 해제되며 마비 상태에 빠진 릴리안이 바닥으로 무겁게 쳐박혔다. 지한은 찰나의 경직을 놓치지 않고 바람처럼 쇄도하여 리레코드 뼈칼의 은빛 날을 그녀의 목덜미 조인트 핀에 정확하게 들이밀었다.

“철혈의 해체 영역 가동.”

위이이잉-.

지한을 기점으로 반경 20미터 영역이 완벽한 전자기 구체로 뒤덮였다.
영역 내에서 릴리안이 쥐고 있던 비수의 제어선과, 그녀의 팔다리 관절 신경망 결(Flow)들이 3D 와이어프레임 구조로 완전히 지한의 손끝 아래 정렬되었다. 릴리안은 지한이 내뿜는 2차 전직 전설의 무시무시한 살기와 한기 오라에 가눌 수 없는 공포를 느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움직이지 마라. 네 손목 관절을 해체하여 평생 무기를 쥐지 못하게 만들기 전에.”

지한의 서늘한 경고음이 어두운 집무실 안에 낮게 울려 퍼졌다. 2황자 세력이 보낸 예리한 정보의 사냥개 릴리안은, 단 3초 만에 넝마주이 지한이 쳐둔 보이지 않는 덫 아래 완벽한 포로 신세로 전락했다. 지한은 그녀가 가져가려던 가짜 추적 카드를 쳐다보며 서늘하게 미소 지었다. 이 첩자를 역이용해 황도의 정보 조직 검은 쥐를 거꾸로 분해해 삼킬 장엄한 사후의 빗장이 어둠 속에서 조용히 채워지고 있었다.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