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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93화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덫의 역류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93화: 덫의 역류

“크, 윽……!”

전설 등급 뼈칼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의 은백색 끝날이 목덜미에 닿자, 릴리안은 온몸을 뒤덮는 맹렬한 동결 한기와 물리 방어력 100% 무시의 절삭력에 기가 질린 채 마른침조차 삼키지 못했다.

지한은 책상 위에 의자를 당겨 앉으며 차분하게 뼈칼의 날을 그녀의 손목 관절 조인트 틈새에 살짝 밀어 넣었다.

“질문은 하나다, 세작. 네가 속한 정보 조직 ‘검은 쥐’의 오르비스 비밀 지부 위치와 연동 주파수가 어디지?”

“……죽어도 말하지 않는다. 나를 죽여봤자 황도로 강제 리스폰될 뿐이다.”

릴리안이 이빨을 깨물며 독기 어린 눈으로 지한을 노려보았다.

지한은 건조한 눈빛으로 서늘하게 웃었다.

“리스폰이라…… 그전에 네 손목 관절 실린더 뼈대의 마력선을 12갈래로 쪼개어 해체해 주지. 해체사에게 베인 관절은 캐릭터가 살아나도 영구적인 마력 기능 손상(Permanent Debuff) 판정을 받는다. 평생 단검 한 자루 쥐지 못하는 절름발이 자객으로 아르카디아 대륙을 떠돌고 싶다면 계속 버텨봐라.”

지한의 손끝이 미세하게 진동했다. 뼈칼의 칼끝이 그녀의 오른쪽 손목 가죽 보호대를 스치듯 가볍게 긁자, 마력 뼈대의 결(Flow)이 비틀리며 영구적인 빙결 손상 데미지 알림창이 릴리안의 망막 위에 한 톨 떴다.

[시스템 경고: 대상에게 영구적인 ‘손목 관절 기능 해체’가 5% 진행 중입니다!]

“아, 아악! 멈춰! 멈춰줘!”

릴리안은 한순간에 눈물이 핑 돌며 처절하게 부르짖었다.
직접 살을 째는 통증 지수 100%의 극심한 한기 고통과, 자신의 42레벨 최정예 자객 캐릭터가 영구적으로 불구가 되어 소멸할 수도 있다는 해체사 지한의 절대적인 해체의 손길 앞에서는 황도의 정보 의리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지, 지부는…… 오르비스 상업 지구 북쪽의 ‘녹슨 톱니바퀴 선술집’ 지하 금고실과 연결된 은밀한 장옥이오! 제발 손목만은 살려주시오!”

릴리안이 덜덜 떨며 자백을 쏟아냈다.

지한은 아스트라페 뼈칼을 그녀의 목덜미에서 가볍게 거두어들였다.

“선택지를 주지, 릴리안. 황태자의 비공식 특무관이자 이 아스트라페 콘체른의 주인이 될 나에게 영혼의 서약 마법을 걸고 나의 이중 첩자(Double Agent)가 되거나, 아니면 지금 여기서 관절 4군데를 완전히 해체당하고 길바닥에 쓰레기 부품으로 버려지거나.”

릴리안은 떨리는 손으로 지한이 내민 붉은색 이중 서약 카드를 받아들었다. 이미 지한에게 자신의 모든 기밀과 약점을 잡힌 이상, 그녀에게 거절할 권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자네의 이중 첩자가 되겠소. 내 목숨과 캐릭터만은 살려다오.”

릴리안이 자신의 마력 인장을 서약 카드에 꾹 눌렀다.

[비공식 이중 첩자 회유 성공!]

지한은 인벤토리에서 위조된 ‘비공정 요새 알바트로스의 가짜 비행 경로 및 마도 엔진 결함 데이터서’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이것을 네 상관들에게 황도 본부 송신용으로 보고해라. 2황자 세력이 이 가짜 비행 노선을 믿고 다시 공중 함대를 보낸다면, 그들은 내 요새 알바트로스의 대공포 밥이 될 뿐이지.”

릴리안은 복사 침으로 위조 도식을 복사하며 지한의 고도의 지능적인 덫에 다시 한 번 소름을 느꼈다.

“그리고 지금 즉시 크리스와 요원들을 소집해라.”

지한은 리레코드 뼈칼을 손목 집날에 가볍게 수납하며 일어섰다.

“네가 자백한 ‘녹슨 톱니바퀴 선술집’ 지하 지부로 간다. 2황자파의 오르비스 정보망의 꼬리를, 오늘 밤 흔적도 없이 완전히 조각내어 쓸어버릴 시간이다.”

지한의 서늘한 명령과 함께, 아스트라페의 정예 습격단이 오르비스의 밤거리를 따라 어둠 속으로 조용히 녹아들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은밀한 정보 기지가 역으로 통째로 해체당해 붕괴당할 운명인지도 모른 채, 검은 쥐의 비밀 장옥은 고요한 어둠 속에서 최후의 침묵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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