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천공의 해체 법칙

88화: 천공의 해체 법칙
“마도 함포 및 바리스타 조준 가동! 저 미확인 거대 기체를 당장 쏴서 격추해라!”
철익의 발톱 단장 케른의 비명 섞인 명령과 함께, 세 척의 제국 중형 비공정 포문에서 시빨간 화염 마력이 맹렬하게 충전되기 시작했다.
피이이이잉- 콰콰콰콰쾅-!
협곡의 붉은 안개를 가르며 세 발의 거대한 마도 화염 포탄과, 강철 케이블이 묶인 10미터 길이의 거대 쇠화살 바리스타가 요새 알바트로스를 향해 빗발치듯 날아왔다. 공중을 가르는 공포스러운 폭음이 골짜기를 울렸다.
하지만 요새 비행 갑판실에 선 지한은 눈가 고글을 내린 채 건조한 목소리로 지시했다.
“요새의 2단계 전자기 역장 장막 가동.”
위이이잉-!
알바트로스의 은빛 용골 전체에 박혀 있던 부유 룬들이 격렬하게 요동치며, 요새의 사방 50미터 영역을 휘감는 투명한 자색 전자기 장막 배리어를 강제로 활성화했다.
퍼어어억- 콰앙-!
날아오던 마도 화염 포탄들이 자색 장막에 닿는 순간, 거대한 전자기 스파크 폭발을 일으키며 단 1밀리미터의 장갑 손상도 입히지 못한 채 허공에서 완벽하게 폭사당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날아오던 거대 쇠화살 역시 자기장에 전류를 흘려보내어 강제로 궤도를 뒤틀어 밑바닥 계곡 절벽 아래로 힘없이 떨어뜨렸다.
“머, 뭐라고?! 마도 함포 세 발을 정면에서 배리어 하나로 100% 차단했다고?! 저게 대체 무슨 등급의 비공정이란 말인가!”
케른이 경악하며 자신의 어깨에 메고 있던 영웅 등급 마도 저격 소총을 조준해 갑판의 지한을 향해 저격 준비를 시작했다.
지한은 차갑게 미소 지으며 갑판 난간을 박차고 허공으로 정면 도약했다.
어깨 위에서 선회하던 드론 아이리스가 낙하 기류를 정밀하게 역산하여 양발 밑에 전자기 보조 패드를 형성해 주었다. 지한은 공중을 미끄러지듯 날아가, 50미터 아래에서 대기 중이던 선두 비공정의 전방 갑판 위에 가볍게 먼지를 일으키며 안착했다.
타악-.
“이 침입자 녀석! 죽여라!”
갑판에 서 있던 4명의 40레벨대 용병들이 독검을 들고 지한을 향해 사방에서 쇄도했다.
“철혈의 해체 영역 가동.”
위이이잉-.
지한을 기점으로 반경 20미터 영역 전체가 완벽한 전자기 구체로 뒤덮였다.
고글 너머로 달려드는 용병들의 목덜미 갑옷 조인트와 가죽 버클 틈새 결(Flow)들이 3D 격자선으로 선명하게 정렬되었다.
오른손의 전설 등급 뼈칼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가 소리도 없이 공중을 스치듯 그어 내렸다.
“해체의 권능 (Dismantling Authority).”
서가각-! 쩡-!
[전설 속성 발동: 대상의 물리 장벽 및 장비 물리 방어력을 100% 무시합니다!]
리레코드 뼈칼의 칼끝이 가볍게 4번의 호를 그리며 스치고 지나가자, 용병들이 쥔 무기 조인트 핀이 분해되어 튕겨 나갔고 그들의 중갑 고정 벨트들이 잘려 나가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다. 무방비 노 장갑 상태가 된 그들의 쇄골 위로 뼈칼의 심연의 동결 냉기가 가차 없이 파고들었다.
쩌적- 쩍!
단 0.5초 만에 네 명의 용병이 하얗게 얼어붙은 석상이 되어 선실 바닥에 굳어져 무력화되었다.
“네놈의 대가리를 부숴 주마!”
케른이 지한의 머리를 향해 마도 저격 소총의 방아쇠를 움켜쥐었다. 붉은 저격 마력이 총열을 타고 맹렬히 압축되는 순간이었다.
지한은 왼팔 [철혈의 마도 공학 의수]를 전방에 대고 손가락을 퉁겼다.
“원격 마력 쇄도 (Remote Mana Surge).”
지직-! 콰직!
의수 손끝에서 방출된 무선 전자기 충격파가, 10미터 밖에서 조준하고 있던 케른의 마도 저격 소총 격발 노드 핀에 정확하게 내리꽂혔다. 단 1밀리미터의 오차도 없는 원격 간섭으로 인해, 저격 총열 내부의 제어 룬이 강제로 으스러지며 기계 오작동 폭발(Backfire)을 일으켰다.
펑-!
“끄, 아악! 내 총이!”
소총이 내부 폭발하며 케른의 오른손 장갑을 불태워 버렸고, 케른은 무기를 잃고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지한은 곧바로 케른의 가슴팍으로 쇄도하여 아스트라페 뼈칼을 밀어 넣었다.
“해체의 권능.”
서가각-!
뼈칼날이 케른의 어깨 견갑과 허리 가죽 고정끈을 깨끗하게 그어 베어 냈다. 갑옷이 흘러내려 엉킨 찰나, 지한은 케른의 가슴에 왼손 의수 동력로를 깊숙이 밀착시켰다.
“하늘의 약탈꾼도, 해체사의 칼날 앞에서는 한낱 부품일 뿐이지.”
의수의 톱니 기어들이 맹렬히 돌며 공성 에너지가 1.2초 만에 완전 충전되어 뿜어졌다.
“마법 공학 공성포.”
쿠콰과과과과과광-!
선두 비공정의 갑판 전체를 휩쓰는 거대한 화염 공성포의 대폭발이 케른의 몸통을 완전히 관통했다.
케른은 머리 위로 15,000에 달하는 거대한 적색 데미지가 폭발하며, 뼈 한 조각 추리지 못하고 빛의 먼지가 되어 허공으로 산산이 흩어졌다. 바닥 위로 그가 착용하고 있던 [포수의 조준 안경 (영웅)]과 황금빛 비공정 부품 상자가 툭 떨어졌다.
[Lv.46 단장 케른 해체에 성공하였습니다!]
- 무손실율: 100.00%
-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Lv.43 [55%])
- 전리품: ‘포수의 조준 안경 (영웅)’, ‘비공정 제어 다이얼 핀’을 획득하였습니다.
지한은 의수 끝의 화염 연기를 털어 뼈칼을 조용히 수납한 뒤, 곧바로 선두 비공정의 조타실로 향했다.
선단의 대장이 소멸하자, 뒤따르던 두 척의 중형 비공정들은 공포에 질려 협곡 뒤로 도망치려 서둘러 회전하고 있었다.
지한은 차가운 눈빛으로 조타실의 메인 제어반에 아스트라페 뼈칼을 깊숙이 꽂아 넣고, 그들의 수송 마력선을 원격 해체하기 위한 정교한 손놀림을 놀리기 시작했다. 요새 알바트로스의 첫 천공 데뷔 전은, 단 3분 만에 제2황자파 수송단을 가차 없이 요리해 버리는 일방적인 도살극의 정점으로 치닫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