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요새의 태동

80화: 요새의 태동
황성 루테시아에서의 모든 세력적 입지와 아스트라페 콘체른의 거대 비즈니스를 굳건히 다진 지한은, 지체하지 않고 국경 영구 프리패스를 사용해 오르비스의 지하 철혈 기지로 은밀히 귀환했다.
기지의 문이 열리자마자 뿜어져 나오는 웅장한 가마의 열기와 대장간의 해머 소리가 지한을 맞이했다. 100% 동력 복구율을 이룩한 기지는 쉼 없이 회전하며 마도 에너지를 내뿜고 있었다.
“오셨습니까, 지한 형님! 황도에서의 무시무시한 첩보들은 다 들었습니다. 제국 최고의 살수단마저 조각내셨다니, 정말 형님다우십니다.”
크리스가 가볍게 웃으며 지한을 웅장한 제2 조립 도크(Dock) 방향으로 안내했다.
도크의 한가운데에는 지한이 마탑에서 덤프 복사해 보낸 ‘천공 요새 알바트로스’ 설계도에 따라, 길드원들이 밤낮으로 제련해 둔 아파트 5층 높이에 달하는 비공정의 거대 강철 용골(Keel - 척추 뼈대 구조물)이 은빛 그레이 아이언의 묵직한 광채를 내며 우뚝 서 있었다.
“기본 뼈대 용골의 1차 제련은 완벽하게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형님이 쥐고 계신 하늘의 심장을 이식할 차례입니다.”
크리스가 도크의 마력 레버를 만지며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지한은 천천히 용골 아래로 다가갔다. 그리고 인벤토리에서 푸른색으로 거대하게 회오리치던 [하늘의 엔진 코어]를 조심스럽게 꺼내 들었다. 코어가 기지 내부에 노출되자마자, 기지 메인 용광로의 푸른 화염과 동기화 반응을 일으키며 웅장한 전자기 파동이 동굴 전체를 뒤흔들었다.
어깨 위의 드론 아이리스가 맹렬히 돌며 요새 용골의 중앙 동력 슬롯 내부 구조를 실시간 스캔해 고글 화면에 띄웠다.
“철혈의 해체 영역 가동.”
위이이잉-.
지한을 기점으로 반경 20미터 영역이 푸른 전자기 역장에 완전히 휩싸였다.
고글 너머로 비공정 용골 내부의 거대한 톱니바퀴 배열과 중력 궤적 라인들이 3D 와이어프레임 구조로 드러났다.
지한은 전설 등급 뼈칼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를 쥐고, 공중의 용골 결합부 틈새로 높이 도약했다.
“이식 해체 및 영구 동기화.”
스으으윽-!
지한은 리레코드 뼈칼의 칼끝으로 엔진 코어 외곽의 차폐 조인트 기어 핀들을 요새 용골의 주 척추 슬롯에 맞물리도록 정교하게 깎아 나갔다. 단 1밀리미터의 틈도 허용하지 않는 그의 절대적인 손재주 앞에서, 푸른색 하늘의 심장이 요새의 중심 뼈대 속 깊숙이 완벽하게 결합해 들어갔다.
철컥-! 우우우우웅-!
이식이 성공하자마자, 은빛의 거대 용골 전체를 감싸고 있던 비행 룬 문양들이 눈이 멀 정도로 찬란한 푸른빛 한기 마력으로 일시에 밝아왔다.
용골을 묶고 있던 무거운 쇠사슬 고리들이 팽팽하게 당겨지더니, 이내 지상에서 스르릉 떠올라 10미터 높이 허공에 둥둥 뜬 채 영구적인 비행 수평 상태(Hovering)를 달성했다.
[천공 요새 알바트로스 - 1단계 건조 완료!]
- 동력 용골 동기화 성공 (Sync Rate: 100.00%)
- 효과: 요새의 용골이 영구 중력 차폐 및 부상 상태를 유지합니다.
- 기지 내부의 모든 대장 및 제련 가마 효율이 20% 추가 상승합니다.
-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Lv.41 -> Lv.42)
“허어…… 진짜로 떠오르는군요! 쇠사슬을 다 끊었는데도 허공에 완전히 고정되어 있습니다!”
크리스를 비롯한 기지의 제작 요원들이 감탄사하며 허공에 뜬 은빛 용골을 올려다보았다.
지한은 착지하며 어깨 위의 아이리스를 매만졌다. 레벨 또한 42레벨의 높은 고지에 안착하며 2차 전직 ‘마도 철혈 해체사’의 모든 스킬의 범위와 파괴력이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되었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지한의 눈이 밤하늘처럼 깊게 침묵했다.
“이 용골의 좌우 날개 프레임에 마도 대포 포문들을 추가로 장착하고, 고대 방어 트랩망을 2차 건조로 설계해 올린다. 이 알바트로스가 완전한 비행 능력을 갖추는 순간, 제국의 그 어떤 비공정 기사단도 우리 앞에서는 한낱 땅을 기는 벌레에 불과할 테니까.”
지하 기지의 푸른 밤하늘 아래, 대륙의 하늘 전체를 통째로 조각내고 지배할 위대한 천공 요새의 첫 심박 소리가 웅장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현실의 동생 병원비와 빚더미에서 허덕이던 청년 강지한은, 이제 제국의 하늘을 정복할 위대한 군주로서의 거침없는 두 번째 심장에 뜨겁게 마동 전류를 불어넣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