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79화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배달된 경고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79화: 배달된 경고

황성 외곽 운하 지구의 쓸쓸한 새벽바람을 뚫고, 지한은 자스민 상회의 황도 지부 비밀 귀빈실로 돌아왔다.

탁자 위에 지한이 수거해 온 8개의 그림자 칼날 살수단 인장들과, 푸른 서리가 서린 채 반쪽으로 정밀하게 쪼개진 영웅 등급 [그림자 비수] 잔해들이 요란하게 쏟아져 내렸다.

달그락-.

“이, 이것은……!”

대기하고 있던 마담 셀렌은 탁자 위의 전리품들을 보고 경악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황도의 밤을 지배한다던 그림자 칼날의 최정예 살수 8명이, 지한이 외출한 지 불과 두 시간 만에 단 한 명의 생존자도 없이 완벽하게 도륙되어 부품으로 분해당한 것이다.

“마담 셀렌, 이 인장들과 부러진 비수 조각들을 작은 선물 상자에 넣어 제2황자파의 군수 자금을 총괄하는 플로렌 후작의 황성 본저택 침실 탁자 위에 내일 아침까지 배달해 주십시오.”

지한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평온하게 지시를 내렸다.

“플로렌 후작의 침실 말씀입니까? 황도 최고의 경비 기사단이 지키는 그의 저택 안마당에 말입니까?”

“자스민 상단의 은밀한 황도 정보원망과 기계 은신 기술을 사용하면 불가능하지 않을 텐데요. 상자 위에 내 특무관 인장을 찍는 것도 잊지 마십시오.”

지한의 포커페이스 너머로 서늘한 경고의 덫이 던져졌다.

“……알겠습니다. 자스민 상회의 자존심을 걸고, 내일 해가 뜨기 전에 후작의 머리맡에 배달해 드리지요.”

다음 날 아침, 제국 제2황자 세력의 군수 책사인 플로렌 후작(Lv.44)은 자신의 호화로운 침실에서 잠을 깨어 눈을 비비다 침대 옆 협탁 위에 놓인 작고 붉은 선물 상자를 발견하고 굳어 버렸다.

경비 기사들의 삼엄한 감시를 뚫고 침대 머리맡에 놓인 의문의 상자.

후작이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열자, 상자 안에는 자신이 어젯밤 은밀히 청부령을 내렸던 그림자 칼날 살수 8명의 피 묻은 인장들과, 얼어붙은 채 조각난 비수 잔해들이 황실 특무관 강지한의 인장 서명장과 함께 차갑게 뒹굴고 있었다.

서명장에는 단 한 줄의 문장만이 나직하게 쓰여 있었다.

[다음 해체 대상은 후작님의 목구멍입니다. - 제국 특무관 강지한]

“끄, 윽……!”

플로렌 후작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파에 주저앉아 온몸을 덜덜 떨기 시작했다.
황도 최대의 살수 집단을 단 2분 만에 무소음으로 전멸시킨 지한의 압도적인 무력과, 황실 기사단의 경비를 비웃듯 자신의 침실 머리맡까지 침투한 아스트라페의 정보 장악력은 2황자파 전체에 거대한 죽음의 공포를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당, 당장 강지한에 대한 모든 공작을 취소해라! 붉은 불꽃과 카스텔 감사단에 이어 우리 가문까지 멸문당하기 직전이다!”

플로렌 후작의 다급한 비명 소리가 저택 전체를 뒤흔들었고, 제2황자 세력은 지한을 제거하려던 음모를 전면 철회하고 굳건한 포커페이스 뒤로 꼬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며칠 후, 황도 중심가의 거대한 마도 정원에 아스트라페 상단 황도 본부의 거대 네온 간판이 화려하게 밝아왔다.

[아스트라페 콘체른 (Arcadia Concern) 황성 본부 출범!]

변경의 넝마주이 스캐벤저 강지한은, 이제 2황자 세력의 어둠의 비수를 완벽히 꺾어버린 채 제국 황성 전체의 군수 흐름을 쥐락랔하는 대부호이자 핵심 권력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정립했다.

지한은 루테시아의 밤하늘을 수놓은 마도 간판 아래 서서 가볍게 전설 뼈칼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를 만졌다.

오르비스와 황도를 완벽히 지배한 지금, 그의 시선은 이제 땅을 넘어 마탑 도서관에서 복사했던 ‘천공 요새 알바트로스’가 잠든 저 드넓은 하늘의 제국을 향해 장엄하게 뻗어 나가고 있었다.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