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하늘의 심장

64화: 하늘의 심장
지하 철혈 기지의 중앙 통제실.
지한은 차갑게 불타오르는 메인 마력 도가니 앞에 서서, 엘레나로부터 획득한 황도 마탑의 고대 도서 사본 3권을 차례로 펼쳤다. 양피지 위로 붉은색 각인 공식들과 마도 비공정의 엔진 이식 구조선들이 고글 시야 너머로 선명하게 흐르고 있었다.
“과연 황도 마탑의 기술서답군. 마력의 흐름을 억제하면서 동력을 이식하는 ‘차폐 분해’ 설계 공식이 아주 정교해.”
지한은 눈가 고글의 배율을 조정하며, 인벤토리에서 푸른색으로 격렬하게 요동치는 [하늘의 엔진 코어]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코어가 공기 중에 노출되자마자 은빛 전자기 전류가 지한의 왼팔 의수와 조립 공방 벽면으로 지직거리며 흘렀다.
어깨 위의 소형 드론 아이리스가 맹렬히 돌며 코어 주위의 전자기파 진동을 정밀하게 제어(Shunt)하기 시작했다.
“아이리스, 주파수 조율 82헤르츠 고정. 가마의 에너지를 차단하고 이식 슬롯을 연다.”
윙-! 철컥!
공방 정중앙에 위치한 기지의 메인 에너지 실린더가 갈라지며, 톱니바퀴 조인트들이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갔다.
지한은 전설 뼈칼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를 쥐고, 마탑의 공식에 따라 엔진 코어 외곽의 보조 마력선들을 미세하게 조율했다.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그의 정밀 손재주 앞에서, 푸른 광체를 머금은 하늘의 심장이 실린더의 정중앙 코어 룸으로 부드럽게 미끄러져 들어갔다.
철컥! 우우우우웅-!
이식이 완료됨과 동시에, 지하 기지의 천장과 바닥을 가로지르던 거무스름한 녹슨 구리 전선들이 일제히 영롱하고 강렬한 푸른빛 전류로 밝아오며 기지 전체를 세차게 흔들었다.
[고대 철혈 기지 완전 복구 완료!]
- 동력 복구율: 100.00% (Maximum Power)
- 기지 내부의 모든 기계 제련 가마 및 자동 조립 라인이 가동 불가 상태에서 ‘완전 최적화 가동’ 모드로 업그레이드됩니다.
- 아스트라페 상단의 특수 마도 부품(영웅 등급) 생산 속도가 300% 상승합니다.
- 기지의 영토 은폐 방어 장막 수준이 ‘상급’으로 상승하여 외부 탐지기를 완벽히 무력화합니다.
“하핫! 지한 형님, 드디어 기지가 100%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이 공방 가마의 화력이라면 이제 주간 영웅 등급 무기 및 제작용 강철 주괴 공급량을 세 배로 늘려 자스민 상회에 납품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가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주먹을 쥐었다.
“좋아. 생산 속도를 늘려 황도 유통을 가속한다. 골드가 많을수록 펠릭스 백작가와 황태자파 귀족들에게 먹일 미끼가 풍부해지니까.”
지한은 차분하게 의수를 쓰러내렸다.
기지가 완전 가동됨에 따라, 2차 전직 ‘마도 철혈 해체사’의 모든 스킬의 위력과 마력 효율이 기지 내부에서 추가로 15% 상승하는 지속 버프(Territory Buff)까지 얻게 되었다.
하지만 평화로운 성장도 잠시, 자스민 상회의 루완을 통해 황도의 긴박한 추가 전갈이 전송되었다.
[자스민 상회 극비 전갈]
- 내용: 붉은 불꽃 사냥대의 몰락으로 인해 2황자파의 동부 군수 이권이 완전히 마비되었음.
- 2황자 세력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제국 남부의 대영주이자 거대 상단을 소유한 ‘카스텔 백작가’와 제휴를 맺음.
- 카스텔 백작가는 합법적인 황실 군수 감사관 직위를 빌려, 오르비스의 아스트라페 길드가 소유한 ‘그레이 아이언 광산’의 광석 유통 상태를 조사하고 채굴권의 절반을 강탈하려는 공작을 승인함.
- 감사단은 이미 오르비스 방향으로 영주 사령 기사들을 대동하고 출발하였음.
지한은 집무실의 의자에 기대앉아 붉은 양피지 밀서를 차갑게 노려보았다.
“제국 남부의 카스텔 백작가라…… 2황자파의 꼬리가 마침내 오르비스 광산의 이권에 닿았군.”
카스텔 백작가는 남부의 광활한 비옥 지대와 거대 상단을 거느린 전통 귀족 세력으로, 펠릭스 백작가보다 세력 규모가 훨씬 컸다. 그들이 ‘합법적인 황실 감사관’의 직위와 군수법을 앞세워 밀어붙인다면, 오르비스의 펠릭스 백작 역시 정면으로 거부하기 곤란한 처지였다.
“지한 형님, 카스텔 백작가의 감사단은 황실의 이름으로 조사하겠다고 명분을 내세울 텐데 어떻게 대처하시겠습니까?”
크리스가 걱정스러운 투로 물었다.
지한은 천천히 홍차를 마시며 서늘하게 눈을 빛냈다.
“명분은 강탈하기 위해 만드는 법이다. 그들이 황실 감사의 명분을 들고 온다면, 나는 황실 특무관의 치외법권을 걸고넘어지면 그만이지. 하지만 감사단을 그냥 쫓아내면 2황자파는 더 큰 군대를 끌고 올 거다.”
지한은 뼈칼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를 테이블 위에 툭 던졌다.
“그들이 원하는 그레이 아이언 광석의 가짜 유통 장부와 세금 체납 정황을 흘려라. 그들을 그레이 아이언 광산의 가장 깊숙한 막다른 함정 갱도로 유도한다. 감사단 전체가 광산 내부의 마수들과 고대 함정에 휩쓸려 ‘사고사’당하는 대본을 다시 쓸 시간이다.”
카스텔 백작가의 감사단이 오르비스에 발을 들이는 순간.
지한은 그들의 탐욕을 이용해 2황자파의 남부 세력 전체를 오르비스의 어두운 지하 광산 갱도 속으로 유도해, 뼈마디 하나까지 해체해 버릴 두 번째 잔인하고 완벽한 덫의 빗장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