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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63화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영광의 이면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63화: 영광의 이면

침묵이 내려앉은 고대 비공정 격납고 내부.

지한은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푸른색 [하늘의 엔진 코어]의 동력 밸브를 조용히 잠갔다. 코어에서 흘러나오던 거대한 전자기 폭풍이 이내 차분하게 잦아들며 지한의 인벤토리 속으로 안전하게 귀속되었다.

“지한 형님, 붉은 불꽃 랭커들의 잔해와 천공의 수호 기관 라파엘의 기계 본체 해체를 시작하겠습니다.”

크리스가 지한의 등 뒤에서 기쁜 표정으로 물었다.

“시작해라. 랭커들의 장비는 전부 아스트라페 길드의 자산으로 귀속시키고, 라파엘의 거대 강철 본체는 내가 직접 마력 해체로 깎아낸다.”

지한은 거대하게 무너져 있는 라파엘의 황금빛 강철 날개 위로 다가갔다. 전설 등급 뼈칼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를 가볍게 비틀어 쥐며 손바닥을 얹었다.

“마력 해체 (Mana Disassembly).”

스으으으-.

48레벨 보스 몬스터의 거대한 본체가 은백색 한기 연기와 함께 분해되며 지한의 신경망으로 빨려 들어갔다. 고순도 그레이 아이언 장갑판과 상급 마도 제어 룬 조각들이 지한의 길드 인벤토리에 실시간으로 쌓였다.

[보스 몬스터 정밀 해체 성공!]

지한은 이어서 헬가가 떨어뜨린 영웅 등급 양손 해머인 [폭쇄의 강철 해머]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장비 분해 해체.”

서걱-! 깡!

지한의 뼈칼날이 해머 헤드의 화염 제어 장치의 틈새 결을 슥 긁자, 거대한 양손 해머가 순식간에 수십 개의 미세 공학 나사와 마도 코일, 그리고 고급 제련 철판으로 깔끔하게 해체되어 분리되었다.

[장비 정밀 분해 완료!]

“랭커의 무기답게 재료 하나하나가 전부 최상급이군. 대장기술 길드원들에게 넘기면 우리 아스트라페만의 영웅 등급 무기를 서너 자루는 새로 찍어낼 수 있겠어.”

지한은 수확한 전리품들을 모두 갈무리한 뒤, 단상 중앙의 메인 진공 유리 기둥으로 다시 다가갔다. 엔진 코어가 빠져나간 유리 기둥의 제어반은 심각하게 그을려 있었다. 지한은 아스트라페 뼈칼을 이용해 제어반 내부의 마력 보드판 전체를 거칠게 긁어 단선 흔적을 깊게 팠다.

“코어가 붕괴 폭발하며 강제로 에너지가 소멸한 흔적이다.”

지한은 마력 해체 능력을 극대화하여, 엔진 코어의 ‘동력만 쏙 빼먹고’ 남겨둔 껍데기 금속 케이스(빈 껍데기 마도 기기)의 내부 마력 도선을 완벽하게 불태워 버렸다. 겉보기에는 엔진 코어가 격렬한 충격으로 과부하 폭발을 일으켜 회복 불가능한 무마력 쓰레기 고철판으로 화한 것처럼 조작한 것이다.

“철수한다. 오르비스 영주관으로.”

반나절 뒤, 오르비스 영주관 지하 밀실.
황도의 특무 사찰관 엘레나는 지한이 탁자 위에 툭 던져놓은, 검게 그을리고 아무런 마력도 감지되지 않는 찌그러진 금속 코어 케이스를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이, 이것이…… 하늘의 엔진 코어란 말입니까?”

엘레나가 나침반을 들이댔지만, 황동 나침반의 바늘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마력이 100% 소멸한 일반 잡철 더미에 불과했다.

“그렇습니다, 사찰관님.”

지한은 슬픈 표정조차 짓지 않는 철저한 무표정으로 대꾸했다.

“붉은 불꽃 길드의 사냥대가 무모하게 격납고 정문을 돌포하여 보스 라파엘과 격돌했습니다. 그 충격의 여파로 비공정의 메인 엔진이 임시 폭주 상태에 빠졌고, 저희 아스트라페 길드가 도크 내부 격갑실로 진입했을 때는 이미 코어가 과부하로 자가 붕괴 폭발을 일으키는 중이었습니다. 저희는 붉은 불꽃 사냥대의 전멸을 확인하고 폭발의 파편만을 겨우 수거해 왔을 뿐입니다.”

엘레나는 머리를 짚었다.
비공정의 엔진 코어 획득이 완전히 무산되었다는 점은 뼈아팠지만, 적어도 제2황자파의 ‘붉은 불꽃’ 길드 역시 그 코어를 쥐지 못하고 사냥대 전체가 몰살당했다는 소식은 황태자파에게 더할 나위 없는 최선의 중립적 안도감을 주었다. 양 파벌 누구도 공중 병기를 장악하지 못한 채 고대 기술의 붕괴로 종결된 시나리오였다.

“……붉은 불꽃 사냥대 단장 헬가와 부하들이 전부 죽은 것은 확실합니까?”

“현장에는 녀석들이 쓰러지며 남긴 타버린 무기 잔해만이 가득했습니다. 이미 소멸해 황도로 강제 리스폰되었겠지요.”

지한은 태연하게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엘레나는 길게 한숨을 쉬며, 품에서 두 장의 양피지 서약서와 황도 마탑의 공인 문장을 꺼내 지한 앞에 밀어 보냈다.

“약속은 지키겠습니다. 당신의 공로와 2황자파의 음모를 분쇄한 대가입니다.”

[계약 보상 수령 완료!]

“감사합니다, 사찰관님. 황태자 전하께 변경의 충성을 전해 주십시오.”

지한은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서약서와 대여권을 챙겼다.

엘레나가 사찰단을 이끌고 황도로 서둘러 복귀하는 모습을 서재 창밖으로 바라보며, 지한은 인벤토리 깊숙이 보관된 진짜 푸른색 [하늘의 엔진 코어]의 묵직한 진동을 느꼈다.

황실을 속이고, 제국 최대 길드를 짓밟으며, 지한은 하늘을 날아오를 위대한 고대의 심장과 마탑의 고급 설계 비밀 서적까지 통째로 가로채는 데 성공했다.

그레이 아이언 광산의 지하 철혈 기지에 이 하늘의 엔진 코어가 동기화되는 순간, 아스트라페 길드는 제국 전체를 위협할 공중 비공정의 독점 생산 능력까지 갖추게 될 것이었다. 지한의 잔인하고 영리한 비즈니스가 오르비스의 어두운 밤하늘 너머 황도를 향해 웅장하게 번져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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