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폭쇄와 해체

62화: 폭쇄와 해체
“죽어라, 이 쥐새끼가!”
헬가의 포효와 함께 그녀의 거대한 해머 헤드가 격렬한 붉은 화염 폭풍을 내뿜으며 지한의 머리 위로 사정없이 내리쳐졌다. 광전사의 분노(Rage) 버프가 극대화된 47레벨의 궁극기급 물리 타격이었다.
쾅-! 쿠콰과광-!
격갑실의 쇠바닥이 거대하게 찌그러지며 폭발적인 화기 충격파가 사방으로 뿜어졌다.
하지만 지한은 이미 반 보 뒤로 물러나 가볍게 신형 드론 아이리스의 보조 제동력을 빌려 도약한 상태였다. 지한이 공중에 뜬 찰나, 그의 전신에서 푸른색 전자기 역장이 세차게 불어났다.
“철혈의 해체 영역 가동.”
위이이잉-.
영역 내부의 모든 물리 배선들이 지한의 [마법 공학 감지 고글]의 격자선 위로 3D 도식화되어 펼쳐졌다. 헬가가 들고 있는 해머의 메인 동력 트리거 스위치와, 그녀의 붉은 장갑 견갑을 고정하는 나사 조인트 세 곳이 붉은 결(Flow)로 선명하게 빛났다.
“한 번 더 때려 부숴 주마!”
헬가가 무서운 속도로 해머를 다시 치켜들며 두 번째 연속 타격을 준비했다. 해머에 붉은 마력이 무시무시하게 회오리치며 차징되는 순간이었다.
‘거기다.’
지한은 오른손의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 뼈칼을 쥔 채 가볍게 검지를 퉁겼다.
“원격 마력 쇄도 (Remote Mana Surge).”
지직-!
지한의 전설 뼈칼날 끝에서 뻗어 나간 무선 전자기 기류가, 헬가가 쥔 해머 손잡이 끝의 마력 충전 레버 밸브에 직격했다.
파각-!
밸브가 해체되며 강제로 역류 반응이 일어나자, 해머 헤드에 가득 모여 있던 붉은 화염 마력이 픽 소리를 내며 흔적도 없이 강제 취소(Cancel)되어 소멸해 버렸다.
“어, 어어……?! 내 마력이 왜 끊겨!”
헬가의 동공이 경악으로 크게 확장되었다. 47레벨 광전사의 강력한 연속 스킬이 시전 도중에 아무런 마법 방어막도 없이 강제로 끊긴 것이다.
지한은 헬가가 당혹감에 휩싸인 0.1초의 경직을 놓치지 않고, 공중에서 헬가의 가슴팍으로 파고들며 아스트라페 뼈칼을 가볍게 놀렸다.
“해체의 권능 (Dismantling Authority).”
서가각-!
[전설 속성 발동: 대상의 물리 방어력을 100% 무시합니다!]
뼈칼의 날 끝이 헬가의 가슴 장갑판을 고정하고 있던 세 가닥의 마도 보강 가죽 끈을 스치듯 베어냈다.
철컥- 스르륵-.
고정 버클이 일시에 해체되자, 헬가가 두르고 있던 46레벨 영웅 등급의 두꺼운 중장갑 흉갑이 고정력을 잃고 쇠바닥으로 툭 떨어져 내렸다. 그녀의 가슴과 어깨 부위는 단숨에 넝마 수준의 얇은 가죽 내피 상태로 노출되었다.
동시에 아스트라페 뼈칼의 심연의 동결 한기가 헬가의 노출된 쇄골 주위로 파고들었다.
쩍! 쩌적-!
“끄, 윽…… 몸이…… 안 움직여……!”
헬가의 어깨와 쇄골 관절이 하얗게 얼어붙으며 급격한 과부하 감전 및 빙결 상태에 빠졌다. 47레벨 광전사 하이랭커의 최후는 이토록 허망하고 일방적이었다.
지한은 헬가의 미간 앞으로 왼팔 [철혈의 마도 공학 의수]를 깊숙이 들이밀었다.
“다음 생에는 지휘 공부를 좀 더 하고 오너라.”
의수의 톱니바퀴 동력로가 맹렬히 회전하며 적색 공성 에너지가 1.2초 만에 완전 충전되어 뿜어져 나왔다.
“마법 공학 공성포.”
쿠콰과과과과과광-!
격갑실 전체를 울리는 거대한 화염 공성 광선이 헬가의 상반신을 정면으로 관통했다.
헬가는 머리 위로 12,000에 달하는 처참한 붉은색 데미지가 폭발하며,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빛의 먼지가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바닥 위로 녀석이 쥐고 있던 [폭쇄의 강철 해머 (영웅)]가 툭 떨어져 내렸다.
뒤따르던 붉은 불꽃의 정예 대원들도 크리스와 아스트라페 길드원들의 맹공에 밀려 단 1분 만에 전멸당해 바닥의 차가운 쇳가루로 화했다.
지한은 바닥의 해머를 인벤토리에 넣은 뒤, 즉시 유리 기둥 제어반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지막 해체다.”
아스트라페 뼈칼의 끝날을 박아 넣은 지한의 손끝이 부드럽게 잔여 도관 연결선을 그어 내렸다.
[엔진 코어 제어 장치 해체 완료!]
- 무손실율: 100.00% (Perfect)
- 영웅 등급 ‘하늘의 엔진 코어’를 무사히 추출해 획득하셨습니다!
쿠구구구구-.
메인 엔진 코어가 유리관에서 분리되어 지한의 손에 쥐어지는 순간, 비공정 아퀼라의 선체를 지탱하던 거대한 전자기 진동이 스르릉 잦아들며 멈추었다.
동시에 밖에서 날뛰던 48레벨 보스 몬스터 ‘천공의 수호 기관 - 라파엘’ 역시 가슴의 동력 공급원을 원격 차단당하자, 안광의 빛을 잃고 쇠사슬 더미 속으로 거대하게 허물어지며 완벽한 정지 상태에 도달했다.
격납고 전체에 완전한 침묵과 아스트라페 길드의 지배만이 남았다.
[알림: 퀘스트 ‘비공정 격납고 선점’을 성공적으로 완수하셨습니다!]
- 황태자파의 신뢰도가 상승합니다.
-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Lv.40 [65%])
지한은 은빛 뼈칼을 가볍게 털어내 손목의 칼집에 넣으며, 손바닥 위에 파랗게 번쩍이는 거대한 엔진 코어를 주시했다.
제2황자파의 핵심 무력인 붉은 불꽃마저 격갑실의 차가운 바닥 밑에 짓밟은 지금.
하늘을 날아오를 위대한 고대의 심장은 완벽하게 스캐벤저 강지한의 손아귀에 쥐어졌다. 황도 전체의 판도를 뒤흔들 거대한 비상의 제2막이, 지한의 잔인하고 영리한 미소 속에서 장엄하게 흘러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