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격갑실의 침입자

61화: 격갑실의 침입자
비공정 아퀼라의 좁고 어두운 금속 통로는 차가운 마도 윤활유 냄새와 노후한 강철 냄새로 가득했다.
지한은 앞장서서 미끄러지듯 통로를 통과해, 마침내 선체 한가운데에 위치한 거대한 둥근 방인 ‘중앙 격갑실(엔진룸)’에 도달했다.
웅웅웅웅-.
격갑실 중앙에는 높이 5미터에 달하는 초대형 진공 마도 기둥이 설치되어 있었고, 그 투명한 유리관 중심에서 제국 하늘의 심장이라 불리는 푸른색 광체가 번개 스파크를 사방으로 내뿜으며 맹렬하게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하늘의 엔진 코어 (영웅)]
- 상태: 과부하 방출 모드 (천공의 수호 기관 라파엘과 무선 동기화 중)
- 설명: 고대 순양 비공정의 비행 및 부양 제어를 총괄하는 거대 마도 동력 핵입니다. 보스 라파엘의 전력 버프를 실시간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대단하군. 이 거대한 에너지를 강제로 도려내야 보스 라파엘도 무력화되겠어.”
지한은 눈가의 [마법 공학 감지 고글]의 초점을 엔진룸 전체로 조율했다.
그때였다.
격갑실 사방의 강철 벽면에 설치된 통풍구들이 철컥거리며 열리더니, 푸른빛 안광을 뿜어내는 가느다란 마도 공학 촉수들과 소형 방어 미니 기병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왔다.
[격갑실 보조 방어 유닛 (Engine Room Sentinel) - Lv.38]
- 수량: 12기
- 설명: 격갑실 내부의 침입자를 감지해 요격하는 천공의 수호 기관 라파엘의 보조 물리 촉수들입니다. 대상의 관절을 묶는 고압 전선을 방출합니다.
“크리스, 미니 기병들의 방패 라인을 맡아라! 딜러들은 11시 방향의 동력 공급망을 끊어!”
“네, 형님! 방패병들, 정면 저지!”
크리스가 칼을 휘두르며 38레벨의 보조 유닛들의 전방을 틀어막았다.
동시에 네 가닥의 길쭉한 강철 촉수들이 뱀처럼 꿈틀거리며 지한의 전신을 묶기 위해 매섭게 쇄도했다. 공기 중을 가르는 날카로운 쇳소리가 격갑실을 메웠다.
“철혈의 해체 영역 가동.”
위이이잉-.
지한을 중심으로 반경 20미터 영역이 푸른 전자기 역장에 휩싸였다.
날아오던 촉수들의 가느다란 관절 마디와 미세한 마력 전도 격자들이 고글 시야 너머로 3D 도식선으로 정렬되었다.
지한은 오른손의 전설 등급 뼈칼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를 살짝 비틀어 쥐었다.
“해체의 권능 (Dismantling Authority).”
스으으윽-!
지한은 미끄러지듯 촉수들의 사이로 파고들며 칼끝을 부드럽게 놀렸다.
[전설 속성: 해체의 권능 발동! 대상의 물리 방어력을 100% 무시하며 영구적인 마력 손상 궤적을 벱니다.]
바스락-! 콰직-!
뼈칼이 지나간 자리를 따라 푸른 심연의 동결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날아오던 강철 촉수 4개가 단 한 번의 은백색 원형 참격에 두 동강으로 쪼개지더니, 이내 꽁꽁 얼어붙어 바닥으로 사정없이 바스러져 내렸다. 물리 방어력 100% 무시의 위력 앞에서는 고대 제국의 특수 합금조차 한낱 얼음 나뭇가지에 불과했다.
[보조 방어 유닛 4기 해체 완료!]
- 경험치가 상승하였습니다.
지한은 착지와 동시에 단상으로 도약하여, 메인 엔진 코어가 박힌 진공 기둥의 제어판을 아스트라페 뼈칼로 찔렀다.
“마력 해체.”
[엔진 코어 제어 장치 해체 시작:]
- 동기화 해제 진행률: 10%... 30%...
우르릉-! 쾅-!
그 순간, 격갑실의 두꺼운 비상 격문이 웅장한 폭발음과 함께 두 동강으로 찢겨 나가며 벽에 박혔다.
화염과 흩날리는 불꽃 파편들 사이로, 피투성이가 된 채 거대한 양손 해머를 들고 숨을 헐떡이는 붉은 불꽃 길드의 부단장 헬가가 서 있었다. 헬가의 곁에는 단 5명의 정예 부하들만이 살아남아 처참한 꼴로 칼을 쥐고 있었다. 밖에서 보스 라파엘의 첫 광격 레이저 폭격을 정면으로 얻어맞고 부대 전체가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은 탓이었다.
“넝마주이 새끼들이…… 진짜 우리를 방패막이로 삼아 뒤로 홀로 들어왔구나.”
헬가가 눈동자에 핏대를 세우며, 지한을 향해 이가 갈리는 목소리로 쇳소리를 내뱉었다.
“비공정의 심장을 먼저 도려내서 도망칠 생각이었나 보지? 어림없다. 내 대원들의 피의 대가로, 네 목구멍부터 이 해머로 부셔 주마!”
헬가가 해머의 동력 손잡이를 꽉 쥐자, 해머 헤드에서 붉은 마법 화염 폭풍이 맹렬하게 뿜어 나오기 시작했다. 47레벨 광전사의 극도로 분노한 광폭화 오라가 좁은 격갑실을 뜨겁게 달구었다.
지한은 제어반에 뼈칼을 꽂아둔 채, 고개를 살짝 돌려 헬가를 건조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부하들을 개죽음으로 내몬 멍청한 지휘관이, 짖는 소리는 요란하군.”
지한은 왼팔의 마도 공학 의수 톱니바퀴 다이얼을 철컥 꺾으며 헬가를 향해 나직하게 읊조렸다.
“어디 휘둘러 봐라. 그 해머가 네 손목과 함께 해체되기 전에.”
일촉즉발의 대치.
비공정 아퀼라의 가장 깊숙한 심장부 격갑실에서, 2황자파의 성난 사자 헬가와 전설의 마도 철혈 해체사 지한의 잔인하고 가차 없는 마지막 피의 청산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