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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57화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독점의 권리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57화: 독점의 권리

블랙 골드 상단의 전멸과 황도 사찰단의 철수는 오르비스와 제국 동부 지역에 거대한 ‘권력과 자금의 진공 상태’를 만들어냈다.

지한은 이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칠 만큼 무딘 사냥꾼이 아니었다.

“루완 행수, 블랙 골드 상단이 동부 국경 영지들에서 독점적으로 관리하던 모든 마도 장비 수리권과 하급 철강 유통 라인을 우리 자스민 상회와 아스트라페 길드가 양분해 집어삼킨다. 세탁 경로는 기존과 동일하다.”

오르비스의 아스트라페 상단 집무실에서 지한이 냉철하게 지시를 내렸다.

“하핫! 역시 강 특무관님이십니다. 황도에서 블랙 골드 상단의 동부 지부가 책임을 물어 전면 폐쇄되는 와중에, 저희가 그 유통 이권을 고스란히 챙기는 군요. 이번 건으로 우리 연합 상단이 벌어들일 주간 예상 순수익은 최소 250골드를 돌파할 것입니다.”

자스민 상회의 동부 행수 루완은 싱글벙글 웃으며 양피지 장부를 넘겼다. 250골드. 현실 가치로 환산하면 매주 수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배당금이었다.

현실의 동생 지수의 병원비 걱정도, 미래의 불확실성도 완전히 씻겨 나간 상태에서 지한의 시선은 더 먼 곳, 즉 자신의 절대적인 무력과 장비의 강화를 향해 있었다.

“크리스, 기지의 제작가마 화력을 최대로 올려라. 2차 전직도 끝났으니, 내 주 무기인 아스트라페 뼈칼을 한계 해제할 시간이다.”

“네, 형님!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지한은 곧장 지하 철혈 기지의 조립 공방으로 향했다.
웅장하게 불타오르는 푸른 가마 앞. 지한은 허리춤에서 영웅 등급의 해체 뼈칼 [아스트라페]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그 옆에 발록의 시체와 철혈 백부장들의 잔해에서 해체해 낸 핵심 전리품들을 나란히 배치했다.

[한계 해제 개조 도식 가동]

“해체 영역 가동.”

지한의 전신에서 투명한 푸른색 전자기 역장이 방출되며 제작 테이블을 덮었다.
고글 너머로 영웅 등급 뼈칼 아스트라페의 내부 분자 구조와 마력 배열 흐름이 격자선으로 선명하게 펼쳐졌다. 지한은 뼈칼의 칼날에 서린 서리 파괴의 냉기 주파수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대 마도 핵의 순수한 에너지를 칼등으로 관통 결합시키는 미세 공정을 시작했다.

스으으윽- 슥!

지한은 아스트라페 뼈칼을 쥐고 고대 마도 핵의 외피를 0.1밀리미터 두께로 깎아 나갔다. 깎여 나간 마도 핵에서 흘러나오는 푸른 광폭 에너지가 지한의 오른팔 의수로 흡수되었다가, 다시 정제되어 뼈칼의 칼날 끝으로 주입되었다.

치이이이이익-!

가마의 푸른 화염이 용융된 그레이 아이언과 영웅 등급 가죽의 진수를 뼈칼의 손잡이 그립 부위에 스며들게 했다. 톱니바퀴 기어들이 뼈칼의 가드 부분에 철컥거리며 하나로 조립되어 들어갔다.

[장비 한계 해제 개조 성공!]

[심연의 서리 뼈칼: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 (Legacy)]

“완벽하군.”

지한은 완성된 전설 등급의 뼈칼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를 가볍게 허공에 그어 보았다.
칼날이 스쳐 지나간 궤적을 따라 공기 중의 수분이 즉각 하얗게 얼어붙으며 서리 결정 파편들이 비산했다. 이전보다 3배 이상 예리해진 칼날과 손에 찰떡처럼 감기는 그립감은, 지한의 해체사 스킬들의 물리 데미지와 판정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켜 주었다.

“이 정도 무기라면 이제 제국 황실 직속 기사 단장이라도 단 한 번의 결 해체로 갑옷을 조각낼 수 있겠어.”

지한은 차갑게 반짝이는 리레코드 뼈칼을 손목 칼날 집에 가볍게 장착했다.

그때, 접견실 안쪽에서 자스민 상회의 비밀 마법 전송기가 조용히 울리며 새로운 양피지 전갈이 떨어졌다. 루완이 황도에서 가로챈 극비 소식이었다.

지한은 문서를 읽어 내렸다.

[황도 극비 정보]

지한의 눈빛이 차갑고 강렬하게 가라앉았다.

“비공정(Airship) 격납고라…….”

고대 제국의 무기 중 하늘을 지배하던 비공정의 엔진 코어와 철강 제어반은, 해체사 지한에게는 그야말로 침을 흘릴 만한 우주적인 등급의 해체 대상이자 노다지였다.

황실이 그것을 선점하기 위해 지한의 힘을 빌리려 다가오는 이상, 이번에는 지한이 을이 아닌 갑의 위치에서 제국의 황실 세력과 이권 배분을 철저하게 조율하며 피를 빨아먹을 차례였다.

“이제 사냥터는 하늘로 넓어지는군.”

지한은 어깨 위에 둥둥 떠 있는 드론 아이리스의 외눈을 쳐다보며 잔인한 미소를 감추었다. 제국 동부의 경제를 지배한 독점의 권리를 쥔 그가, 마침내 하늘의 절대적인 유산마저 자신의 손끝으로 조각내기 위한 장엄한 제2막의 첫 발걸음을 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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