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마도 철혈 해체사

50화: 마도 철혈 해체사
제단의 백색 마력 기둥이 미친 듯이 팽창하며 지한의 온몸을 집어삼켰다.
고대 철혈 기지의 설계 정보와 마력의 공식들이 지한의 영혼 밑바닥까지 다이렉트로 흘러들며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뼈마디가 쪼개지고 근육이 녹아내리는 듯한 끔찍한 오감 고통 지수가 한계를 향해 치솟았다.
“지한 형님……!”
크리스가 휩쓸려 드는 마력 폭풍에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며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제단 주변의 검은 안개들이 백색 마력의 척력에 밀려나 거대한 도넛 모양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한은 고통 속에서도 눈을 부릅떴다.
그의 눈가에 밀착된 [마법 공학 감지 고글]의 렌즈가 한계 출력으로 지직거리더니, 이내 지한의 망막 위로 파란색의 각성 시스템 라인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알림: 영혼의 데이터 각성이 90% 돌파했습니다.]
- 고대 철혈의 에너지를 성공적으로 영혼 회로에 통합 중입니다.
- 마도 제어 배선의 정밀 해체 알고리즘이 업데이트됩니다.
우우우웅-!
마침내 하늘을 찌를 듯 솟구치던 백색 마력 기둥이 서서히 잦아들며 지한의 가슴 팍으로 완전히 빨려 들어갔다. 제단 위에 서 있던 지한은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고 거친 호흡을 몰아쉬었다.
스으으으-.
그의 왼팔, [철혈의 마도 공학 의수]가 웅장한 증기를 뿜어내며 색조가 변하기 시작했다. 투박했던 검은 강철빛 표면에 미세한 황금색 마도 회로들이 신경선처럼 새겨졌고, 가슴팍에서 흘러나온 고대 에너지가 어깨의 유압 실린더 기어들을 더욱 단단하고 날렵하게 감쌌다.
그리고 지한의 뇌리에 찬란한 시스템 효과음이 울려 퍼졌다.
[경축! 전설 등급의 2차 전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셨습니다!]
- 2차 전직 클래스: [마도 철혈 해체사 (Mana-Tech Iron-Blood Dismantler)]
- 전직 기념으로 모든 스탯이 +20 상승합니다.
- ‘마력 감지’ 및 ‘손재주’ 숙련도가 강제로 마스터 등급에 도달합니다.
[신규 고유 스킬이 개방되었습니다!]
- 철혈의 해체 영역 (Iron-Blood Dismantling Territory) - 전설(Legacy)
- 설명: 지한을 중심으로 반경 20미터 이내의 공간을 고유 해체 영역으로 선포합니다. 영역 내부의 모든 적의 물리/마도 구조적 약점(Flow)이 시각적으로 강제 돌출되며, 영역 내부의 적들의 기계 및 마도 장비 오동작율이 40% 증가합니다.
- 원격 마력 쇄도 (Remote Mana Surge) - 영웅(Heroic)
- 설명: 직접 뼈칼을 대지 않고도 전자기력을 매개로 최대 10미터 거리의 마도 장치나 트랩, 혹은 적의 마력 보호막의 약점 연결점을 원거리에서 실시간으로 타격해 해체할 수 있습니다.
“하…… 진짜 끝났군.”
지한은 굳어 있던 몸을 일으키며 천천히 손을 쥐었다 폈다 했다.
손가락 끝마디를 움직일 때마다 미세한 마도 기어들이 맞물려 돌아가는 듯한 극도로 섬세하고 강력한 손재주 감각이 신경망을 타고 전해졌다.
그의 온몸에서 흘러나오는 위압감은 이전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고대 철혈 기지의 지배자이자 제국 특무관으로서의 기품과, 모든 물리 및 마법 법칙을 가차 없이 해체해 버리는 절대자의 서늘한 살기가 그의 주위에 보이지 않는 기류로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지한 형님…… 전직에 성공하신 겁니까?”
크리스가 조심스럽게 다가오며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동경을 넘어선 본능적인 외경심이 실려 있었다.
“그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군.”
지한은 어깨 위에 떠 있던 드론 아이리스를 회수해 장착했다.
이제 검은 안개 숲에서 할 일은 전부 끝났다. 40레벨 돌파와 전설적인 2차 전직 완료. 그리고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완벽한 독점적 비밀 요새인 ‘유실된 철혈 기지’의 통제권까지 쥐었다.
현실의 수억 원의 빚더미에 앉아 매일 밤 지옥 같은 이자 독촉에 시달리던 청년 강지한은, 이제 가상 세계와 현실 양쪽에서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강력한 거물이 되어 있었다.
“돌아간다. 오르비스로.”
지한이 단호히 선언했다.
“네, 형님! 아스트라페 길드 전원, 귀환 준비 완료했습니다!”
크리스가 씩씩하게 대답하며 길드원들을 정렬시켰다.
제단의 석조 기둥들 사이로 불어오는 밤바람을 맞으며, 지한은 멀리 오르비스의 우뚝 솟은 성벽을 바라보았다.
그레이 아이언 광산의 비밀 기지를 거점으로 삼아 앞으로 대도시에 대량의 고대 부품과 제련된 철강을 공급할 아스트라페 상단의 대단위 비즈니스. 그리고 2차 전직을 통해 얻은 압도적인 무력으로 맞이하게 될 제국의 황실 정치극과 새로운 대규모 영토 분쟁 던전들.
그의 앞에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더 거대하고 웅장한 전장이 펼쳐지고 있었다.
“넝마주이의 진정한 무서움을 보여줄 때가 됐지.”
지한은 차갑게 반짝이는 아스트라페 뼈칼을 손목 칼날 집에 가볍게 집어넣었다.
생계를 위해 밑바닥 해체업자로 시작했던 강지한의 기나긴 여정의 제1막이, 오르비스 영지를 완벽하게 자신의 발밑에 둔 채 찬란한 빛 속에서 막을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대륙 전체를 뒤흔들 위대한 지배자의 제2막이 뜨겁게 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