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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47화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각성의 여정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47화: 각성의 여정

지하 철혈 기지의 통제실 안쪽, 지한은 테이블 위에 낡고 톱니바퀴 문양이 깊게 새겨진 양장본 [마법 공학 해체 마스터의 비서]를 올려두고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겼다.

파스스스-.

먼지 쌓인 종이 위로 황금빛 마력 글자들이 허공에 홀로그램처럼 떠올랐다. 지한의 2차 전직을 가로막고 있는 세 가지 극악한 시련의 내용이 선명하게 펼쳐졌다.

[전직 퀘스트: 철혈의 마도 해체사 (Legacy)]

“역시 전설 등급의 전직 퀘스트답게 만만치가 않군.”

지한은 턱을 어루만졌다.
첫 번째와 세 번째 시련은 레벨 40을 달성하고 검은 안개 숲으로 진출해야 해결할 수 있는 과제들이었지만, 두 번째 시련인 ‘보조 장비 자가 제작’은 바로 이곳 철혈 기지의 복구된 시설을 사용하면 지금이라도 착수할 수 있었다.

“지한 형님, 철혈 기지의 기계 수리공업소와 마력 발전실 복구가 80% 이상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발전기 하나가 가동되어 기지의 메인 제작 가마에 마력이 공급되기 시작했습니다.”

크리스가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통제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지한은 그를 보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타이밍이 좋군. 마침 제작할 장비들의 설계 도면을 구상하던 중이었다.”

지한은 고대 철혈 기지의 메인 조립 공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거대한 마력 용광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 화염과 기계식 선반들이 지한을 맞이했다. 아스트라페 길드의 기계 공학 담당 유저 3명이 잔뜩 긴장한 채 지한의 등 뒤에 서서 그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계 공학 도면 설계 모드 가동.”

지한이 눈가의 [마법 공학 감지 고글]의 조율 레버를 꺾자, 허공에 기계 구조물들의 입체 설계도(Blue Print)가 스케치라인처럼 그려지기 시작했다.
지한이 구상한 첫 번째 보조 장비는 전투 시 적들의 공격 방향과 마력 흐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해체 작업을 안전하게 보조해 줄 [소형 정밀 해체 드론]이었다.

“코어 베이스로는 아까 사냥개들에게서 얻은 ‘초소형 마도 서보 모터’ 4개를 연결한다. 겉면 장갑은 그레이 아이언 파편들을 고열로 용융해 압착하고, 중심 제어선에는 정제된 마력의 결정을 박아 넣는다.”

지한의 지시에 따라 공학 담당 유저들이 정교하게 조각된 부품들을 제련 가마에 밀어 넣었다.
지한은 직접 아스트라페 뼈칼을 쥐고 미세한 제어 구리선들을 다듬어 나갔다. 마법 공학 기기의 제작은 1밀리미터의 배선 조절 오류만으로도 폭발을 일으키기 십상이었기에, 지한의 ‘구조 정밀 투시’ 능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지잉- 팅!

설계도선에 맞춰 부품들이 철컥거리며 하나로 조립되었다. 용광로의 불길이 조립된 금속 구체 위에 쏟아졌고, 이내 하얗게 굳어지며 은백색의 소형 원반 모양의 기기가 튀어 나왔다.

[마법 공학 보조 장비 제작 성공!]

“성공이군. 하나 더 간다.”

지한은 쉴 틈 없이 두 번째 설계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강력한 마도 장막이나 물리 장벽을 단숨에 균열 내고 해체할 수 있는 투척용 특수 폭탄이었다.

“그레이 아이언 주괴의 전자기 전도율을 극대화해 코어로 사용한다. 거기에 골드 스파이더 금고에서 가져온 특수 화약과 번개 마력 원소를 조합해 충격 코일을 감는다.”

지한의 손이 번개처럼 움직였다. 뼈칼의 차가운 날끝이 폭탄 외피의 동력 안전 밸브를 깎아 나갔다. 기계 공학 유저들은 지한의 신들린 듯한 칼질에 넋을 잃고 숨죽여 바라보았다.

쾅-! 지직-!

제작 솥에서 강력한 전자기 스파크가 뿜어져 나오며 원기둥 모양의 은빛 금속 실린더 3개가 굴러 나왔다.

[마법 공학 보조 장비 제작 성공!]

[전직 퀘스트 - 시련 2 달성 완료!]

“후우…… 장비 제작은 정말 엄청난 집중력을 요구하는군.”

지한은 이마의 땀을 닦으며 어깨 위에 둥둥 떠 있는 소형 드론 ‘아이리스’를 바라보았다. 아이리스의 외눈 렌즈가 지한의 고글과 무선으로 연동되자, 지한의 시야에 주변 지형의 세밀한 고저차와 광석의 순도 정보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이거 굉장한데. 고글의 해상도와 정보 전달 속도가 기존보다 두 배는 빨라졌어.”

지한은 만족하며 전자기 폭탄 3개를 허리 벨트에 장착했다.

“이제 장비 준비는 끝났다. 크리스, 바로 다음 단계로 간다.”

“어디로 가실 생각이십니까?”

“오르비스 장벽 외곽, 검은 안개 숲이다. 그곳에서 레벨 40을 달성하고, 마지막 제단을 해체해 2차 전직을 마무리 짓는다.”

지한의 눈빛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검은 안개 숲은 일반적인 유저들은 진입조차 꺼리는 40레벨 이상의 고난도 사냥터이자, 끊임없이 몰려드는 오염된 마수들의 안식처였다. 제국의 장벽이 가로막고 있는 국경 너머의 그 척박한 땅에서, 지한은 독하게 레벨을 올리며 전설적인 마도 철혈 해체사로 거듭나기 위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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