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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31화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길드의 재편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31화: 길드의 재편

어둡고 축축한 지하 하수관 통로를 빠져나와 오르비스의 밤거리에 섰을 때, 밤공기가 유독 시원하게 느껴졌다.
지한의 허리춤에서 은은한 서리의 아지랑이를 풍기던 아스트라페 뼈칼은 조용히 칼날 집 안쪽으로 내려앉았다.

오르비스의 악명 높은 거대 길드 '아이언 크로우'가 지한이라는 단 한 명의 해체사의 칼끝 아래 단 반나절 만에 머리가 잘려 완전히 붕괴한 사건은 오르비스 지하 암시장을 뒤흔들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었다.

"지한 형씨, 정말 대단하네. 자네의 그 정교한 판단력과 위력은 기사단장이나 소드 마스터들을 뺨칠 정도일세."

크리스가 찢어진 철갑옷을 정리하며 경이로운 눈으로 지한을 노려보았다. 파티원 마법사와 궁수 역시 지한을 향해 온몸으로 신뢰를 표시했다.

"형씨, 차라리 우리끼리 정식 길드를 창설해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키우는 게 어떻겠나? 자네가 길드장이 되고 우리 파티가 자네의 칼과 방패가 되어 주겠네. 자네의 그 해체 지식과 상업적 혜택이라면 오르비스의 주류 상단을 다 휩쓸 수 있을 걸세!"

크리스의 제안에 지한은 잠시 고민했다.
스캐벤저이자 마법 공학 해체사로서 독점적인 고급 재료를 효율적으로 유통하고, 사냥꾼들의 든든한 무력을 소유하기 위해선 개인 단독 플레이보다는 정식 '비즈니스 사설 길드'를 세우는 편이 훨씬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좋습니다. 길드를 창설하죠."

지한의 대답에 크리스 파티는 환성을 질렀다.

"길드명은 자네의 그 은빛 뼈칼의 이름을 따서 '아스트라페 (Astrapē)'로 짓세! 모든 결을 번개처럼 갈라 가치를 창조한다는 의미로 완벽하지 않은가!"

지한은 곧장 오르비스 모험가 길드의 길드 관리처를 방문했다.
길드 창설에는 10골드의 거금과 일정량의 대도시 평판이 필요하지만, 이미 주머니에 71골드를 보유하고 백작가의 명예 조력자 배지를 쥔 지한에게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정식 사설 길드 '아스트라페'가 오르비스에 등극했습니다!]
[길드장: 지한(Jihan)]
[부길드장: 크리스(Chris)]

길드 창설에 이어, 지한은 펠릭스의 인맥을 빌려 오르비스 상업 지구 변두리에 있는 낡은 3층짜리 석조 공방 건물을 단돈 20골드에 매매했다.

남들은 너무 낡고 후미진 골목이라 기피하는 건물이었으나, 지한이 [마법 공학 감지 고글]을 내리고 '구조 정밀 투시'로 훑어보았을 땐 전혀 달랐다. 건물 지하 깊숙한 토대 밑바닥에 고대 드워프들이 묻어둔 소형 '마력 순환로'가 흐르고 있어, 길드원의 아이템 보관 효율과 마력 해체 스킬 보정을 20% 영구적으로 증가시켜주는 최고의 숨겨진 명당이었기 때문이었다.

지한은 20골드를 내고 건물을 매입해 정식 '아스트라페 길드 하우스 겸 마법 공학 해체소'를 개소했다.
남은 골드 잔액은 41골드 14실버였다.

그날 밤, 지한은 홀로 길드 하우스 지하의 마력 순환로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는 영롱한 푸른빛의 드워프 마력 흐름이 기하학적인 선을 그리며 돌바닥을 흐르고 있었다. 지한은 석조 테이블 위에 길드장 크로우에게서 드랍해 획득한 [그림자 비늘 장갑 (희귀)]을 올려놓았다.

"마력 해체."

스으으으-!

지한의 오른손에 들린 아스트라페 뼈칼 끝날에서 태양의 열기와 은빛 서리 오라가 번개처럼 흘러나와 검은 장갑의 표면을 감쌌다.
지하 순환로의 푸른 마력 파동이 지한의 뇌파를 조율하며 해체 정밀도를 추가로 20% 보정해 주었다. 그의 시야 속에 장갑에 서려 있는 기괴하고 조밀하게 꼬인 어둠의 마력 매듭들이 수십 개의 하얀 도선이 되어 복잡하게 투사되었다.

지한은 [불칸의 핀셋] 끝날로 조심스럽게 첫 번째 어둠 도선 매듭을 꽉 움켜쥐었다.

서극.

진정한 아스트라페 길드의 첫 번째 독점적 가공 작업이, 보름달이 뜬 지하의 어둠 속에서 조용히 막을 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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