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야습의 검객

28화: 야습의 검객
어두운 밤, 백작가 대지부 게스트 하우스의 정적이 방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지한은 침대 위에 정좌한 채 가슴에 달린 [자연의 흔적이 깃든 브로치]를 가만히 만져보고 있었다.
오르옹-.
갑자기 브로치의 에메랄드가 평소의 은은한 울림 대신, 뱀이 쉿쉿 소리를 내듯 매섭고 불길한 진동을 길게 내뿜기 시작했다. 위험 감지 피드백이었다.
지한은 즉각 [마법 공학 감지 고글]을 코끝으로 내리고 '구조 정밀 투시'를 발동했다.
그의 망막에 깔린 붉은 격자 격자선들이 방문 너머의 어두운 복도와 창문 틈새로 소리 없이 스며 나오는 일그러진 바람의 순환선을 잡아냈다. 그것은 투명화 및 은신 마법으로 몸을 감춘 침입자들의 독특한 마력 왜곡 흔적이었다.
'네 명. 22~24레벨의 암살자들이다.'
지한은 침착하게 호흡을 골랐다.
그들이 얇은 단검을 쥐고 창문 틈새를 뚫고 침대 머리맡으로 도약하는 바로 그 0.1초의 순간, 지한은 누워있던 침대 시트를 거칠게 허공으로 걷어 올리며 옆바닥으로 굴렀.
콰과광-!
어둠 속에서 네 개의 검은 단검 궤적이 교차하며, 지한이 누워있던 베개와 이불을 산산조각 내 흩날렸다.
"쳇, 쥐새끼가 눈치가 빠르군! 사지라도 잘라내라!"
은신이 풀린 네 명의 암살자들이 검은색 가죽옷을 걸친 채 눈을 붉게 희번덕이며 지한을 향해 협공을 가해왔다.
지한은 도구 상자에서 칠흑 같은 뼈칼 [아스트라페]를 역수로 쥐어 잡았다. 고글 안쪽의 투시 시야 속에서, 덤벼드는 암살자들의 단검의 칼날 결(Flow)과 그들의 은신 쇠갑옷의 약점이 선명하게 투사되었다.
팅-!
지한은 아스트라페의 칼끝을 돌려 들어오는 적의 단검 칼날 결을 부드럽게 쳐냈다.
서거억- 콰과광!
[아스트라페의 고유 스킬 '결 해체'와 개조 속성 '서리 파괴'가 동시에 발동했습니다!]
아스트라페의 은빛 끝날과 부딪힌 암살자의 마법 등급 단검이, 마치 썩은 나뭇가지처럼 경쾌하게 두 동강 나며 쪼개져 나갔다. 동시에 은빛의 서리 에센스 마력이 동결 폭발(Frost Break)을 유발해 암살자의 오른팔과 전신을 하얗게 얼려 기동력을 완전히 마비시켰다.
"이, 이게 뭐……!"
둔화되어 비틀거리는 암살자의 가슴팍을 지한의 뼈칼이 정확히 수직으로 베고 지나갔다.
서걱!
[결 해체 발동! 장갑 방어력 100% 무시 및 150%의 고정 파괴 피해를 입힙니다!]
암살자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머리 위로 3,000에 달하는 적색 데미지가 폭발하며 빛의 가루가 되어 소멸했다. 바닥 위로 녀석이 입고 있던 [그림자의 가죽 갑옷 (마법)]이 툭 떨어져 뒹굴었다.
"이 녀석은 5레벨 해체사가 아니야! 퇴각해! 정보가 완전히 잘못되었어!"
남은 세 명의 암살자들은 동료가 단 일격에 종이 인형처럼 조각나 즉사하자 영혼이 나간 비명을 지르며 창문을 깨고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지한은 하이에나들을 살려 보낼 생각이 없었다.
그는 복도의 벽면 가로대를 차고 도약해, 창문턱을 넘으려던 두 명의 암살자의 척추 신경 매듭 결선을 아스트라페의 은빛 끝날로 정확하게 슥 베고 지나갔다.
서거억, 서각.
"끄아악!"
"끄윽……!"
두 암살자가 공중에서 빛의 조각이 되어 스러지고, 지한은 마지막 남은 한 녀석의 목덜미를 낚아채 차가운 석조 복도 벽면에 거칠게 내리박았다.
쿵!
지한은 녀석의 턱밑으로 차가운 서리의 아지랑이가 일렁이는 아스트라페의 칼끝을 깊숙이 들이댔다.
"누가 보냈습니까?"
가면 너머로 흘러나오는 지한의 목소리는, 유적의 용암보다 뜨겁고 겨울의 서리보다 차가웠다.
달아나려 발버둥 치던 마지막 암살자의 두 눈이 절대적인 공포로 물들었다.
어두운 게스트 하우스의 얼어붙은 복도 한가운데.
지한의 매서운 사냥의 마지막 문답이, 암살자의 턱밑에서 얼어붙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